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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_ 1월 25일자
본보 머릿기사로도 보도했듯 급증하는 캘거리의 사회범죄가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제는 아침뉴스에서 심각한 사건사고 기사를 접하는 일이 익숙해졌다.
지난 금요일 캘거리 SE 그레이스 침례교회 앞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필리핀 여성의 살인사건이 한주내내 화제가 됐다. 그녀의 힘든 이민생활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고 여성들의 안전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아르셀리 라오간씨로 확인된 그녀는 필리핀에서 7형제중 둘째로 태어났다. 20년전 대학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한 뒤 자녀를 다섯을 낳은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혼자 홍콩으로 건너갔다. 시부모까지 함께 사는 대가족을 위해 그곳에서 2년동안 유모로 일했다.
오랜 객지생활에 지쳐갈 무렵 토론토에 이민와 정착을 하고 있던 그녀의 남매가 캐나다이민을 권했다. 그녀는 당시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좀더 행복하고 나은 삶을 위해 캐나다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녀는 토론토에서 또다시 유모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캐나다인 고용주와의 연결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했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 터전이 필요했다. 대가족이 생활하려면 물가가 싸고 직업을 구하기 손쉬운 곳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도시가 캘거리였다. 4년전이었다.
그녀는 남편과 5명의 아이들을 초청하기 위해 이민신청을 했다. 그리고 닥치는대로 일을 해 돈을 모았다. 인쇄회사에서 서류를 카피해주는 일은 그녀의 풀타임 직업이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식당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했다.
필리핀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전공분야에서 직업을 갖고 싶어 했다. 그래서 친구들의 세금신고하는 일들을 맡아서 했다. 그녀의 또다른 꿈이었다.
그녀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거친 삶의 질곡에서 벗어나 이제 막 꿈이 이뤄지려는 순간 어처구니없이 그녀의 모든 노력이 공허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6년동안 떨어져 있던 엄마와 함께 캐나다에서 살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들에게 그녀의 죽음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일 것이다.
이 여성의 사연이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우리 이민자들이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캘거리 한인 가운데도 모국에 가족을 놔두고 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들이 많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가족없는 객지에서의 생활이 편할리는 없다.
엊그제 만난 한 교민에게 이 필리핀여성에 관한 소식을 전했더니 그녀가 불쌍하다며 자기 일처럼 몹시 슬퍼했다. 그 역시 아내와 자식을 한국에 놔두고 취업비자로 1년간 일하는 처지여서 ‘기러기’의 아픔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듯 싶었다.
캘거리는 여전히 지구상에 살기 좋은 도시중 하나이지만 자정무렵 오사카공원을 혼자 거닐 정도의 일본만큼 안전하지도 않고 사회보장제도가 좋아 의료비가 들지는 않지만 아프면 언제나 치료받을 수 있는 미국이나 한국만큼 편하지도 않다.
필자는 취재기사의 아이디어를 얻거나 <세상읽기> 칼럼을 쓰기 위해 아침마다 캘거리 신문들을 훑어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이런저런 사건이 발생할 때 “캘거리에서는 드문(rare) 일”이라는 신문기사 표현을 보게 된다. 지난주에 발생한 어린이 납치사건이나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다 봉변당한 사건 같은 경우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늘 발생하는 범죄들이 캘거리가 예외될 수 없듯이 이제 ‘rare’라는 단어가 쓰일 일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그만큼 다양한 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고 언제든 나와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화제를 바꿔본다. 먼저 주식폭락사태다. 주초부터 전세계의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비롯된 미국의 경제침체 우려와 금융위기 불안감 때문이다.
캐나다와 미국은 물론 영국,독일,프랑스 증시가 9.11사태 이후 최대의 낙폭으로 하락했고 아시아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중국증시가 폭락하면서 한국증시의 낙폭도 컸다.
전세계가 이렇게 금융위기로 요동을 치자 미국 중앙은행은 22일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75% 포인트 인하했고 캐나다도 0.25% 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패닉 상태는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미국발 경제불안 위기는 여전히 남아있어 세계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위태한 모습이다.
한국은 삼성 특검이 진행되면서 삼성가의 미술품 소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검은 에버랜드를 압수수색해 수천점의 미술품을 확인했다. 이곳 외에 삼성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은 약 1만5천여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국보,보물급에 해당하는 것만도 1백점 이상이라고 한다. 삼성은 비자금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수집한 의혹을 받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인수위가 대학입시 개선안을 발표해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 사이에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수능과목을 없애고 2012년까지 대입 완전자율화의 수순을 밟는 3단계 자율화조치인데 내신이 없어지고 대학에 본고사가 부활될 가능성이 많아져 큰 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이나 교육부장관의 취향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입시제도에 늘 학생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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