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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뿌리에서 나온 NDP이건만,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앨버타와 B.C.의 파이프라인을 보는 눈
 
7보의 시
서양인에게 로마사가 있다면, 특히 공화정 말기-제정 초기의 드라마틱한 로마 역사가 있다면 동양인들은 삼국지에 매료된다. 동양에서는 가장 먼저 서구화에 눈을 떠 준 서양을 자처하며 서구 제국주의 흉내 내다 홀랑 망했던 일본도 삼국지에서는 못 벗어난다.
삼국지에 조조 아들 조비, 조식 이야기가 나온다. 조조의 아들 중 조비 조창 조식이 대권 경쟁을 하다 맏아들 조비에게 대권이 돌아가는데 대권을 넘보다 패한 조식에게는 고달픈 앞날이 펼쳐졌다. 믿고 의지하던 재주 많고 똑똑한 참모 양수가 죽고 조식은 조비 앞에 불려간다.
“네가 시를 잘 짓는다며? 일곱 걸음 걸을 동안 시를 지어봐. 못 지으면 각오하라.” 조식은 일곱 걸음 걸으며 시를 지었다. 유명한 칠보(七步) 의 시다. "煮豆燃豆萁, 漉菽以為汁, 萁在釜下然, 豆在釜中泣 本自同根生, 相煎何太急" 콩을 삶아 콩국 끓이네, 콩물을 걸러 즙을 만드네, 콩깍지는 솥 아래 타고 있고, 콩은 솥 안에서 눈물 짓네, 본래는 같은 뿌리에서 났건만, 서로 지지기가 어찌 이리 급한가.
요즘 노틀리 주 수상의 심정이 조식과 비슷할 것이다. B.C. NDP와 앨버타 NDP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사민주의 정당인데 앨버타 경제에 반드시 필요한 킨더 모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결사반대 하고 있으니 어찌 야속하지 않겠는가?

앨버타 입장
앨버타 NDP의 집권은 기적에 가까운 이변으로 NDP가 잘해서가 아니라 앨버타 보수당이 오만과 자기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해서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앨버타 NDP는 집권은 커녕 앨버타 정치에서 제3당 4당을 오가느라 정책 검증 받을 시간조차 없었으니 유권자들이 잘한다 못한다는 판단할 근거나 기회조차 없었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로부터 “NDP라는 당도 있었냐?”는 말을 많이 들을 만큼 NDP는 앨버타 정치의 국외자였다.
속된 말로 앨버타 보수당의 ‘뻘짓’으로 정권이 NDP로 넘어왔으나 앨버타는 보수의 아성으로 지금도 시골에서는 보수당 지지기반이 아주 튼실해 노틀리 주 수상에 대한 반감이 상상 이상이다. 탄소세, 누진세, 사회복지 정책이 시골에서는 전혀 지지를 못 받고 있다. 보수의 지지기반이 앨버타 보수당과 와일드 로즈로 갈라졌었는데 두 당이 합당해 UPC를 창당하고 절대 지지층이 건재하니 다음 총선에서 정권 찾아오는 것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앨버타 NDP 앞에는 두개의 커다란 과제가 놓여 있다. 유가하락으로 엉망이된 경제를 궤도에 올려 놓는 일, 환경과 복지정책 이행이다.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이행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계속되는 적자예산은 야당의 공격뿐 아니라 앨버타 장래를 어둡게 만들고 증세는 정치적 독약이다.
과거 보수당 정권에서 유가하락으로 경제가 쪼그라들을 때마다 소비세 신설을 만지작거리다 그만 둔 것은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앨버타NDP로서는 파이프라인 건설로 재원을 마련하려고 구상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이 완성되면 B.C. 항구에서 아시아로 원유수출이 가능해 미국 일변도의 시장에서 벗어날뿐더러 가격면에서도 유리해 앨버타 경제는 물론이고 캐나다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
모두가 알고 있듯 에너지는 앨버타 주수입원이다. 유가폭락으로 2016년 앨버타 수출액은 최악으로 7백89억달러를 수출했는데 그 중 에너지 수출액이 5백86억 달러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가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8년 앨버타 총 수출액은 1천100억 달러인데 그중 에너지 수출액이 820억달러로 2016년 수출 총액 7백89억달러를 상회해 앨버타의 에너지 의존도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BC주 NDP 등장
앨버타에 이어 B.C에서도 사민주의정당이 집권했는데 극적으로 집권을 했다. 지난5월 총선에서 의석 분포가 자유당 43석 NDP 41석, 녹색당 3석으로 자유당이 다수당이 되었으나 과반수에서 1석이 모자랐다. 자유당은 정부구성을 했으나 녹색당이 NDP 손을 들어주어 주 총독은 NDP 당 대표 죤 호건에서 정부구성을 허락했다.
16년만에 극적으로 NDP가 정권을 찾아왔으나 B.C.에서 총선이 진행되는 동안 노틀리 주 수상은 앨버타 NDP 당 대표 자격으로 앨버타 NDP는 B.C. NDP총선을 돕지 말라고 지시했다. B.C. NDP가 당론으로 파이프라인 건설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앨버타의 우려대로 B.C. NDP는 정부를 구성한 후 파이프라인 건설을 반대했다. 반대의 명분은 첫 째, 파이프라인에서 유출사고가 날 경우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조사하는 동안 기존의 운송량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둘 째, 파이프라인이 지나가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하도록 NEB(국가 에너지 위원회)가 허락한 것은 헌법위반이라는 논리다.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면 유조선 출입도 늘어나 해양오염의 가능성도 지적되었다. 현재 월 평균 5척의 유조선이 출입하나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면 월34척의 유조선이 출입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파이프라인 건설을 반대하는데 파이프라인 건설이 안된다면 유조열차가 원유를 운반해야 하는데 유조열차도 누출사고에서 안전할 수 없고 탈선 등 유조열차 사고는 인명피해를 비롯해 막대한 피해를 입히므로 파이프라인이 보다 안전하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그러나 B.C. NDP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큰 이유는 돈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파이프라인이 가동되면 처음 20년동안 각급 정부의 세입규모를 계산해 보면 총 4백67억 달러 중 B.C.주가 57억 달러를 앨버타가 1백94억 달러를 배정 받는다. 나머지 2백16억 달러는 캐나다에 배정된다. 즉 B.C.에 배정되는 규모가 너무 적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이념을 같이 하는 정당일지라도 연방제 나라에서 주 정부는 경제, 교육, 의료, 환경 등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니 이해관계가 걸리다보면 양보하기 어려운 일이 생긴다. 파이프라인 건설을 둘러싼 앨버타 NDP와 B.C. NDP의 갈등이 그런 것이다.

연방정부가 개입해야
두 주정부 사이의 갈등은 경제보복으로 번져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재가한 크리스티 클락 전 B.C. 주 수상은 앨버타 편을 들고 나섰다. 사스캐추원 주도 앨버타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누가 누구의 손을 들어 주고를 떠나 이 문제는 연방정부가 나서야 한다.
B.C. 자유당 정부에서 이 프로젝트를 승인할 때 원주민 단체와 협의를 거쳤고 해양 보호를 위해 기금 15억 달러를 책정했고 앨버타가 온실가스 배출 제한을 위한 기후협약도 체결하는 등 앨버타는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이행했다.
짐 카(Jim Carr)연방 자원부 장관은 “자원개발은 연방정부 고유권한으로 어느 지방정부도 연방정부 관할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할 것” 이라고 밝힌 것처럼 앨버타가 ‘경제개발과 환경 복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도록 팔 걷어 붙이고 나설 때다.

기사 등록일: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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