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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 온 새해, 해는 바뀌었으나 문제는 그대로_ 오충근의 기자수첩
 
올해 유가는 어떻게 될까?

유가를 점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지정학적 요인을 비롯해 다양한 외부적 요인에 취약한 유가는 예측불허의 변덕스러운 물건이다. 9.11 직전 유가는 리터 당 50 센트 중반이었다,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54.5센트 정도였다. 9.11이후 유가는 리터 당 80센트 대로 급격히 뛰어올랐다. 요즘도 리터 당 80센트 대다. 어느 상품이 17년 전과 가격이 같단 말인가?
유가를 결정하는 두 가지 요인은 공급과 수요다. 유가는 지난 10월부터 뒷걸음질치다 연말에는 WTI가 배럴당 45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수요측면에서 본다면 폭락의 주요원인은 중국의 생산지표가 2년만에 뒷걸음질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국 생산지표 하락은 워싱턴-북경 무역전쟁의 여파가 몰아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가지 더 심각한 점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생산지표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생산지표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시아는 세계 원유 소비를 주도하는 지역이다. 날로 커지고 있는 세계 경제에 대한 긴장감,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수요측면에서 고려 대상이다.
두 번째 이유는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에서 이란 원유 수입국 중에 8개국가, 지역에 최장 180일까지 유예기간을 두었기 때문이다. 전면 수입금지를 예상했던 시장은 미국이 8개국가, 지역에 최장 180일 유예 기간을 두겠다고 발표하자 약속이나 한 듯 유가가 하락을 시작했다. 180일 유예기간은 이번 5월인데 해가 바뀌며 역설적으로 유가가 반등하는 원인 중에 하나가 되기도 했다.
공급측면에서는 미국의 생산량을 봐야 한다. OPEC와 그 동맹국들은 12월 정기미팅에서 감산을 결정했다. 120만 배럴/일일 감산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80만 배럴을 감산한다. OPEC와 동맹국들은 감산을 결정했으나 OPEC의 경쟁자인 미국의 생산량은 오히려 1천백70만 배럴/일일 늘어나 OPEC 감산 결정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그러나 새해가 되자 유가는 반등을 시작했다. 반등의 원인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유 수출량 감소다. 감소 폭은 하루 50만 배럴이었는데 이는 미국과 중국의 재고가 줄어드는 원인이 되었다. UAE(아랍 에미레이트)의 원유 수출량도 줄었다. S&P Global Platt’s는 사우디 아라비아 원유 수출이11월 일일 8백16만2천 배럴에서 7백52만3천 배럴로 줄었다고 말했다.
UAE 석유장관은 OPEC감산이 1월부터 시작되어 올해 1/4분기 내에 시장이 균형을 이루고 일일120만 배럴의 감산에 시장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감산 폭을 늘려서라도 시장의 균형을 이루겠다고 안심시켰다.
올해 셰일 오일 성장치가 기대를 밑돈다는 관측도 유가 반등의 요인이 되었다. 투기적 요소가 다분히 있지만 유가 하락은 셰일 오일 업자들을 수익성 없는 지역으로 내몰 것이다. 생산비용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셰일 오일업자들의 ¼은 배럴당 65달러 이하에서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 신규 굴착, 시추 계획이 연기 혹은 폐지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EIA(에너지 정보청)는 올해 일일 120만 배럴 추가 생산을 말하고 있으나 셰일 업계에서 이 같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시장 경색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이외에는 시장에 원유 공급을 담당할 나라가 없다는 사실도 유가 반등의 원인이다. 브라질이나 캐나다가 시장에 참여할 수는 있으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OPEC 회원국 중 베네수엘라는 기대할 수 없고 나이지리아는 올해 선거가 있는데 정정이 불안해 언제든지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여러 요소를 감안해 에너지 관측통들, 투자은행 분석가들은 올해 유가를 브렌트 유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내놓고 있는데, WTI는 브렌트 유보다 약 10달러 낮다, 지정학적 변수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때가 지내봐야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올해는 탄핵될까?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아니 우리가 알고 있는 서구 정치지도자들 중에서 트럼프만큼 당선되기 전부터 탄핵을 달고 다닌 사람은 없다.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2016년 마이클 무어는 반 사회적 인격장애자 트럼프의 당선을 예언했다, 5가지 이유를 들어서. 또한 인종주의자, 여성혐오자, 권위주의자인 트럼프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을 예언했다, 사임하던가 탄핵 당한다고.
1984년부터 지난 대선 때까지 대선 때마다 과학적 예측 기법과 역사적 통찰력으로 대선 당선자를 맞춘 역사 정치학자 앨런 릭트만(Allan Lichtman)도 트럼프의 당선과 탄핵을 예측했다. 릭트만은 “공화당이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를 원하지 않는다. 통제불능이기 때문이다. 부통령 마이크 펜스처럼 통제 가능한 완전한 보수주의자를 원한다.”고 탄핵 가능성을 공화당 내에서 찾았다. 릭트만은 트럼프가 법을 어겨 탄핵 구실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트럼프에게는 탄핵이란 단어가 늘 뒤따라 다녔다.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트럼프 측근인사들이 거론되었다.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연루되었다. 러시아 스캔들은 뮬러 특검이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
러시아 스캔들 외에 트럼프가 미국이 지녀온 가치, 의회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공화당에서 외면을 받고 있어 앨런 릭트만의 통찰력이 새삼 주목 받고 있는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자 탄핵이 또 다시 의회에서 거론되었다.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민주당 의원이 하원의장이 되었다. 하원의장은 권력서열 3위로 대통령-부통령 다음이다. 펠로시는 2007년-2011년 하원의장을 처음 지냈는데 2007년 지지부진하던 하원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는데 앞장섰다.
취임 일성으로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하며 뮬러의 특검 보고서를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두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선거를 의식해 입막음 용으로 돈을 건넨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한 때 트럼프의 해결사 역할을 했는데 선거 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트럼프의 지시로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에게 13만 달러, 플레이 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건넸다.
코언이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3년 선고를 받은 것은 두 여성에게 건넨 돈을 선거자금의 일부로 법원이 인정한 것으로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에는 기소를 할 수 없으나 퇴임 후를 생각하면 가시방석 위에 앉아 있는 느낌일 것이다. 그래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퇴임 후 신변보장과 사임을 거래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미국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 탄핵이 “반역, 뇌물 수수, 기타 중 범죄와 비행을 범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형사상 기소와 달리 정치적 판단이 고려된다. 탄핵사유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하원에서 탄핵소추를 한다. 민주당은 트럼프 취임 6개월도 되지 않아 탄핵소추를 했었다, 부결되었지만.
탄핵은 하원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소추가 결정된다. 앞으로 탄핵을 한다면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하게 되는데 하원에서는 과반수가 넘어 소추가 결정되겠지만 상원에서는 100석중 2/3찬성 즉 67석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는 공화당이 52석을 갖고 있다.
탄핵이 하원을 통과해도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이는 너무 안일하게 숫자에만 매달린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도 박근혜 탄핵을 겪은바 있어 트럼프 탄핵에도 관심이 많은데 박근혜 지지자들, 태극기 부대라던가 조중동은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탄핵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법을 어겼다는 증거가 나오면, 사실 선거법 위반은 확정적이지만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자기 정치적 생명 내걸고 탄핵을 부결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도 탄핵 시점을 전략적으로 택할 것이다. 공화당 상원 중에는 미국의 가치를 좀 먹는 트럼프 같은 통제불능의 반 사회적 인격장애자가 백악관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다.
트럼프와 공화당 상원의원의 관계는 한국의 박근혜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무조건 충성을 바치는 주군과 가신의 관계가 아니라 기회주의적, 거래적, 정치적으로 계산된 관계란 사실이다. 내 정치적 생명과 트럼프의 임기를 바꿀 생각이 없고 릭트만의 지적처럼 “통제 가능한 완전한 보수주의자 마이크 펜스”를 택할 것이다.
미국은 대통령이 탄핵 당하면 선거를 다시 하는 게 아니라 부통령이 승계하여 임기를 채운다. 부통령 마이크 펜스는 트럼프보다 훨씬 이론이 정립된 정교하고 치밀하고 세련된 골수 보수 개신교 근본주의자로 인디아나 주 지사로 있을 당시의 행적은 그가 트럼프보다 치밀하고 계획적인 극우주의자임을 나타내주고 있다.
그는 주민들 대다수가 찬성하는 동성결혼을 반대해 인디아나 주의 동성 결혼법 도입을 적극 반대했다. 그의 반대는 연방 대법원이 인디아나 주의 동성결혼 허용 취지의 판결로 끝이 났다. 동성결혼 반대가 실패로 돌아가자 종교자유회복법(The religious Freedom Restoration Act)이라는 이상한 법안을 고안해 내 성 소수자를 차별을 시도했다. 즉, 나의 종교적 신념에 의해 합법적으로 상대를 차별할 수 있는 권리다.
가령 주유소 주인이 게이가 주유하려 할 때 주인의 종교적 신념에 의해 주유를 거부할 수 있다. 이 해괴한 법안을 주민들이 맹렬히 반대했으나 펜스 주지사는 이 법안에 서명했다.
주지사로서 역사상 드물게 부자, 중산층에 감세 혜택을 듬뿍 안겨주었다. 부자 감세라면 발 벗고 도와주는 공화당 주 의원들도 펜스 주지사의 감세에는 혀를 내두르며 반대할 정도였다.
그의 인디아나 주지사 시절 행각을 보면 트럼프 탄핵하지 말고 임기 채우게 하고 물러나게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현재의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라면 트럼프의 재선은 확정적이라니 민주당은 여러 가지로 머리가 복잡할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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