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캐나다 미국 중국의 삼각관계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중국 정부는 지난 3월초 검역상의 이유로 카놀라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해 수입허가서를 받고 선적 준비를 하던 농산물 가공회사 리차드슨(Richardson)을 황당하게 하더니 지난 일요일에는 캐나다 카놀라를 전면 수입중지 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카놀라의 40%는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25억달러에 달한다. 카놀라 전면 수입금지에 대해 하퍼 행정부에서 중국 대사를 지낸 데비드 멀루니(David Mulroney)는 “이는 전적으로 맹만주 체포와 관련이 있다”고 풀이했다.
생 자크(Saint-Jacque) 전 주중대사는 “수십억 달러를 잃게 생긴 캐나다도 중국에 보복해야 한다.”면서 “동계 올림픽 전지훈련으로 캐나다에 와 있는 중국선수들을 추방하라.”고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그게 가능한 방법일까? 가능하다고 해도 현명한 방법일까?
캐나다는 지난 12월 미국 요청에 따라 화웨이 재무 총 책임자 맹만주(멍 완 저우)를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해 가택 연금했다. 그 후 미국은 맹만주의 인도를 요구했는데 캐나다는 범죄 인도협정에 따라 인도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법무장관의 최종결정에 따라 맹의 운명이 결정된다.
이 같은 캐나다의 조치에 대해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경고했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그 동안 중국에서 성실하게 살아오던 캐나다 시민 2명을 국가 안전 위해 혐의로 체포했다. 또한 마약혐의로 체포되어 15년 형을 선고 받은 캐나다 시민에게 아무런 추가 증거 없이 상급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쉘렌버그(Schellenberg)는 무고한 시민은 아니다. 그는 캐나다에서도 마약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아무런 추가증거 없이 15년형에서 사형을 선고한 점에 대해 쉘렌버그 변호사도 “뭐 이런 법이 있어?”라며 어이없어 했다.
중국은 맹만주의 석방을 위해 카놀라 다음 어떤 조치를 취해 캐나다를 압박할까? 캐나다는 중국의 압박에 어떻게 대처할까? 중국의 요구대로 맹을 석방할까? 아니면 미국의 요구대로 맹을 미국으로 송환할까? 미국과 중국이 어떤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캐나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할까? 중국은 왜 미국에게 할말을 하지 못하고 캐나다만 윽박지를까?

이란 제재의 여파

문제의 시발점은 미국의 이란 제재다. 오바마 대통령 때 핵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이란은 핵 개발 포기하고 제재가 풀릴 듯 보였으나 트럼프가 대통령 되면서 다시 강경책으로 돌아와 핵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제재를 시작했다.
미국측 발표에 따르면 화웨이는 2007년부터 스카이콤(Skycom)이라는 위장회사를 통해 이란 통신회사에 수출금지 품목을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이 맹만주의 체포를 캐나다에 요청한 것도 이란 제재 위반혐의다.
5G 통신 기술을 놓고 미국이 중국을 퇴출 시키려는 의도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통신장비가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폼베이오 국무장관은 화웨이 장비를 쓰는 나라들과는 정보공유를 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보안상 이유로 화웨이를 퇴출 시켰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요구를 따르지 않겠지만 미국은 유럽의 동맹국도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은 “만약 캐나다가 화웨이 장비를 배제 한다면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생 자크 전 주중대사는 “화웨이 장비 쓰면 어떤 일이 생길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캐나다는 화웨이 장비 쓰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의 본심이 화웨이 통신장비 견제에 있는지 물밑에서 밀고 당기고 있는 무역분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려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명목상으로 이란제재 위반이다. 이란제재는 국제공조이므로 캐나다가 찢고 나올 수 있는 그물이 아니다.
지금 트뤼도 총리의 부친 피에르 트뤼도 총리, 피어슨 총리, 쟝 크리티엥 총리 등 자유당 출신 총리들은 반미 행보를 보였다. 크리티엥 총리는 이라크 파병을 거부해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고 트뤼도 총리, 피어슨 총리는 월남전 참전을 거부하고 캐나다로 도망 온 탈영병들, 징집거부하고 캐나다로 피신한 젊은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미국의 분노를 샀다.
그뿐 아니라 피어슨 총리는 미국 가서 대학생들에게 월남전 반대 연설을 하고 다녀 존슨 대통령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존슨 대통령은 피어슨 총리를 백악관으로 불러 멱살을 잡고 “너는 왜 내 카펫에 오줌 싸고 다니냐?”고 욕설을 퍼부었다.
과거 자유당 정부처럼 현 자유당 정부가 반미 행보를 보여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은 캐나다 최대의 무역 상대국으로 상품 70%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원유는 거의 100% 미국으로 팔려 나간다. 과거에도 미국은 캐나다의 최대 시장이었으나 이라크전이나 월남전은 반대할 명분이 있었지만 이란제재는 캐나다로서 반대할만한 명분이 없고 반대의견을 내 세울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중국의 두 얼굴

중국은 역사가 오래된 나라다. 오랜 역사 속에 외침을 많이 겪어 이민족의 지배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여진 말갈 선비 흉노 거란 등등 한족(漢族)을 지배했던 이민족들은 모두 중국에 흡수 동화되었다. 몽골이 예외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 고구려가 중국을 정복했다면 우리는 지금 한가위에 월병을 먹고 설날 폭죽놀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붉은 기둥에 금색으로 글씨 써놓고.
중국은 주변의 이민족들을 오랑캐라고 깔보고 조공을 받으면서 세계의 중심 종주국이라고 오만 방자 하다가도 오랑캐들이 강성해지면 고개를 숙었다. 한나라 때도 흉노와 전쟁에 져서 매년 조공을 바치고 황실 여자를 흉노로 보냈다.
중국 고대 4대 미녀로서 빼어난 미모에 날아가던 기러기가 떨어졌다는 낙안(落雁), 평화를 위해 흉노로 시집가 고향을 그리는 심정을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라고 표현해 유명한 왕소군도 황제의 후궁이었는데 흉노로 보냈다. 한무제가 흉노를 정벌할 때까지 약 70년간 흉노에게 조공을 바치고 속국 노릇을 해야 했다.
6세기 중엽 북제와 북주는 자청해서 돌궐에 조공을 바치고 신하가 되었다. 돌궐의 칸(khan)은 “남쪽에 효순한 아이들이 있어 물자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자랑할 정도했다.
중국은 지난 1979년 베트남과 전쟁을 했었는데 30만 대군이 베트남을 침공했다. 베트남 정규군 주력부대는 캄보디아에 주둔 중이라 민병대가 중국군을 상대 했다. 이 전쟁은 서로 이겼다고 주장했으나 군사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이긴 전쟁으로 간주한다. 베트남은 지금도 파라셀 군도, 스프래틀리 군도를 놓고 중국과 한치의 양보 없이 국경분쟁 중에 있는데 중국으로서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중국은 인종과 문화가 다른 티베트를 침략해 강제 합병했고 명, 청나라 때 주변의 약소국을 침략해 무력 합병해 아직도 독립투쟁을 하는 소수민족을 무자비하게 무력진압하고 있다. 대만을 향해서도 전쟁을 해서라도 통일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무력으로 소수민족을 상대로 패권을 휘둘렀으나 이제는 경제 대국답게 통상보복을 하고 있다. 미국이 사드(THAAD)를 배치하자 한국을 상대로 통상보복을 휘둘러 중국인 한국관광이 줄어들고 한류 스타들의 공연이 취소되었다.
사드의 주체는 미국이니 보복은 한국에 할 게 아니라 미국에게 했어야 하는데 중국 특유의 약자 골라 때리기에 한국이 걸려들었다.
일본과 조어도를 둘러싼 영해분쟁이 일어나 격화되자 희토류 수출을 금지해 일본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필리핀과도 영해분쟁이 일어나자 바나나 수입을 금지해 필리핀을 골탕 먹었다.
캐나다와 중국은 사이가 좋았다. 죽의 장막에 은둔해 있는 중국을 국제 무대에 데뷔 시킨 게 캐나다다. 캐나다-중국 국교 수립 후 미국과 중국이 핑퐁외교를 통해 국교 정상화를 이루었다. 캐나다는 중국을 국제사회에 데뷔시켜 동서 긴장완화에 큰 역할을 했으나 이제는 중국의 통상보복의 과녁이 되었으니 국제사회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
2016년 기준으로 캐나다는 중국으로부터 486억 달러(미화) 상품을 수입했고 259억달러 상품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캐나다의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교역 상대국이자 패권국가를 상대로 캐나다가 어떤 묘책을 내 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 등록일: 2019-03-29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소득세법 개정… 고소득자..
  앨버타 집값 내년까지 15% 급..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웨스트젯 캘거리 직항 대한항공서..
  에드먼튼 건설현장 총격 2명 사..
  미 달러 강세로 원화 환율 7%..
  해외근로자, 내년부터 고용주 바..
  CN Analysis - 2024 예..
  캐나다, 주택 위기 극복 위한 ..
댓글 달린 뉴스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4
  오일러스 플레이오프 진출에 비즈.. +1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돈에 관한 원칙들: 보험 _ 박.. +1
  2026년 캐나다 집값 사상 최..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