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카멜 다운타운의 쇼핑몰 모습들입니다.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1978년인가 시장직을 지냈던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구요 이 근처에 유명골프대회가 자주 열리는 패블비치 골프리조트가 있기도 하죠.
이곳 카멜 마을에 들어서면 금세 느낄수 있는것은 프렌차이스 샵들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길거리에 많은 커피숍과 레스토랑 그리고 모텔 호텔등도 모두 개인소유의 브랜드들 뿐입니다. 미국 캐나다를 여행하다보면 프렌차이스들로 뒤덮고 있어 각 도시의 개성이 별로 없다는게 단점인데요 이 마음을 독특한 정책을 유지해서 관광객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만들어줍니다.
걸어서 다녀도 한두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은 타운 중심가에는 갤러리도 많은데 이것만 돌아봐도 여행 본전을 뽑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바닷가를 끼고 이어지는 주택가들은 동화속에서나 나옴짐한 멋지고 환상적인 저택들을 구경하는 것도 큰 재미죠.
그런데 미국내에 프렌차이스가 없는 마을이 또 하나 있는걸 최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름은 오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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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맥도널드는 절대 못들어가는 미국 이 도시!!
미국은 체인 공화국이다. 프랜차이즈의 원조이기도 할 뿐더러 세계 곳곳에서 마주치는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등 전지구적 위세를 떨치는 체인점들은 그 자체가 미국식 자본주의의 성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안에서의 위세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인구가 몇 안되는 시골마을에도 고속도로 출구 주변엔 어김없이 익숙한 이름의 체인 카페와 햄버거집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런 미국에 체인 청정 도시가 있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으로 100㎞ 떨어져 있는 오하이(Ojai)다. 맞다. 오자이가 아니라 오하이!
오하이는 인구 약 7500명, 면적 11㎢에 불과한 소도시다. 한국의 ‘읍’과 비슷한 규모인데 2007년 이곳 시의회가 미국에서도 이례적인 조례를 제정했다. 도시 안에 체인점 입점을 전면 금지하는 조례다. 현재 오하이 시내에는 주유소(쉐브론 등)와 은행(BOA·웰스파고 등) 외엔 체인 상점을 찾아볼 수 없다. 주유소와 은행마저도 185㎡(56평) 이하로 면적을 제한했다.
대체 이 도시는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 2007년 법 제정 당시 스콧 아이커 오하이 상공회의소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오하이에 스타벅스가 없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오하이만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주민들의 경제 활동이 거대 자본에 침해 당하지 않는다는 게 중요하다. ”
공식 기록은 없어도 사람들 사이에서 미국의 첫 체인점 거부 도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오하이에는 체인 샌드위치 가게가 있다. 2007년 조례 통과 직전에 문을 연 ‘저지 마이크스 서브스’다. 여기는 순전히 공무원 실수 때문에 살아남았다. 당시 시청 직원이 ‘뉴저지에서 온 마이크가 하는 샌드위치 집’이라고 생각해 허가를 내주었다고 한다. 베로니카 콜 오하이관광청 홍보이사는 “허가를 내준 뒤 전국적으로 300여 개가 있는 체인점 중 하나라는 걸 알고는 개점 당시 도시 미관을 고려해 스페인풍으로 외관을 꾸미도록 했다”며 “다행히 직영이 아니라 이곳 주민이 운영하는 가맹점이라 수익 대부분은 지역사회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조례 제정 전에도 오하이에는 건물과 간판 디자인을 규제하는 법이 있었다. 시에서 왕복 2차로인 중심가를 4차로로 확장하려다 시민들의 반대로 포기한 적도 있다. 편리하지만 획일적인 도시화보다 불편한 나만의 색깔을 추구하기에 빚어진 일들이다.
그래서인지 도시 분위기는 판박이처럼 똑같은 여느 미국 소도시가 아니라 꼭 스페인의 어느 작은 도시 같다. 유리공장을 운영하던 에드워드 리베이가 1917년 화재로 전소된 오하이 중심가에 연 스페인풍 아케이드와 종탑이 그런 느낌을 진하게 전해준다. 예술가들은 아케이드 안에 갤러리와 부티크숍을 열었고, 주민들은 주변에 식당과 카페를 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00년동안 다운타운의 분위기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동서로 길게 뻗은 계곡에 들어앉은 오하이는 평화로운 분위기다. 예부터 신비한 기가 흐른다는 전설이 있었고, ‘미국의 샹그릴라(지상낙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래서인지 영성가와 예술가들이 많이 찾는다. 인도의 영성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가 특히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1922년부터 86년까지 오하이에서 살았다. 그의 영향을 받은 존 레넌과 오노 요코, 배우 찰리 채플린, 화가 잭슨 폴록도 수시로 오하이를 찾아와 휴식을 누렸다. 지금도 할리우드에서 수많은 셀레브리티들이 오하이에서 조용히 쉬었다 간다.
어찌 보면 마냥 심심한 도시를 여행객은 왜 찾을까. 아침에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할 수도, 급할 때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을 수도 없는데 말이다. 대신 사람들은 오하이 식으로 먹고 걷고 자는 것만으로 치유를 누린다. 파머스마켓이 열리는 일요일이면 질 좋은 유기농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국식 귤과 비슷한 픽시 탠저린, 이탈리아·스페인산에 견줄 만한 올리브 등이 오하이에서 난다. 와이너리도 있다. 이런 싱싱한 농산물로 만든 건강식을 개성 넘치는 식당에서 대도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오하이에서는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등산복 빼입은채 작정하고 산을 타기보다 조용히 명상하며 산책을 즐긴다. ‘메디테이션 마운트’에 좋은 산책로가 있다. 산이 아니라 도시 동쪽 해발 440m에 있는 명상 센터다. 이곳에 있는 ‘국제 평화의 정원’을 걸어봤다. 사찰 일주문 같은 건축물을 지나니 아담한 동양식 정원이 있었다. 사람들은 차분히 걸으며 자연 경관을 감상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었다. 수다를 떨거나 스마트폰을 만지는 사람은 없었다. 고요 속 평화를 누리기 완벽한 정원이었다.
오하이에는 근사한 숙소도 많다. 물론 힐튼·하얏트 같은 대형 체인 호텔은 하나도 없다. 대신 미국 스파 리조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오하이 밸리 인 앤 스파’가 있고, 크리슈나무르티가 살던 집을 개조한 ‘페퍼 트리 리트리트’도 있다. 요가·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숙소도 있다. 이런 숙소 대부분이 음주·흡연을 금하고, 12세 미만은 아예 받지 않는다.
오하이 시민들은 요즘 고민이 많다. 대형 호텔과 식당이 없는데도 관광객이 늘면서 도시가 시끄러워졌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베로니카 콜 오하이관광청 홍보이사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주민들이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지금의 분위기를 잘 간직해야 방문객도 오하이의 매력을 발견하고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비한 기를 체험하진 못했지만 평화로운 하루를 보낸 뒤 차를 타고 도시를 빠져나왔다. 도시의 경계를 벗어나자마자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맥도날드·서브웨이·웬디스 등 주차장 널찍한 체인 패스트푸드점이 연거푸 눈 앞에 나타났다.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여긴 미국 아니었던가.
오하이는 인구 약 7500명, 면적 11㎢에 불과한 소도시다. 한국의 ‘읍’과 비슷한 규모인데 2007년 이곳 시의회가 미국에서도 이례적인 조례를 제정했다. 도시 안에 체인점 입점을 전면 금지하는 조례다. 현재 오하이 시내에는 주유소(쉐브론 등)와 은행(BOA·웰스파고 등) 외엔 체인 상점을 찾아볼 수 없다. 주유소와 은행마저도 185㎡(56평) 이하로 면적을 제한했다.
캘리포니아 오하이, 2007년 체인점 금지 조례
존 레넌도 자주 찾던 명상으로 유명한 도시
공식 기록은 없어도 사람들 사이에서 미국의 첫 체인점 거부 도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오하이에는 체인 샌드위치 가게가 있다. 2007년 조례 통과 직전에 문을 연 ‘저지 마이크스 서브스’다. 여기는 순전히 공무원 실수 때문에 살아남았다. 당시 시청 직원이 ‘뉴저지에서 온 마이크가 하는 샌드위치 집’이라고 생각해 허가를 내주었다고 한다. 베로니카 콜 오하이관광청 홍보이사는 “허가를 내준 뒤 전국적으로 300여 개가 있는 체인점 중 하나라는 걸 알고는 개점 당시 도시 미관을 고려해 스페인풍으로 외관을 꾸미도록 했다”며 “다행히 직영이 아니라 이곳 주민이 운영하는 가맹점이라 수익 대부분은 지역사회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조례 제정 전에도 오하이에는 건물과 간판 디자인을 규제하는 법이 있었다. 시에서 왕복 2차로인 중심가를 4차로로 확장하려다 시민들의 반대로 포기한 적도 있다. 편리하지만 획일적인 도시화보다 불편한 나만의 색깔을 추구하기에 빚어진 일들이다.
그래서인지 도시 분위기는 판박이처럼 똑같은 여느 미국 소도시가 아니라 꼭 스페인의 어느 작은 도시 같다. 유리공장을 운영하던 에드워드 리베이가 1917년 화재로 전소된 오하이 중심가에 연 스페인풍 아케이드와 종탑이 그런 느낌을 진하게 전해준다. 예술가들은 아케이드 안에 갤러리와 부티크숍을 열었고, 주민들은 주변에 식당과 카페를 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00년동안 다운타운의 분위기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동서로 길게 뻗은 계곡에 들어앉은 오하이는 평화로운 분위기다. 예부터 신비한 기가 흐른다는 전설이 있었고, ‘미국의 샹그릴라(지상낙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래서인지 영성가와 예술가들이 많이 찾는다. 인도의 영성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가 특히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1922년부터 86년까지 오하이에서 살았다. 그의 영향을 받은 존 레넌과 오노 요코, 배우 찰리 채플린, 화가 잭슨 폴록도 수시로 오하이를 찾아와 휴식을 누렸다. 지금도 할리우드에서 수많은 셀레브리티들이 오하이에서 조용히 쉬었다 간다.
어찌 보면 마냥 심심한 도시를 여행객은 왜 찾을까. 아침에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할 수도, 급할 때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을 수도 없는데 말이다. 대신 사람들은 오하이 식으로 먹고 걷고 자는 것만으로 치유를 누린다. 파머스마켓이 열리는 일요일이면 질 좋은 유기농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국식 귤과 비슷한 픽시 탠저린, 이탈리아·스페인산에 견줄 만한 올리브 등이 오하이에서 난다. 와이너리도 있다. 이런 싱싱한 농산물로 만든 건강식을 개성 넘치는 식당에서 대도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오하이에서는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등산복 빼입은채 작정하고 산을 타기보다 조용히 명상하며 산책을 즐긴다. ‘메디테이션 마운트’에 좋은 산책로가 있다. 산이 아니라 도시 동쪽 해발 440m에 있는 명상 센터다. 이곳에 있는 ‘국제 평화의 정원’을 걸어봤다. 사찰 일주문 같은 건축물을 지나니 아담한 동양식 정원이 있었다. 사람들은 차분히 걸으며 자연 경관을 감상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었다. 수다를 떨거나 스마트폰을 만지는 사람은 없었다. 고요 속 평화를 누리기 완벽한 정원이었다.
오하이에는 근사한 숙소도 많다. 물론 힐튼·하얏트 같은 대형 체인 호텔은 하나도 없다. 대신 미국 스파 리조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오하이 밸리 인 앤 스파’가 있고, 크리슈나무르티가 살던 집을 개조한 ‘페퍼 트리 리트리트’도 있다. 요가·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숙소도 있다. 이런 숙소 대부분이 음주·흡연을 금하고, 12세 미만은 아예 받지 않는다.
오하이 시민들은 요즘 고민이 많다. 대형 호텔과 식당이 없는데도 관광객이 늘면서 도시가 시끄러워졌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베로니카 콜 오하이관광청 홍보이사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주민들이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지금의 분위기를 잘 간직해야 방문객도 오하이의 매력을 발견하고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비한 기를 체험하진 못했지만 평화로운 하루를 보낸 뒤 차를 타고 도시를 빠져나왔다. 도시의 경계를 벗어나자마자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맥도날드·서브웨이·웬디스 등 주차장 널찍한 체인 패스트푸드점이 연거푸 눈 앞에 나타났다.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여긴 미국 아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