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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 5월 12일자
 
 
 
캐나다와 중국의 갈등이 일촉즉발이다. 전입가경(漸入佳境)이다.
캐나다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8일 토론토 주재 중국영사관 소속 외교관을 추방했다고 발표했다. 그녀는 성명을 통해 캐나다 정치인을 사찰한 혐의로 그를 외교적 ‘기피인물’(person non grata)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수 시간이 지난 후 중국 정부는 상하이에 있는 캐나다 영사를 같은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추방했다. 이유는 ‘국제 관계 훼손’이다. 팩트 없는 추방 이유에 외신들은 ‘보복’이라고 평했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1일 글로브앤메일은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이 작성한 일급비밀문서를 인용해 중국이 캐나다 보수당 소속 마이클 청 하원의원을 사찰한 의혹을 제기했다. 마이클 청 의원은 2년전 중국의 신장지구 위구르족 탄압을 인종학살로 규정하자면서 하원 결의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중국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올라가 있는 인물이다. 그는 홍콩 이민자의 아들이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청 의원의 친인척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캐나다 주재 중국 외교관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했으며 그는 청 의원과 홍콩에 거주한 친인척을 협박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주지하다시피 캐나다와 중국의 냉각기는 2018년 중국의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 회장을 캐나다에서 체포해 미국에 넘겨준 일이 시발이 됐다. 지난해 6월에는 캐나다의 해상 초계기에 중국 전투기가 초근접 비행한 일까지 발생해 양측의 갈등은 한층 고조된 상태다. 이후에도 중국의 캐나다 정치개입이 불거져 나오면서 캐나다의 반중 분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는 중상모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양국의 이번 외교관 추방 공방은 각 국가의 수장이 직접 주목하며 코멘트를 날리고 있는 사안이어서 한동안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뉴스 중 하나는 영국 대관식이다.
작년 9월부터 공식적으로 국왕으로 재위하고 있던 찰스 3세가 6일 대관식에서 에드워드 왕관을 받았다.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공식 천명한 셈이다. 이중에는 캐나다를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가 포함되어 있다. 모두 앵글로 색슨계 백인 위주로 구성된 나라들이다.
대관식이 있던 날 캐나다 정부는 흥미로운 통계치를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오늘날 캐나다에 거주하는 인구 3명 중 1명은 자신의 뿌리가 영국에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영국 혈통이라고 답한 사람은 1,110만명이었다. 이들 중 거의 절반 가량은 자신의 뿌리가 옛 영국이라고 했고 나머지 중의 대다수는 스코틀랜드가 뿌리라고 답했다.
여전히 영국인의 혈통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캐나다 조차도 영국왕을 수장으로 두는 입헌군주제를 폐지하자는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인구의 절반 이상인 53%가 군주제에 반대했다. 또 60%는 찰스 3세를 국왕으로 인정하는데 반대했다.
어찌보면 이상할 일도 아니다. 현대적 민주주의가 자리잡았어야 할 선진국이 아직까지 군주제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풍요를 누린 데는 식민 착취의 흑역사가 있다면서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전통을 중시하는 모습이다. 캐나다 화폐에 새겨졌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이 가을께 찰스 국왕의 초상으로 바뀌고 찰스 국왕의 얼굴이 담긴 우표는 이미 제작돼 판매되고 있다.

화제를 돌려본다.
며칠전 한 사이트를 통해 ‘영웅’이란 영화를 보았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이 영화는 1909년 일본 총리였던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뮤지컬 영화다. 안중근 역을 맡은 정성화 배우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순간순간 코끝을 찡하게 하는 장면들이 많은 영화였다. 특히 그의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눈물을 흘리면서 수의를 만드는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조 마리아는 아들 안중근에게 편지를 써서 전달하는데 내용은 이렇다.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엊그제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셔틀외교의 복원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수언론은 양국의 경제 안보 협력과 논란이 되고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 합의를 비중있게 보도했지만, 진보언론들은 과거사 문제에 진전이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사를 정리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는 일관된 ‘나홀로 청산’(경향신문) 방식을 일제히 비난했다.
사실 후쿠시마 오염수도 양국의 합의 발표 후 나온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안정성 평가 같은 시찰 검증이 아니라 후쿠시마 오염수 안정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기껏 한일 정상회담 성과로 내세운 정부의 꼴이 볼쌍사납게 됐다. 주지도 않았는데 받았다고 떠벌리는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은 “1백년 전의 일로 일본의 무릎을 꿇으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데 이어 이번에도 “과거사 문제는 진정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의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본을 두둔했다.
윤 대통령의 일관된 역사의식은 민중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역사적) 반일감정을 버리고 미래만 보자고 강요하고 있는 셈인데, 그것을 누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오랜 세월이 흐르고, 또 지나는 세월 속에 일본의 깊은 사죄가 겹겹이 쌓여 간다면 자연스럽게 과거는 과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에 역사적 마무리(?)를 짓기 위해 독단적으로 과거와 민심과 감정을 자신의 영역 안에 두고 칼질하는 것은 훗날 역사의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아직도 정부의 배상변제 해법에 반대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유일한 해법’이었다며 여전히 자신의 결정에 흔들림이 없다.
분명 어느 시기가 되면 ‘영웅’이란 영화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흥행도 안될 것이고 할머니 세대의 일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영화 ‘영웅’의 흥행을 이런 정치외교 행위와 결부시켜 확대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의 수많은 댓글에서 읽혀지는 민심을 들여다보고 긴 호흡을 가져달라는 말을 윤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다. 그의 취임 1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바라는 국민은 55%였다.

앨버타주가 산불로 인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주말 CBC 방송이 하루종일 메인뉴스로 이 소식을 전하고 있어 CN드림 웹사이트에 속보로 올렸는데 취재 당시 1만3천여명이었던 대피자가 이틀 사이 3만명으로 늘었다. 100건이 넘는 크고 작은 화재가 동시다발로 발생해 서울의 2.5배에 달하는 면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불길은 석유산업 시설까지 번져 상당수의 에너지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행히 대피자 수도 2만4천으로 줄어들고 통제불능 화재도 30여건에서 20여건으로 감소했다. 기온이 낮아지고 비 덕분이기도 하고 연방정부와 다른 주에서 파견한 소방인력들의 지원 덕분이다.
이번 산불화재로 한 주 동안 12개 이상의 지역사회에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도로가 폐쇄되고 화재로 대기질 경보가 발령됐으며 수백개의 전봇대가 소실돼 지역마다 정전이 발생했다. 그야말로 인간이 어찌 해볼 수 없는 자연재해다.
앨버타 주정부는 산불로 인해 집에서 7일 이상 대피한 모든 주민들에게 긴급 지원금을 지급키로 했다. 성인은 1,250달러를 받으며 미성년 자녀 1인당 500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이번 앨버타 산불소식은 전국은 물론 전세계 외신들도 일제히 긴급 뉴스로 타전하고 있다. (본지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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