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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아들 현이(세번째)
작성자 어진이     게시물번호 17206 작성일 2023-07-24 12:19 조회수 1011

막내 아들 현이(세번째)   2005-3-22

지난 4월에도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탈락이 되었고, 그때도 여자가 선택되었는데…… 이번에도 둘중에 하나! 거기다 여자! 우리회사에서 성실하게 일한 사람! 이상하게 마음이 조여들기 시작했다.
그 여자만 아니면 현이가 되는 것은 받아 논 밥상인데…’
만약 현이가 안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을 blame하지 말자
그리고 현이가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현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내는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열심이 하고 있었다. 화요일 저녁, 온 가족이 말은 안했지만 생각하는 것은 한 가지인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여자냐? 아니면 막내 현이냐?  아내도 뒤척이면서 잠을 설치는 것 같았다. 나도 잠을 설쳤다.
도대체 자식이 뭐길래~!’
이번 주말까지는 결정이 나겠지…”

수요일 아침에 출근을 하자마자, 평소에 하던 것처럼 computer를 켜고 e-mail check했다.
~ Brian한테서e-mail이 왔네!’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Mouse를 잡은 손이 경련을 일으켰다. 눈을 질끈 감고 click했다.
눈을 뜨는 순간,
현이를 채용하기로 했다. 아직까지는 너와 나만 아는거다! 수요일 오후에 현이한테 전화 연락이 갈꺼고, 목요일에 모든 서류에 sign을 할꺼다.”
Brian
이 고마웠다! 내가 애를 태우는 걸 알고 화요일 저녁에 보낸 e-mail이었다.

우선 아내 세탁소에 전화를 했다. 일부러 목소리를 깔았다.
여보 힘 안들어?”
아니, 괜찮아요
나 당신한테 할 이야기가 있는데…” 맥없는 목소리!
현이 이야기야?”
~” 더 맥없는 목소리!
~됐구나~!” 아내의 목소리가 애처로웠다.
“……”
할수 없지 뭐~”
“……”
여보~, 우리 현이 어떻게 하지~?” 아내의 목소리는 울기 직전이었다.
“……
어떻게 하긴~ 우리 회사에 다니면 되지
“…???”
아내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너무 심했나?
“……
여보~, …현이가… job잡은거야?”
그래
정말~?”
그렇다니까
~~ ~~~ ~~ ~~~ ~~~~~~~”
아내는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맘껏 소리지르게 가만 놓아두었다.
한참 괴성을 지르던 아내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여보~ 여보~~~ 당신……”
“……”
당신 울어~? 울어~?”
“……
~ ……”
나도 가슴이 찡~했다.
얼마나 가슴을 졸였으면……’
얼마나 좋았으면…… 저렇게 소리를 지르다가 울까?!’
하나님, 감사합니다

현이한테 전화할까?”
사모님, 참으세요. 지금 공부 가르칠텐데
빨리 알려주면 좋은데…”
참았다가 점심시간에 전화해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너무 흥분해서 실수하지 말고 일 잘해!”

전화를 끊고 Brian 사무실에 내려갔다.
“Brian,
고맙다
고맙긴? 내가 고맙지, 좋은 일꾼을 소개해줘서
~ 그런데 내가 너와 이야기한게 아무래도 맘에 걸린다
그렇게 생각하지마. 다섯 명이서 그 여자를 인터뷰했는데, 다섯 사람 모두 만장일치로 현이를 채용하기로 했어. 나 혼자 한 결정이 아니야
좌우지간 고맙다
천만에” Brian의 사무실을 나섰다.
날아갈 것 같았다!

도대체 자식이 뭐길래……” 혼자 중얼거렸다.


꼬리글: Sonia에게 Squash를 가르쳐 주길 정말 잘한 것 같다. Squash를 치고 오면서 Sonia가 내게 정보를 주지 않았다면 막내가 직장을 잡았을까? Sonia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Squash를 더 잘 가르쳐 줘야겠다.

온 가족이 막내가 직장을 잡은 걸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한편으로 걸리는게 있었다.
마지막 까지 경선을 벌인 그 여자와 가족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지난 4월달에 우리가 느꼈던 그런 심정이겠지?’
내 아들이 직장이 되었기 때문에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 여자도 빨리 직장을 잡았으면 참 좋겠다.

현이는 자원봉사를 그만두고 소뿔도 단김에 뽑으라 했다고 그 다음 주 월요일 부터 출근했다. 아내는 오후2~3시 까지 침대에서 딩구는 막내를 보지 않는게 제일 좋다고 했다. 막내는 나에게 소개비로 여름에 Golf green fee를 세번 내어 주기로 약속했다. 막내는 벌써 넉달을 일했다. 막내는 대학에서 Robot에 아주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 덕을 톡톡히 보는 것 같았다. 주위에서 인정을 받아서 4월에는 회사에서 거금(?)을 들여 일 주일간 교육을 보내준단다.

백수시절에 막내가 오후 2~3시 까지 침대에서 딩구는게 싫어서 Health Club Membership을 사주고 점심시간에 억지로 끌어내서 일 주일에 두번씩 Squash를 쳤었다. 그 덕분에 막내는 지금 회사에서 Squash Club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다. 15명이 참석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그덕에 Health Club에서는 Corporate Membership을 허락해 주어서 모두 20%의 할인을 받게 됐다. 현재는 막내가 Squash ranking 1위이고 내가 3위이다. 언젠가는 막내를 깨고 내가 1위가 되는 꿈을 꾸어 본다. 꿈이 너무 야무진가?

 

은경이: 정말 멋져요~ *^^* 짝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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