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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파이프라인과 국제유가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앨버타와 B.C.의 갈등

지난 목요일 앨버타 의회 회기가 시작되었다. 캐나다에서는 의회가 개회를 하면 전통적으로 여왕의 권위를 대신하는 총독이 개회사를 읽는다. 연방정부는 연방총독이 주정부는 주 총독이 개회사를 낭독하는데 민주주의 상징인 의회 개회에 여왕이 참석하여 개회사를 낭독하는 전통에 따른 것이다.
루이스 미첼 주 총독은 개회사에서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증설 공사를 반대하는 B.C. 주정부에 대한 보복으로 모든 수단을 강구 중”이라고 운을 떼며 1980년대 있었던 일을 끄집어 냈다. 1980년대 연방정부 NEC(국가 에너지 위원회) 조치를 앨버타 에너지산업에 위협으로 간주해 앨버타는 동부 지방으로 보내는 원유의 양을 15% 줄인 적이 있다.
이날 주 총독의 발언은 파이프라인 증설 공사를 반대하는 B.C.에 대해 원유공급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암시다. 지난 연말 새로 출범한 B.C. 주정부는 공개적으로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증설공사를 반대한다고 천명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증설공사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B.C. 정부의 태도는 파이프라인 공사를 승인한 연방정부 처사를 무시하는 것이다.
앨버타와 B.C의 주장은 팽팽히 맞선 가운데 앨버타 노틀리 주 수상이 먼저 칼을 빼 들었다. B.C.에서 생산되는 와인 수입금지 조치와 전력 구매 협상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자 B.C. 정부가 한 발짝 물러섰다. 죤 호간 B.C.주 수상은 원유 누출 메커니즘 연구기간 동안 관할지역을 통과하는 원유 제한 조치를 골자로 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 기간은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많은 사람들은 실속 있는 제안이라고 보고 있다.
파이프라인 건설을 둘러싼 이웃과의 갈등에 연방정부가 팔 걷고 나서야 하는데 연방정부는 팔짱 끼고 먼산 바라보듯 구경만 하며 트뤼도 총리는 “심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맥 빠진 소리만 되풀이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연방정부가 파이프라인 건설을 둘러 싼 앨버타와 B.C.갈등을 해소할 능력이 없는 듯이 보인다.
에너지 산업에 관한 역사를 보면 노틀리 정부가 와인 수입 금지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물론 노틀리 앨버타 주 수상은 “위기를 조장하자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이 문제(파이프라인 증설)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게 목적”이라고 우회적 표현을 쓰고 있다.


캐나다 원유 언제나 제값 받게 될까?

앨버타 비튜맨(bitumen)을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얻어지는 원유는 중유(heavy oil)이다. 비튜맨 자체로는 너무 밀도가 높아 파이프로 운송이 안되므로 오일샌드에서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희석 시켜 파이프를 통해 하디스티 허스키 터미널로 운송된다. 원유 가격은 특정 지역에서 산출되는데 북미 최대의 중유, WCS(Western Canada Select)의 가격은 하디스티에서 산출된다.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의 가격은 오클라호마 쿠싱에서 산출된다.
WCS와 WTI에는 가격 차이가 있다. 중유와 경유의 품질에 따른 가격차이가 있고 중유를 정제하는 과정이 경유보다 복잡한 단계를 거치며 발생하는 시간과비용의 차이가 있다. 이 두가지 외에 캐나다 원유업자들이 아쉽고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이 운송비를 빼줘야 하는 불리한 대우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중유의 고객은 미국의 정유업자들인데 미국까지 운송은 일부는 파이프를 이용하지만 주로 철도를 이용한다. 통상 한번 운송에 120-130대의 유조차량이 필요한데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하면 시간과 비용, 인력이 절감된다. IEA의 분석에 따르면 하디스티에서 걸프만까지 파이프라인 운송과 철도 운송의 가격 차이는 배럴당 7-8달러다.
지난 12월말 기준으로 하루 육상운송 되는 원유량이 31만 배럴로 WTI 대비 할인율이 배럴당 30달러가 되었다. 작년 11월 사우스 타코타를 지나는 키스톤 파이프라인 누출 사고로 파이프 운송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고로 21만 갤론의 원유가 누출되었다. 30달러 차이는 역대 최고로 3월 말까지는 이 차이가 유지 될 것이다. 역대 WCS와 WTI가 가장 차이가 적었던 경우는 2015년 6월 US$ 7.8이었다.
품질에 따른 가격차이와 정유과정에서 비용 발생으로 인한 할인은 감수해야지만 운송비는 파이프라인이 개설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앨버타 주 정부와 원유업자들이 파이프라인 건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가까운 장래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18년에는 신규투자 없이도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 파이프라인 부족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IEA는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철도운송 역시 병목현상이 생기는데 어떤 경우에도 철도운송은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데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철도운송이 원유운송만 취급할 수 없고 원유운송이 증가한다 해서 철도회사에서 인프라 투자를 섣불리 결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 원유가 미국 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려면 파이프라인이 건설되어야 하는데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증설공사, 키스톤 파이프라인, 라인 2 증설, 세가지 프로젝트 중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증설 공사는 B.C. 주 정부의 반대도 문제지만 환경 단체와 원주민의 반대가 걸려 있어 첩첩 산중이라고 할 만큼 넘어야 할 고비가 많아 빨라야 2021년에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스톤 파이프라인은 네브라스카 주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에서 승인을 얻었으나 결정된 사항은 대체 루트에 관한 사항뿐으로 여전히 법적인 문제가 걸려있다. 또한 시공사인 트란스 캐나다의 투자결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IEA는 이 프로젝트를 아직도 ‘미정’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2021년 중반이나 되어야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브리지가 시공하는 라인3 증설은 비교적 희망적이다. 앨버타 하디스티에서 수퍼리어를 지나 위스콘신까지 연결되는 라인3 증설은 거의 2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일일 45만 배럴의 원유가 운송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은 어디로

2014년 하반기부터 급전직하하던 유가는 OPEC와 러시아의 담합으로 감산이 이어져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감산은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데 유가 변동에 따라 6월 정기총회에서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유가가 WTI기준 작년 11월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한 것은 감산이 올해 말까지 이어지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 후 유가는 잠시 60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계속 6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단기적으로 등락이 있겠지만 완만하게60달러 초반에서 유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 우세하다. 골드만 삭스는 2020년까지 유가가 완만하게 60달러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OPEC와 러시아의 감산이 계속되지만 IEA는 공급과잉이 올해 상반기 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셰일을 비롯해 캐나다 브라질 등 비 OPEC 산유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공급과잉으로 유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OPEC의 대항마로 부상한 셰일 오일은 과대평가 되었다는 보고서가 있다. MIT 에너지 및 환경 정책 연구 센터 보고서는 셰일 오일이 가장 생산성이 좋은 sweet spot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페르미안 분지도 생산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보다 생산량이 10-20%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셰일 오일 붐을 타고 투자한 투자자들도 개발확충에 따른 생산량 증가라는 외형적 성장보다 수익성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유가가 상승해도 급격한 개발로 확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 셰일 오일업체가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시추작업을 늘리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도 셰일 오일업계의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원유시장 지배력이 다시 OPEC로 옮겨져 유가는 상승할 것이다.
유가를 결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공식은 수요와 공급의 발란스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달렸는데 우리가 상품(commodity)이라고 부르는, 완제품이 되었던 원자재가 되었던 상품에는 기본 원가가 있고 생산 고정비가 들어가고 거기에 적절한 이윤이 붙어져 최종 가격이 형성되는데 원유만큼 가격 등락이 심한 상품이 없다.
4년전 100달러가 넘던 상품이 불과 몇 개월 안되 20달러로 떨어지더니 최근 60달러로 오르는 상품은 원유밖에 없다. 그래서 원유 가격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도 있다. 예측 불가능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해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돌발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유가격을 예측하는 각종 자료들은 인간의 눈으로 해석한다. 인간의 눈으로 완만하게 60달러를 유지하리라는 유가가 신의 영역에서는 어떻게 될지?

기사 등록일: 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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