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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분리독립은 가능한 선택일까?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캐나다, 다양성을 바탕으로 통합을 추구

캐나다 인구의 절대 다수는 토론토, 몬트리얼 중심으로 대서양 연안과 밴쿠버를 중심으로 태평양 연안의 남쪽, 즉 미국 국경 가까이에 몰려 있다. 중부에는 에드먼턴, 캘거리를 중심으로 인구가 몰려 있다.
원주민을 제외하고 영국계, 프랑스계가 캐나다 초기 이주자의 주종을 이뤘다. 두 그룹의 이주자들은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들어와 도시를 개척했다. 영국계와 프랑스계는 본국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았다. 19세기에는 해외이주가 단순한 이주가 아니라 영토확장과 자원확보라는 국가적 이익이 달려 있었다.
영국계는 영국 문화 전통과 종교를 유지했고 프랑스계는 프랑스 문화와 종교, 전통을 유지해 지금도 동부는 유럽 색깔을 많이 갖고 있다. 동부는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전통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부는 동부에 비해 개척이 늦었다. 초기 개척민들도 영국계, 프랑스계가 중심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독일, 폴란드계가 중심이 되었다. 미국에서도 이주자들이 상당히 많이 왔다. 미국 출신의 이주자들이 갖고 있는 청교도적 종교문화가 서부의 보수성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태평양 연안은 영국계와 비 영국계가 중심이 되어 함께 개척한 지역이라 다른 문화를 흡수하는데 개방적이다. 이런 문화적 개방성을 바탕으로 B.C.주가 캐나다에서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지역이 되었다. B.C.주는 동양계 이민자들이 가장 많아 문화적으로 더욱 다양성을 띄고 있다.
이러한 이주자들과 이주지역에 따른 다양성을 바탕으로 캐나다는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캐나다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통합을 이룬다는 것은 캐나다 국가 철학이다.


10월 총선과 서부의 분노

10월 연방총선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지역 소외와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앨버타와 사스캐추원 양 주에서 자유당이 단 한석도 건지지 못하는 완패를 당했다. 앨버타는 원래 자유당 인기가 없는 지역이라 완패를 당할 수 있다고 해도 사스캐추원의 간판 스타 랄프 구데일(Ralph Goodale)조차 낙선했다는 사실은 자유당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랄프 구데일은 사스캐추원 자유당 대표를 지낸 거물 정치인이고 사스캐추원은 앨버타와 달리 진보적 지역이다. 2004년 이후 연방선거에서 NDP가 고전하고 있지만 2차대전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며 북미 최초로 사회주의 정권이 집권했고 그 이후에도 NDP 집권 경험이 많다.
과반수에 못 미치는 157석의 하원을 당선시킨 자유당으로서는 소수정부로서 불안정한 정국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감 못지 않게 앨버타, 사스캐추원에서 완패한 충격이 컸다. 자유당은 왜 서부가 분노하고 연방정치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총선 결과와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연방정부에 대한 서부의 불만은 에너지 정책과 균등화 정책(equalization)에 있다. 앨버타의 관심, 이익은 에너지 개발에 있는데 연방 자유당 집권 이후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진전되지 못했다. 키스톤 파이프라인은 미국 주정부들의 환경에 대한 우려로 진전이 없는데 연방정부가 미국정부에 대해 너무 무관심해 방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서를 잇는 이스트 에너지(East Energy) 파이프라인은 2013년 8월 공식적으로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으나 원주민들과 동부 주들의 반대로 직면해 시공사인 트란스 캐나다는 2017년 10월 프로젝트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앨버타에서 밴쿠버 연안까지 연결되는 기존의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증설공사(이하 TMX)는 B.C.주의 반대, 원주민들의 반대 속에 연방 항소법원이 중지 결정을 내렸다. 연방정부는 시공사인 트란스 캐나다로부터 프로젝트를 45억 달러에 인수해 속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선거기간 동안에도 TMX 건설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균등화 정책은 캐나다에 속해 있는 10개 주와 3개 준주의 재정 수준을 세금에 근거해 비슷하게 맞추겠다는 연방정부 정책이다. 예를 든다면 2018년 앨버타 GDP는 1인당 80,175달러다. 구매력이 유럽의 스위스 수준이다. 노바 스코시아 1인당 GDP는 46,226달러로 구매력 기준으로 스페인 수준이다. 균등화 정책의 기본취지는 부자로 잘 사는 주와 가난한 주의 불균형에서 오는 차이를 줄이고 수준을 맞추어 보자는데 있다.
연방정부의 균등화 정책은 정략적으로 이용 당하는 경우가 있다. 균등화 정책은 2009년, 2011년 당시 하퍼 총리의 보수당 때 개정이 있었다. 그 당시 케니 현 주 수상도 연방정부 장관으로 개정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정책에 대해 서부는 연방정부로부터 소외 당하고 무시 당한다는 생각이 분노를 촉발해 10월 연방선거에 자유당이 서부에서 완패 당하는 원인이 되었다.


강한 앨버타, 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자유당이 소수정부일망정 재집권하자 앨버타에서는 연방 탈퇴해 독립하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연방정부로부터 독립하자는 분리독립 주장은 앨버타가 연방에 가입한 1905년 이래 끊임없이 제기 되었다. 이번에는 피터 다우닝(Peter Downing)이 분리독립 주장을 하는데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것을 Brexit라고 표현하는 데서 착안해 서부가 연방을 탈퇴하자는 의미로 Wexit라고 부른다.
Wexit는 ‘Make Alberta Great Again’을 구호로 삼고 있는데 선거관리위원회에 연방정당으로 등록해 퀘벡당처럼 연방정당으로서 앨버타 독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명은 ‘Wexit Canada’라고 정하려 한다. 연방정당으로 등록하는데 필요한 발기인을 모으는 데는 별 다른 어려움이 없어 연방정당으로 등록할 것이다.
지난 2월 앵거스 리드는 ‘만약’이라는 전제하에 평원주를 대상으로 서부 캐나다당이 있다면 투표할 것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있지도 않은 가상의 정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36%가 되었다. 당시 연방 보수당 지지도가 36%였다는 점에서 여론조사를 통해서 평원주의 민심이 어떤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되었다.
피터 다우닝 외에도 분리주의자가 있다. 보수당 소속으로 연방하원의원을 지낸 제이 힐(Jay Hill)로 캐나다로부터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이유도 크게 보아 피터 다우닝과 다를 게 없다. 파이프라인, 균등화정책, 탄소세, 세가지다.
피터 다우닝은 분리독립을 정치세력화 하려는 점에서 제이 힐보다 적극적이다. 또한 주장이 제이 힐보다 과격하고 극우적이다. 피터 다우닝은 환경운동, 기후변화를 하나의 세계정부를 원하는 공산주의 음모의 전 단계로서 공산주의자들이 캐나다를 점령하려 한다고 여기고 있다. 피터 다우닝이 주도하는 시위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거의 백인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누구던지 오라. 공공분야에서 일하던, 개인기업에서 일하던, 정신노동을 하던, 육체노동을 하던, 이민자던, 원주민이던 누구나 오라”고 목청을 높이지만 백인들이 시위에 모인다는 점에서 인종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겨울 오일산업 노동자들과 트럭운전사들 중심으로 Bill C-48, C-69 반대운동이 있었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방해가 되는 법안 폐기를 목표한 시위대는 프랑스 Yellow Vest Movement를 본받아 노란 조끼를 입고 오타와까지 트럭 시위를 했다. 이 시위를 주도한 조직의 배후에는 골수 인종주의자들과 백인 민족주의자들이 있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서 교훈을 찾아야

1984년 연방총선에서 보수당은 282석 중 211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캐나다 정치사상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정당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보수당의 대승은 3년후 개혁당이 출현하는 원인 중 한가지가 되었다. 조직이 커지면 분열의 가능성도 커지는데 ‘서부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인 개혁당은 93년 연방총선에서 52석이 당선되었고 97년 총선에서는 60석을 차지해 공식야당 지위에 올랐다.
그러나 보수당은 뇌물 스캔들, G.S.T.도입, 경기후퇴 등 각종 악재에 분열까지 겹쳐 공중 분해되었다. 개혁당도 부침을 겪으며 캐나다 연합(Canadian Alliance)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보수가 연합해 정권을 탈환할 때까지 15년동안 ‘고난의 행군’을 하다 2008년에야 천신만고 끝에 소수당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보수당 원로당원들은 개혁당 때문에 자유당에 정권을 넘겨주고 ‘고난의 행군’을 했다고 분노한다. 그러나 개혁당을 창당하고 당 대표를 지낸 프레스톤 매닝은 “보수를 분열 시킨 게 아니고 재구성 했다.”고 응수한다.
44년 집권이라는 세계 정치사에 유례없는 장기집권을 누리다 2015년 NDP에 정권을 내준 앨버타 보수당은 오만과 독선이 정권을 내준 주요 원인이지만 와일드 로즈(Wild Rose)라는 같은 뿌리의 보수정당의 출현으로 분열된 것도 패배의 원인이다.
앨버타 보수당은 연방정치무대에서 활약하는 제이슨 케니를 구원투수로 초빙하고 보수 대연합으로 와일드 로즈 흡수통합으로 정치 지형을 재정비한 후 정권을 탈환할 수 있었다.
서부의 분노와 좌절을 이해하고, 서부의 이익을 지키고, 앨버타 오일과 가스를 사랑하는, 강한 앨버타를 지향하며 캐나다로부터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극우성향의 인종주의적 예비정치집단을 연방 보수당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정치적 자유, 정치적 신념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앨버타 오일과 가스를 사랑하며 강한 앨버타를 원하는 정치집단은 앨버타 오일과 가스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근대 문명발전에 에너지원으로서 각광을 받았고 큰 기여를 한 사실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로 물러날 때가 다가오고 있다.
한 세기 이상 인간에게 익숙했던 에너지원과 이별한다는 사실이 서운하기는 하겠지만.

기사 등록일: 20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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