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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화’는 인간이 패할 수밖에 없는 전쟁_ 오충근의 기자 수첩
 
신의 분노
구약성경에 나오는 선지자 ‘이사야’는 유다 왕국이 암울했던 시대에 활동했다. 아시리아, 바벨론 등 강대국의 침략으로 외환이 계속되고 이방 종교와 문화의 만연으로 민족 정체성을 잃어갔다. 나라가 곤경에 빠지면 종교, 문화 다원주의를 비판하는 야훼 근본주의가 힘을 얻었다. 근본주의자들은 이교에 대한 관용이 내우외환을 가져왔다고 믿었다.
요즘말로 근본주의자인 이사야의 설교 대화를 기록한 예언서 이사야 63장에 “내가 홀로 포도즙틀을 밟았는데 내가 노함으로 말미암아 무리를 밟았고 분함으로 말미암아 짓밟았으므로…”라고 기록했다.
고등학교 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읽다가 그만 둔 죤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는 그 제목을 성경에서 가져왔다. 치렁치렁한 생머리 맨발에 통기타를 메고 반전시위를 선도하던 죠안 바이즈가 부르던 공화국 찬가(Battle Hymn of Republic)애도 “그는 저장해둔 분노의 포도를 밟고 오신다”고 했다. 포도를 밟을 때 나오는 포도즙은 피를 상징한다.
과거에는 인간의 힘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근, 돌림병, 홍수, 흉작 등 자연재해를 타락, 도덕 붕괴에 대한 신의 분노라고 생각했다. 고대 로마의 도시 폼페이는 화산 폭발로 18시간만에 분출물에 묻혀 사라졌다. 폼페이의 멸망은 타락한 도시에 대한 ‘신의 분노’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화산폭발과 신의 분노에 대한 인과관계는 현재 인간이 갖고 있는 지성으로는 규명이 불가능하지만 폼페이의 멸망은 우리의 삶이 자연재해에 의해 한순간에 끝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커지는 자연재해 피해
자연재해는 과거에도 있었다. 기록을 꼼꼼히 남기는 우리 조상들의 산물인 ‘조선왕조실록’에는 지진, 폭설, 가뭄, 홍수 등 각종 자연재해, 기상이변에 관해 세세히 기록하고 있어 자연재해 기상이변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피해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산업화, 인구 집중화 때문이다. 2010년 아이슬란드 남쪽 에이야퍄틀라이외퀴틀 빙하 지대 화산이 폭발하면서 화산재를 동반한 수증기가 분화구에서 6.700미터까지 솟구쳤다. 이 화산폭발로 영국, 북유럽, 프랑스 항공기들이 운항을 중단했다. 항공기 엔진에 화산재가 들어가면 엔진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항공업계에서는 운항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하루 2억 달러라고 발표했는데 항공산업이 없었을 때 화산이 폭발했다면 하루 2억 달러 손실은 없었을 것이다.
2013년 캘거리를 덮친 홍수로 5명이 숨지고 재산 피해가 60억 달러에 달했다. 2013년 홍수는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재앙이었다. 앨버타는 건조한 지역으로 강수량이 많지 않아 우산이 필요 없는 곳이었다, 최근에는 우산 쓸 일이 가끔 생겼지만.
B.C. 연간 평균 강수량이 지역에 따라 편차가 커서 연간 2,500 mm-1,000 mm인데 비해 앨버타 연간 평균 강수량이 400mm에 불과하다. B.C. 강수량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인데 캘거리 홍수 때 이틀에 20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캐나다에서는 대도시에 속하는 캘거리의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는 불가피했다.

높아지는 지구 온도
지구 온난화는 1970년대 사회문제화 되었다. 1972년 로마 보고서는 인구증가, 화석연료 소비 증가에 비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증가, 천연자원 고갈 등으로 지구 온도가 상승해 인류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생존의 위협을 겪는다고 보고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호주의 산불은 아직도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아 해를 넘기고도 현재진행형이다. 호주는 원래 건조한 지역인데 1950년 이래 현재까지 온도가 1.5도 상승했다. 건조한 기후에 기온이 상승하면 산불이 일어나기에 최적 조건이라는 사실은 앨버타에 사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건조한 드넓은 지역을 인위적으로 습한 지역으로 개조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기온 상승은 인재다. 산불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호주 남부는 세계적인 석탄 생산지인데 석탄과 석유는 지구 온난화의 양대 주범으로 지목되는 화석연료다.
지구의 종말 예고편 같은 호주 산불로 24명이 숨지고 코알라, 캥거루 등 야생동물 4억8천만 마리가 죽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온도 상승은 대형 산불 뿐 아니라 극단적 기후변화를 유발한다. 10여년 전 유럽에 폭설과 한파가 몰아 닥쳐 큰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30명이 죽었다. 수도 키예프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6.1도인데 2012년 겨울에는 영하 32도까지 떨어졌다. 앨버타 사람들에게 영하 30도는 별게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영하 30도는 이례적 강추위다.
유럽에 강추위가 몰아 닥친 이유는 북극의 빙하가 녹으며 찬 기운이 남하했기 때문이다. 북극의 빙하는 여름에는 녹다 겨울에는 다시 어는데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다시 어는 빙하가 줄어들고 있다.
북극 얼음이 녹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빙하 전문가들 의견은 1980년과 비교해볼 때 북극 빙하가 25%가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지난 30년 동안 북극 빙하의 75%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10년 후, 2030년이면 여름에는 북극에 얼음이 없다고 말한다. 마지막 빙하기가 2만년 전이라니까 그때 결빙된 빙하는 2만년을 녹지 않고 있었는데 지구 온난화는 그 마지막 빙하까지 녹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지구 전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에너지는 태양열 에너지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열 에너지는 20%는 대기 중에 흡수되고 30%는 구름이나 먼지 등으로 반사되고 약 50%가 지표면에 도달해 흡수된다. 태양열 에너지가 대기, 해양, 지표면, 육지 등 지구 시스템과 작용해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온실효과로 기후를 결정하니 자연의 이치는 얼마나 위대한가? 지구는 자연적으로 400-500년 주기로 섭씨 1.5 높아졌다 낮아진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우리가 우려하는 지구 온난화는 지구 시스템에 의한 자연발생적 온난화가 아니라 산업혁명 후 화석 에너지 등장 후 생기기 시작한 기이한 현상이다. 지구 온난화 주범은 이산화탄소, co2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대기가 95% 이산화탄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드라이 아이스 형태의 고체라 온실효과가 일어나지 않아 대기 평균 온도가 영하 50도라고 한다. 그런데 금성의 대기는 96%가 이산화탄소인데 기체 형태로 있어 온실효과가 일어나 금성의 대기 평균온도는 420도다.
이산화탄소는 1800년대에는 280ppm, 1958년에는 315 ppm, 2000년에는 367ppm으로 늘어났다. 2005년 교토의정서는 6개 기체를 온실가스로 규정했는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이다.
이들 기체들은 대기중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열 에너지 중에서 적외선을 흡수했다 재방출하는 과정에서 높은 에너지를 뿜어내 지구 온난화를 재촉한다.
‘온난화 지수’는 각 기체들이 지구온난화 기여도에 따라 분류하는 수치인데 이산화탄소를 1로 가정할 때, 메탄은 23, 아산화질소는 296, 수소불화탄소는 1,300-11,000, 과불화탄소는 6,500-92,000 이다.
산업용으로 쓰이는 기체는 산업시설에서 통제가 가능하고 다른 물질로 전환시키거나 분해 시킬수 있으나 이산화탄소는 다른 물질로 전환하려면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래서 포집후 저장(capture and storage) 해야 한다. 그리고 6대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가 80%를 차지해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지목된다.

지구 온난화 진짜 주범은 인간이다
창세기에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을 정복하고 만물을 다스리라”고 했다. 인간들은 이 구절을 문자 그대로 해석했다. 생육과 번성이야 자연적 현상이니 그럴 수밖에 없지만 창세기가 쓰일 무렵에는 문명화가 상당히 진척되어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었고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로서 다른 생명체를 위협했음을 알 수 있다.
문명화가 진행됨에 따라 인구의 도시 집중화가 가속되었고 이는 자연 파괴로 이어졌다. 다른 생명체는 오직 인간만을 위해 존재했다. 더 빨리 더 편하게 인간의 삶이 변화될수록 다른 생명체와의 조화는 깨어졌다. 이미 많은 생명체가 멸종했고 멸종되어 가고 있다. 이제서야 인간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러나 때는 늦은 듯하다.
환경론자들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에미션 제로(Emission zero), 이산화탄소 배출을 전혀 하지 말 것을 제안했으나 에미션 제로로는 북극의 빙하 녹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즉, 북극곰의 멸종은 시간문제로 에미션 마이너스(emission minus),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까지 포집하여 저장하여야 북극곰 멸종을 막는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을 비롯해 강을 끼고 인류가 문명화된 지 약 만년이 지났다. 지구 나이 138억년에 비하면 만년은 구우의 일모만큼 하찮은 숫자지만 문명화로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며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 정신은 아직 저 아래에 있다.
환경론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육식을 줄이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목축업에서 생성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 강하다. 가축의 배설물, 되삭임 동물의 트림, 가축 사료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에, 목초지 확보를 위한 삼림 벌채와 방목은 사막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단백질의 공급원인 육류를 끊는다는 것은 불가능 하거니와 가령 육류 섭취를 안한다면 식물성 단백질에서 공급원을 찾아야 되는데 55억 인구가 먹을 콩을 재배하려면 새로운 농지개발로 황폐화를 부채질할 뿐이다.
지구를 잃어버리면 인간은 갈 곳이 없다. 우주 어딘가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행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 인간의 능력으로 찾기가 불가능하니 지구를 아껴야 한다. 아낄 줄 모르면 망해도 할 말이 없다.
천국, 지옥이 하늘 위에 있지 않고 지구에 있다. 인간이 마음먹기 따라 천국도 되고 지옥도 된다. 예수나 부처 같은 뛰어난 인물이 나타나 알아듣게 이야기했건만 깨닫지 못하고 딴짓 한다면 망해도 어쩔 수 없다.

기사 등록일: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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