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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에 선 앨버타, 갈 길은 어디에 _ 오충근의 기자수첩
 
파이프라인 건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앨버타에는 해마다 일이 많이 생긴다. 좋은 일이던 나쁜 일이던, 피해가고 싶어도 결국은 부딪힐 일들이다. 올해는 총선이 있다. NDP가 재집권 할지, 정권 빼앗기자 제 정신이 들어 보수 대연합으로 전열을 가다듬은 UCP가 정권을 탈환할지 총선이 말해 줄 것이다. 이미 끝났다고, 결과는 나왔다고 단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선거도 있지만 앨버타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관심사,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도 진행여부가 올해 결정이 날 것이다. 항소법원 판결에 의해 공사가 중지된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은 22일, 이번 주 금요일까지 국가 에너지 위원회가 원주민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어떻게 진행할지 와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2월22일 제출될 보고서와 관계없이 파이프라인 건설이 회의적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예를 들자면Bill-C69가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다. Bill-C69철회를 위해 앨버타에서 오타와까지 트럭시위를 하고, 레이첼 노틀리 주 수상이 반발하고 연방보수당과 UCP가 연방정부를 향해 파이프라인 건설을 압박하고 있다는 현실이 그만큼 파이프라인 건설이 어렵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증설 프로젝트는 완공되어 앨버타 원유산업에 숨통이 트이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 소망과는 달리 환경문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B.C.정부나 연방정부의 태도, 세계적 추세가 친환경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볼 때 트란스 마운틴은 진행이 어려울 것이다.
엔 브리지 라인-3 교체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앨버타 하디스티에서 미국 위스콘신 슈퍼리어까지 1,660 킬로미터 파이프라인 교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하루 766,000배럴의 원유를 운송하게 된다.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증설 프로젝트와는 달리 현지 주민들의 반대도 별로 없고 미국 주정부도 딴지를 걸지 않아 무사히 진행되는 듯했으나 최근 팀 월즈(Tim Walz)미네소타 주지사가 딴지를 걸었다. 이런 프로젝트는 ‘건설 허가’뿐 아니라 ‘사회적 허가’가 필요하다면서 주 행정부에서는 이해단체들을 만나 본 결과 법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변죽을 울렸다.
엔브리지에서는 그 정도는 예견하고 있었다는 듯 “놀라운 일이 아니다.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응수했으나 키스톤 XL 파이프라인이 연방법원 몬타나 지원의 중지명령으로 사망 직전에 놓인 앨버타로서는 가슴 서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유, 앨버타를 캐나다 최고 부자 주로 만들어

앨버타 경제는 항상 침체되어 왔고 유가는 널 뛰기를 하다 바닥을 맴돌았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불경기를 한탄한다. 얼마나 장사가 안 되면 종업원이 가져가야 할 팁을 주인이 가져가고 시간 당 15달러로 오른 최저임금을 탓하겠는가. 그래도 앨버타는 캐나다에서 최고 부자 주다.
2017년 일인당 GDP가 78,213 달러로 N.W.T에 이어 2번째인데 N.W.T.는 준주로 특별한 경우니까 제외하고 앨버타가 가장 높다. 캐나다 평균 일인당 GDP는 58,498달러를 훨씬 웃돌고 GDP가 가장 낮은 주는 P.E.I로 25,807달러에 불과해 앨버타 GDP의 1/3 수준이다.
일인당 평균임금에서도 앨버타는 1위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캐나다인 전체 평균 임금은 51,000달러(U$)인데 앨버타 일인당 평균은 59,384달러다. P.E.I.가 42,380달러로 최하위로 거의 두 배 차이가 난다.
가구당 소득에서도 앨버타는 단연 1위다. 캐나다 평균 가구당 중간 소득이 71,700달러인데 앨버타 가구당 평균 중간 소득이 92,300달러다. 캐나다 평균 가구당 중간 소득을 상회하는 주는 4개주로 앨버타(92,300달러), 사스캐추원(77,300달러), 온타리오(73,700달러) B.C.(72,200달러)다.
앨버타를 캐나다 최고의 부자 주로 만들어준 효자는 원유다. 매장량도 풍부해 베네수엘라,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위 매장량을 자랑한다. 앨버타뿐 아니라 원유가 주종인 나라들은 모두 부자다. 그래서 부의 원동력이 되는 원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앨버타도 마찬가지다.
채굴 기술 발달로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운송수단이 없다. 육상운송은 한계에 왔고 파이프라인 증설 계획은 환경문제에 막혔다. 주 정부의 원유 감산은 고육지책이다. 감산으로 WCS가격이 급상승하였으나 이는 일시적 현상이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해답은 파이프라인 이야!”


파이프라인, 좌절과 분노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이 항소법원 결정으로 중지되자 노틀리 주 수상은 연방정부 기후변화 계획에서 빠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후문제에서는 연방정부와 보조를 맞춰온 앨버타 NDP 정부의 좌절 분노가 그렇게 나타났다. 파이프라인은 앨버타 경제뿐 아니라 정당의 정치 생명이 걸린 문제이나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연방정부 소관으로 주 정부로서는 연방정부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게 유일한 수단이다.
트럭 운전사들까지 나서 오타와까지 트럭 행렬이 “파이프라인 건설” “Bill C-69반대”를 외치며 연방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만약 UCP가 집권한다면 좀 더 거칠고 강경하게 연방정부를 압박하겠지만 주 정부가 법원의 결정을 돌려 놓을 힘은 없다.
앨버타를 캐나다 최고 부자 주로 만들어준 원유, 앞으로도 원유가 앨버타의 부와 번영을 이끌어 준다고 믿고 있는 앨버타인들은 연방정부에 영향을 주고 흔들 수 있는 정치력 부재를 뼈저리게 느낀다. 하퍼 총리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앨버타는 골수 보수주의 아성답게 개혁당(Reform Party of Canada)라는 연방정당이 있었다. 개혁당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반 이민, 인종주의, 성 차별, 동성애 반대의 극우 정당이 있었다. 서부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 극우정당은 서부 평원지역의 연방 하원의석을 휩쓸었으나 보수 세력이 양분되어 연방 총선에서 자유당 집권의 빌미를 제공했다. “맞아, 보수는 발가락만 닮아도 합해야 돼.”
개혁당은 범 보수세력을 규합해’Canadian Conservative Reform Alliance’라는 신당을 창당했다. 이 당은Canadian Alliance라고 간판을 새로 내걸고 스티븐 하퍼를 당 대표로 선출해 몰락한 연방 보수당과 합당했다. 합리적 보수부터 인종주의자, 극우주의자까지 총 망라한 연방 보수당은 마침내 정권을 탈환해 스티븐 하퍼가 총리가 되었다 5년전 다시 자유당에 정권을 내주었다.
하퍼 총리 밑에서 연방정치인으로 활약하다 앨버타를 구원하겠다고 돌아온 제이슨 케니 UCP 당 대표 역시 인종주의, 극우주의자의 후예다. 정권탈환을 위해 이미지 변신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PC와 와일드 로즈의 합당으로 정권탈환을 노리는 방법 역시 연방정치의 학습효과다.
파이프라인을 둘러싼 앨버타의 분노는 서부의 이익을 대변할 연방정당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보수의 분열을 초래해 만년야당으로 전락할 연방정당이 창당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대신 연방총선에서 자유당은 서부 평원지역에서 전멸할 것이다. 만약 UCP가 집권한다면 탄소세 폐지, 기부변화 정책에 대한 반대가 도마에 오를 것이다. 연방정부를 향한 분노와 좌절은 그렇게 나타날 것이다.


산유국의 향후 진로, 대세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원유가 산유국을 부자로 만들어 주었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래서 산유국들은 원유 이후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기후변화, 환경문제가 지구촌 공통화제가 됨에 따라 걸음이 더 빨라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산유국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친환경정책을 펴고 있다. 원유 로열티로 국부펀드 규모가 1조 달러가 넘는 노르웨이는 산유량을 늘려 이기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원유로 원유를 퇴출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정책을 시행하면서도 1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한 점은 앨버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르웨이는 원유 관련 사업에는 살인적인 세율을 적용했다. 수입의 80%를 세금으로 징수하는 경우도 있었다. 앨버타는 원유 로열티 조금 올리려 해도 투자가들, 원유회사 눈치를 봐야 한다. 특히 UCP의원들이 원유회사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 아라비아도 재생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전력생산에서 액체연료를 완전 퇴출시키고 가스와 태양광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58.7 기가와트로 늘릴 계획으로 3억 달러를 투입해 20만 가구가 사용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산유국들이 탈 원유 친환경정책으로 전환하는데 앨버타는 여전히 파이프라인 건설을 바라고 있다. UCP는 한술 더 떠 “만약 집권한다면 탄소세 철폐를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전에 노틀리 주수상이 하이테크 산업에 1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는데 UCP에서는 재원염출에 회의를 나타내며 선거용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비록 선거용일지라도 앨버타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NDP는 경제의 다양성을 주장해 왔는데 정치는 현실이 중요하지만 미래는 바라보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기사 등록일: 20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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