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남겨진 숙제 기후변화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청정국가 캐나다에 살면서

캐나다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이민 와서 살고 싶은 나라 중에 하나다. 녹지가 많고 맑은 공기, 바다처럼 넓고 푸른 호수, 로키산맥이라는 천혜의 자연보고 속에서 펼쳐지는 절경들. 우리는 축복 속에서 살고 있다고 느끼고 이 축복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자연의 축복을 유지하고 자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쥐어짜면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푸른 하늘이 짙은 회색의 유해물질로 덮이고 수정처럼 맑은 물에 유해물질이 녹아있어 마실 수 없다면 이는 인간의 탐욕이 빗어낸 자연에 대한 배신이다.
인간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맹점 중에 하나가 ‘손가락 아픈 줄은 알아도 염통 곪는 줄은 모른다’는 사실이다. 편리함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청정천국이라는 환상 속에서 염통이 곪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캐나다 기후변화 지구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빨라

데비드 필립 기상청 선임 기후학자에 따르면 지난 135년 사이에 지구 온도가 1도 올랐다. 그러나 캐나다는 70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여름 기온이 1도 겨울 기온이 1.4도 올랐다. 기후변화 속도가 지구 평균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른 것이다. 캐나다에서 기후변화가 가장 큰 곳은 N.W.T.(Northwest Territory)의 멕킨지(Mackenzie) 지역으로 지난 70년 동안 4도에서 4.5도 올랐다.
지구 온도는 지난 10,000년동안 단 1도도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70년 사이에 1도가 오른 건 엄청난 변화다.
작년에 발간된 기후변화에 대한 주 정부간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고 ‘무책이 상책’이라고 손 놓고 있으면 과학자들이 처음에 내놓은 기후변화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 된다고 경고했다.
연안지방은 해수면의 상승으로 붕괴와 홍수를 겪는다. 그 결과 연안지방 원주민 사회는 고유의 생활 방식을 잃어버릴 것이다. 해수면은 지난 20년 사이에 74.8cm 높아졌다.
작년 8월 몬트리얼에서는 폭염으로 70명이 사망했다. 30도가 넘은 기온에 습기가 더해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 더위가 몰려왔다. B.C.주는 최악의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34만 에이커가 잿더미가 되었다. 에드먼튼은 단시간의 폭우로 다운타운이 마비되는 사태를 겪었다. 온난화가 가속되면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진다.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않는다면

요크대학에서 개발한 기후변화 모델 LAMPS(Laboratory of Mathematical Parallel Systems)에 의하면 2050년이 되면 일년 중 토론토가 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이 평균 51일 될 것으로 추정한다. 2100년에는 77일로 늘어난다. 일년 중 두 달 이상 30도가 넘는 더위가 계속되는 것이다. 현재는 일년에 16일이다.
추위는 어떨까? 2050년에 이르면 영하 15도 혹은 그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는 날이 4일, 2100년에는 일년에 하루 정도 영하 15도 혹은 그 이하로 내려간다. 현재는 일년에 16일이다. 온도 상승으로 freezing rain 내리는 날이 더 많아진다.
연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평원지대 농가에는 반가운 소식이 될 지도 모른다. 작물을 기르는 기간이 길어져 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불 위험이 더 커지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 공기 오염은 더욱 심해진다.
무엇보다 강수량이 엄청나게 변해 작물 수확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흉년이 계속되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다. 작년에 토론토 지역은 집중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를 두 번 겪었다.
기후변화의 가장 부정적인 작용인 홍수는 현재진행형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1983년부터 2008년까지 홍수로 인한 피해보상에 2억5천만 달러에서 5억 달러가 소요되었다. 2009년 이후, 9년 중 8년동안 홍수로 인한 보험금은 눈덩이처럼 늘어나 일년에 평균 18억 달러 늘어났다. 그러나 돈이 문제가 아니라 훨씬 재앙적 결과를 가져온다.


북극이 녹고 있다

북극의 해빙(북극해의 얼음)과 설원은 지구의 에어컨디션 역할을 한다. 북극해도 차갑지만 북극의 공기는 더 차갑다. 해빙은 북극해와 북극 공기 사이에서 절연체 역할을 한다. 차가운 공기가 바다에 영향을 주는 것을 지켜주고 바다의 수분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아준다.
북극 공기에 수분이 증가하면 파도가 더 높아지고 초대형 폭풍이 더 많이 생긴다. 지난 30년 사이에 북극 여름 해빙이 75% 사라졌다. 하늘에서 보면 흰색이던 북극이 이제는 짙은 푸른색이 되었다.
온타리오 환경 커미셔너 다이안 삭스(Dianne Saxe) 박사는 북극 온난화는 다른 지역 온난화보다 두 배 빨리 진행된다고 말했다. 삭스 박사는 북극 해빙이 녹을 뿐 아니라 두께가 얇아져 더 쉽게 녹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남극으로 화재를 돌리면 온난화는 더욱 심각하다. 남극의 얼음은 1980년대보다 6배 빨리 녹는다. 만약 남극의 얼음이 다 녹는다면 해수면이 57미터 높아진다고 추정된다.
삭스 박사는 보고서가 지적하는 사실이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이 점점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는 사실이 고무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삭스 박사의 사무실은 온타리오 정부가 자유당에서 보수당으로 바뀌면서 4월초 폐쇄되었다.


환경훼손의 주범 플라스틱 쓰레기

BBC 방송은 지난 3월 필리핀 연안에서 플라스틱 40Kg을 내장에 넣고 죽은 고래 소식을 전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이 고래를 죽인 것이다. 메킨지 해양 보존 센터에 의하면 남태평양 일대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에 책임이 있다.
동 센터는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를 등한시하면 10년 이내 플라스틱 쓰레기가 3배 증가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억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산재해 있다고 전했다. 80억톤이면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5,000채의 무게와 같다.
1950년 이후 생산된 플라스틱은 아직 지구에 남아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처치곤란일뿐더러 더 나쁜 것은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이 연구결과 밝혀졌다. 온실가스 주범은 화석연료인데 플라스틱까지 가세한 것이다.
플라스틱은 바닷물 속에 있을 때보다 공기에 노출 되었을 때 메탄가스를 두 배 더 배출한다. 태양열에 212일 노출된 플라스틱은 실험 시작할 때보다 176배의 메탄가스를 배출해 태양열이 플라스틱에서 메탄가스 배출을 촉진하는 매체임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제품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쓰는 쇼핑용 플라스틱 백에서 가장 많은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해양환경 전문가로서 화학제품 독성을 연구하는 제니퍼 린치 박사는 플라스틱에서 얼마나 많은 에칠렌, 메탄 가스가 나오는지,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온실 가스가 나오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심각성을 말했다.


플라스틱 줄이기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스티스라바 여행 할 때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동네 슈퍼마켓에 가서 며칠 동안 먹을 식품을 샀다. 계산대에서 플라스틱 백을 달라고 하니까 “없어, 안 팔아.” 에드먼튼 생각만 하고 갔다 낭패를 당했다. 다시 숙소에 와서 배낭 들고 가는 수고를 했다.
캐나다도 유럽처럼 플라스틱 백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게 환경 오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에도 플라스틱 백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도시가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은 각자가 줄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줄일 수 있다. 재활용,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데 있다. 목 마를 때 무심코 세븐 일레븐 들어가 생수 사서 마시는 것 보다 보온 물병에 물을 담아서 갖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은 방법이다. 우리 모두 쾌적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다.

기사 등록일: 2019-04-12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소득세법 개정… 고소득자..
  앨버타 집값 내년까지 15% 급..
  첫 주택 구입자의 모기지 상환 ..
  로블로 불매운동 전국적으로 확산..
  에드먼튼 건설현장 총격 2명 사..
  개기일식 현장 모습.. 2024.. +2
  해외근로자 취업허가 중간 임금 ..
  앨버타 신규 이주자 급증에 실업..
  앨버타 주민, 부채에 둔감해진다..
  연방치과보험, 치료할 의사 없어..
댓글 달린 뉴스
  2026년 캐나다 집값 사상 최.. +1
  개기일식 현장 모습.. 2024.. +2
  <기자수첩> 캐나다인에게 물었다.. +1
  캐나다 무역흑자폭 한달새 두 배.. +1
  캐나다 동부 여행-네 번째 일지.. +1
  중편 소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