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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주목한 총선 _ 오충근의 기자수첩
 
“바이러스 너는 우리를 이길 수 없다”

코비드-19로 전세계가 뒤숭숭한 가운데 모국에서는 4월15일 총선이 있었다. 이번 총선을 세계가 주목한 이유는 코비드-19를 성공적으로 통제한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코비드-19 관리하며 투표를 진행할 것 인가였다.
코비드-19가 대규모로 발병한 나라 중에서 최초로 선거를 치르자 코비드-19 확산없이 선거 가 무사히 치러진다면 선거를 앞둔 나라들의 지침이 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전염병이 창궐하자 선거를 연기했다. 미국도 예비선거가 중단된 상태다.
코비드-19의 위협속에서 치러진4.15 총선은 투표율 66.2%로 28년만에 최고를 기록해 코비드-19에게 “너는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선언했다.
코비드-19의 위협을 넘어선 총선은 여당에게 180석을 안겨줘 또다른 위협인 야당마저 제압했다. 이번 총선은 한국사회에 위협적인 두 존재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시민의 승리, 유권자의 승리일 뿐 그 누구의 승리도 아니다. 유권자들은 야당에게 말했다. “너는 우리를 이길 수 없다.”


야당의 잘못,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른다는 것

며칠 전만해도 제1야당의 정확한 당명을 몰랐다, 미통당인지 민통당인지. 선거에서 질 때마다 혹은 불미스러운 대형사고가 생길 때마다 당명을 바꾸고 당직자들이 일렬로 늘어서 사죄의 큰절 올리는 사진 내보낸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다.
한국 정치는 양당제 대통령 중심제다. 역대 총선은 거대 양당의 정치권력 다툼으로 보수와 진보라고 부른다. 양쪽을 구분하기 위해 편의상 보수 진보라고 할 뿐 두 정당은 보수 진보의 원래 의미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미통당은 극우정당이지 보수정당이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보수의 가치에 어울리지 않는 극우 인물을 많이 공천해 극우정당임은 나타냈다. 민경욱과 차명진이 좋은 예다. 민경욱은 공천과 번복을 거듭하다 공천이 확정되었고 차명진은 선거 막판에 제명시킨다 하더니 탈당권유로 가닥을 잡았다.
미통당이 보수정당이라면 공천과정을 통해 극우파를 걸러내야 하는데 걸러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니 유권자들이 걸러냈다. 야당이 극우성향을 버리지 못하면 유권자들이 다음 총선에서 미통당을 버릴 것이다.
양당제 선거에서는 절대지지층, 즉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다. 절대지지층 외에 부동층을 어떻게 설득해 어떻게 표를 얻느냐가 관건인데 철 지난 상품인 극우파 껴안다 보니 부동층이 외면했다. “우리는 너를 믿을 수 없어 표 못 주겠다.”
그 외에도 야당이 참패 당한 원인은 몇 가지 더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른다는데 있다. 공천에 깊숙이 관여했던 미통당 인사는 참패가 확실해지자 유권자에게 책임을 돌리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에서는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권력을 행사한다는 기본원리를 모르지 않을 텐데 이 같은 발언이 미통당의 공식 발언이 아니고 사견이지만 미통당이 유권자를, 시민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당, 의외의 대승을 감당할 수 있을까?

여당은 180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민주당 후보들이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일까? 선거운동은 미통당 후보들도 열심히 했다. 민주당 후보들이 민주주의 원리에 더 충실해서, 민생을 살피는데 더 충실해서, 나라의 장래를 더 심각하고 진지하게 생각해서 유권자들이 180석 만들어 주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크나큰 착각이다.
여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통령과 정부 덕을 보았다. 총선 직전 대통령 지지도는 58%였고 유권자들은 코비드-19 확산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정부, 복지정책으로 저소득층, 소외층을 돌보는 정부에 호감을 가졌다. 이런 긍정적 요소들이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민주당은 180석 의미를 잘 생각해야 한다. 과거 열린우리당 때, 2004년 17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과반수가 넘는 152석을 안겨주었으나 공룡이 제 몸무게 주체 못하고 허우적거리다 멸망하듯 열린 우리당은 그렇게 멸망했다.
이번에 다를까? 과거의 학습효과가 있으니 달라지겠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손 발 따로, 머리 따로, 가슴 따로 놀며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다 사라질 수도 있다.
민주당이 유권자의 여망에 부응하려면 민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공자도 “의식(衣食)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고 말했듯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더구나 코비드-19로 전세계 경제가 멈춰 서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1930년대 대공황만큼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진단해 경제회복이 쉽지는 않겠지만 민생을 챙기는 문제는 최우선 과제다.
우리는 6.25 폐허에서 근대화를 이뤘고 IMF도 이겨낸 저력이 있어 포스트 코비드-19 경제난도 이겨낼 힘이 있다.
민생문제 다음에는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각종 개혁 완성이다. 정치는 타협의 산물이고 법률은 입법권이 있는 의회에서 정파간의 타협과 절충의 산물이다. 원론적으로 맞는 말이다. 야당인 미통당은 새로 구성되는 의회에서도 타협과 협치를 들고 나올 것이다.
숫자만 믿고 야당 무시하지 말라는 의미도 있지만 민생이고 개혁입법이고 “우리 말 안 들으면 ‘독재’ ‘다수 횡포’라는 프레임 씌워 발목 잡겠다.”는 심모원려가 담겨 있다.
야당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180석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답이 보인다. 대승을 감당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여기 달려 있다.


미통당은 달라질까?

야당의 행태는 20대 국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대안 제시 없이 말 바꾸기, 생떼부리고, 발목 잡고, 사사건건 반대만 하고, 걸핏하면 거리로 나가 단식하는 척하고.
투표가 끝나고 미통당이 참패를 확인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아직 참패 원인분석 결과가 나오기에는 이르지만 아직까지 나오는 이야기가 “내 탓이요”가 아니라 “네 탓이요”다.
새누리당, 자한당, 미통당에 이르기까지 선거에서 패할 때마다 당명만 계속 바꾸면서 ‘네 탓’만 했지 ‘내 탓’은 하지 않았다. 이런 저런 처방이 나오겠지만 근본적 문제는 모른척하고 지엽적 문제나 건드리다 몇 달 후에 ‘도로 자한당’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 갈 것이다.
민주당이 야당 복은 타고 났다고 할 수 있다. 정치를 잘 하지 못해도, 민심에 부응하지 못해도 야당이 너무 못하다 보니 180석이나 당선되지 않았는가?
보수의 가치는 끊임없는 혁신에 있다. 보수의 아버지 에드몬드 버크는 “소나무가 늘 푸른 이유는 늘 잎을 새롭게 갈아주기 때문” 이라고 말했는데 미통당은 혁신도 하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받아드리지도 못했다. 지금이라도 인물을 키우면 2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홍준표가 복당해 대통령 후보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홍준표는 흘러간 인물로 민주당 정권 창출의 도우미 역할만 할 뿐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다음 총선에서 미통당은 과거 자민련처럼 경북 대구 지역정당으로 전락하고 그러다 소멸할 것이다.


굳어진 지역구도, 사실일까?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 이효상 콤비가 ‘신라 대통령’ ‘박혁거세 후손’ ‘호남 대통령 되면 경상도 씨 말린다’ 로 시작된 지역구도는 선거때마다 심화되었는데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경북 대구에서 민주당은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경상남도, 부산, 울산에서는 총 33석 중 7명이 당선되었다. 8석에서 1석 줄었다.
호남권에서는 28석 중 민주당이 27석 무소속이 한 석 당선되어 미통당의 무덤이 되었다.
지역구도는 심화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28.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번 24.4%보다 4.1% 올랐으나 당선자는 없다. 경북에서도 지난번 보다 오른 25%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상남도에서도 43.5%의 득표율을 나타냈다. 20대 총선 37.8%보다 올랐으나 당선자 수는 오히려 줄었다.
그 이유는 승자독식 선거제도에 있다. 단 한표라도 많은 사람이 당선되고 나머지 득표는 아무런 의미 가 없는 사표가 된다. 유권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이런 선거제도에서는 지역구도가 심화되고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불합리한 승자독식 선거제도 개선하면 지역구도가 개선될 것이다. 선거제도가 개선되어 양당제가 아니라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정당들이 등장해 시대착오적인 좌우 대결이나 진보 보수 대결을 끝내야 한다. 세상은 변해가는데 정치는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언제까지 좌우 놀음을 할 것인가?

기사 등록일: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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