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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캐나다 탄생 150주년 _오충근의 기자수첩
 
1867년 7월1일 영국 하원에서 British Northern America Act(영국령 북 아메리카 법령)가 통과되어 캐나다에 자치권이 인정되었다. “너희가 너희 의지대로 살아보라”는 선언으로 올해로 15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캐나다에서는 7월1일을 독립 기념일이나 건국 기념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birthday라고 부른다. 식민지가 독립이나 건국을 하려면 미국처럼 종주국에 대해 무력투쟁을 해서 쟁취하던가 하다 못해 백성들이 모여 독립만세라도 불러야 하는데 캐나다는 전쟁이나 민중봉기 없이 종주국 영국과 정치적 타협으로 자치를 인정 받아 처절하고 비장한 역사적 경험이 없다.
이런 역사적 체험은 캐나다 정체성이나 국제사회에서 캐나다 위상에 많은 영향을 끼쳐 캐나다라고 하면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이고 합리적 나라, 인정 있고 관용을 베풀 줄 아는 나라, 힘이나 무력보다는 대화가 통화는 나라로 인정 받고 있다.


캐나다 영국 미국

캐나다와 달리 미국은 무력혁명을 통해 독립했다.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을 한 후 성장하기 시작한 미국은 남북전쟁을 거치며 대국의 면모를 갖추었다. 영국으로서는 유달리 땅 욕심이 강한 미국으로부터 북쪽 식민지를 지킬 걱정이 생겼다. 참고로 남북전쟁이 끝난 것은 1865년, 캐나다 자치권 인정은 1867년이다.
그러나 당시 유럽의 정세로 대규모 군대를 식민지에 파병할 여력이 없는 영국으로서는 식민지를 통합해 자치권을 부여함으로써 미국을 견제 하는 방법을 택했다. 식민지 대표자들이 모여 회의를 거듭해 현재 온타리오, 퀘벡, 뉴 브른스빅, 노바 스코시아를 연방으로 통합했다. 뉴 펀들랜드와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는 연방 합류를 거부했다.
영국에서 총독을 임명하지만 영국식으로 상원 하원 의회도 만들고 국내문제에 대해 입법권도 보장해 주었다. 남쪽의 욕심장이들 조심하라는 당부와 함께.
영국과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손발이 착착 맞고 정치 경제 군사면에서 공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당시 영미관계는 지금과 달랐다. 미국은 왕정, 귀족, 특권계급을 인정하지 않는 공화국으로 영국과 선을 그었다. 미국 내에 영국에 충성해야 한다는 왕당파 눈에는 그런 공화주의자들이 불충한 반역자로 보였다.
약 4만명의 왕당파는 공화파와 결별하고 캐나다로 건너와 지금의 온타리오와 뉴 브른스빅에 자리를 잡았다. 이것을 Upper Canada라고 한다. 세인트 로렌스 강(프랑스 말로 생 로렝)을 경계로 Lower Canada, 퀘벡에는 프랑스 이주자들이 살았다.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왕당파들은 영국에 대한 충성심, 국왕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했지만 자치생활에 익숙해 또 다시 본국 귀족들의 지배를 받을 생각은 없었다. 미국과 달리 캐나다가 왕을 수반으로 하는 입헌군주제를 택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왕당파뿐 아니라 성공회 성직자, 신자들도 캐나다로 넘어왔다. 남북전쟁 때에는 흑인노예들이 도망해 캐나다 국경을 넘었다. 이런 전통은 그 후에도 이어져 월남전 때에는 징집된 군인들이 탈영해 캐나다로 넘어왔다. 걸프전쟁 때에도 전쟁 반대하는 병사들이 캐나다로 넘어왔다. 작년에도 트럼프가 대통령 되니 많은 미국인들이 캐나다 이민을 생각했다는데 전통적으로 캐나다는 미국인들의 도피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캐나다 상징 동물 비버

캐나다에 유럽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진 것은 15세기다. 어부들이 생선을 따라 대서양을 항해하다 뉴 펀들랜드 주변이 대구(cod) 황금어장이란 사실을 알았다. 뉴 펀들랜드 지역은 유럽 원양어선 어부들의 어업기지가 되었다.
모피상들은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내륙으로 들어왔다. 프랑스 모피상들이 처음 캐나다에 발걸음을 했는데 그 당시 유럽 상류사회에서는 비버 털로 만든 모자가 유행이었다. 비버 털은 물에 젖지 않고 보온성이 뛰어났다. 모피상들은 강 줄기를 따라 내륙으로 들어와 원주민들을 접촉해 비버 털 교역에 나섰다. 비버가 아니었다면 캐나다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살인적 추위에 문명의 혜택이라곤 받아 본 적 없는 거칠고 척박한 자연환경을 가진 캐나다에 모피가 없었다면 지금의 캐나다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공로로 비버는 니클(5센트 동전)에 모습을 나타낸다.
유럽인들의 원주민을 대하는 태도는 미국과 달라 원주민들을 무력으로 누른다거나 보호구역 설정해 강제 이주 시키지 않고 모피 교역으로 공존하였다. 그 결과 메티스라는 원주민과 백인(프랑스계)의 혼혈 공동체가 생겨났다.


연방의 확대와 초기 캐나다

4개주가 모여 연방을 결성하고 초대 총리는 존 맥도날드가 되었다. 10달러 지폐 주인공으로 연방 통합에 온 힘을 쏟아 그의 재임 중 매니토바, B.C.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가 연방에 가입했다. 앨버타, 사스캐추원이 연방에 가입한 것은 1905년이다. 가장 늦게 연방에 가입한 주는 뉴 펀들랜드로 1949년 연방 가입했다. 신생 캐나다 초대 총리로서 캐나다 골격을 갖추는데 열과 성을 다했으나 존 맥도날드는 “대영제국 신민으로 태어나 대영제국 신민으로 죽겠다”고 선언한 골수 왕당파로서 비판 받고 있다.
영국령 북 아메리카 법령은 연방정부 역할과 주 정부 역할을 분명하게 정했다. 법령에 포함되지 않은 모든 사항은 연방정부가 권한을 갖는 것으로 정했다. 주 정부 권한이 너무 강해 남북전쟁이 일어났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초기 캐나다는 보호무역과 자유무역 사이에서 논쟁을 겪었다. 자유무역주의자들은 관세 없는 무역을 주장했으나 맥도날드 총리는 강력한 보호무역만이 캐나다가 살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보호무역과 함께 이민권장 정책을 폈다.
자유무역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리카르도의 비교우위가 초기 캐나다에서는 무시 되었는데 산업화 초기 단계에는 유치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때까지 보호무역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등 선진국도 유치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때까지는 보호무역을 유지했다.


캐나다에 살면서

캐나다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다. 서로 다른 인종, 다른 문화, 다른 배경을 갖고 모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통합을 이뤄내는 사회다. 다양성을 인정하니 차별과 편견이 덜하다. 증오범죄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차별과 편견이 전혀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성을 인정하니 사회적 소수나 약자의 존재, 권리도 인정된다. 여성, 노인, 아동에 대한 배려나 포괄적 의료보험, 동성결혼 인정, 2개의 공식언어 등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라는 걸을 말해주고 있다.
포괄적 의료보험이나 미국보다 높은 소득세율, 복지혜택으로 캐나다는 종종 사회주의 국가로 오해 받으나 캐나다는 사회주의 국가는 아니다. 사회주의에서는 생산시설이 사회화 되어야 하는데 앨버타의 경우 공공재에 속하는 전기도 민영화 되었는데 그런 사회주의도 있는가?
캐나다가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니까 총선 때 보면 공산당 후보도 나오고 막스 레닌당 후보도 나오고 (두 당의 차이점은 정말 모르겠다) 마리화나 당도 있으니까(마리화나는 내년 이때쯤 합법화 되겠지만) 사회주의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캐나다 정체성을 말하는데 사회주의라고 말하는 건 사회주의 개념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고 사회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앨버타 집권당 NDP가 사회민주주의 정당인데 반대파인 보수당이나 와일드 로즈에서 NDP 공격할 때 종종 사회주의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이 자리가 사회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차이점을 논하는 자리는 아니고 캐나다에 살다 보니 영어도 서툴고 배운 것도 시원치 않은 사람을 피부색이나 출신 따지거나 무시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지원해준 고마운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150년 되는 캐나다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하고 개혁해 캐나다인이 세계 어디를 가나 환영 받고 사람의 가치가 존중되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사 등록일: 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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