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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진정하고 주말을 즐기세요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6094 작성일 2013-01-05 14:51 조회수 2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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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던져놓고 다시는 이 게시판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선언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그 말은 상대의 답변이 만만해서 깨부술만 할 때는 슬며시 다시 나타나되 그렇지 않으면 안 나타나겠다는 의도를 애둘러서 실토하는 말 입니다.

다만 안 나타나게 될 확률이 압도적일 거라고 님 스스로 믿는 일종의 자신감 결여때문에 책임을 미리 회피해 보고자 내뱉는 보험성 발언이라는 추측을 하게 할 뿐 입니다.

토론에 지고 이기는 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언제나 자신감을 가지세요.

토론에 임하려면 solid 한 자료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거 중요합니다. 그러나 토론의 성패는 자료의 많고 적음에서 좌우된다기 보다는 자료와 통계를 컨텍스트 안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해 내느냐 하는데 달려 있습니다.

꿰이지 않은 구슬처럼 산만하게 널려있는 자료들을 선택적으로 발굴해서 이론화할 수 있는 무기로 조직하는 능력은 전적으로 패널의 자질에 달려있습니다. 패널의 능력이란 말주변이나 글재주에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자료에 대한 해석과 선택감각에서 드러나는 것 입니다.

그렇다면 다이아스포라 님은 패널로서의 자질이 우수한 분 일까요?

외람되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간단하게 사례 하나만 들어보겠습니다. 

님께서는 제 1 차 연평해전 직후 유엔사에서 남북 양측에 자제를 요청하는 공개문서를 자료라고 가져오셨습니다.

그 문서의 핵심 문장부터 읽어볼까요.

During the ninety-minute meeting, UN Command generals recommended that both sides withdraw their naval forces to their respective sides of Northern Limit Line. The Command expressed concern that continued naval intrusions could further escalate tension in the region. The UN Command stressed to the North Korean delegates that the Northern Limit Line has existed for many decades and both South and North Korea have acknowledged that a practical separation line exists in the waters off the east and west coasts of the Korean peninsula.

남북 양측에 자제를 요청하는 일종의 권유사항입니다. NLL technical separation line 이라고 하지 않고 practical separation line (현실적인 분계선)이라고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유엔사 입장은 남북간의 물리적 충돌직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일종의 정치적 제스처로서 발표되었습니다. 정치적 입장이란 상황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 입니다.

이 정치적 문서를 1974 년 기록된 후 2000 년 에야 기밀이 해제된, NLL에 대한 미국의 진짜 공식입장이 담긴 CIA 기밀문서 The West Coast Korean Islands와 동격으로 비교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다이아스포라 님께서 언론 배포용 문서를 언제 어디서나 아무때나 적용될 수 있는 공식입장으로 해석하고, 미 국무부 기밀문서나 CIA 기밀문서와 동급의 자료로 판단했다는 것은 패널로서의 통찰력과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준다고 하겠습니다.

남북기본합의서가 아직도 유효한지 여부는 제게 질문할 게 아니라 변희재 라는 분에게 가서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그 분은 그 합의서에서 북코리아가 NLL 을 인정했다고 주장한 것이고, 싸르니아는 1994 년 미국의 영변폭격시도로 남북기본합의서를 출산시킨 남북고위급회담체제가 무너졌기 때문에 그 합의서가 더 이상 유효한 것 같지는 않지만 백보를 양보해 유효하다고 쳐도, 그 부속합의서에서 NLL 의 개념은 재협상 대상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었습니다. 본문을 제대로 읽고 완벽한 독해를 마치신 후 질문하는 습관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또 한가지,

훌륭한 패널로 자리잡으려면 언어가 감정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상대방을 정신병자로 몰거나 욕설을 퍼 붓는 행위는 스스로의 초라함만 부각시킬 뿐 입니다.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종파주의와 조직지상주의, 일부 발언에서 노정된 편향적 친북노선 때문에 싸르니아는 그들을 지지하지 않지만, 님처럼 이정희X 운운하는 것은 혐오감이 드는 비열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종북이라는 말은 도대체 그 단어의 어원이나 알고 쓰시는지 모르지만 눈치를 보아하니 모르고 사용하시는 거 같아 잠깐 설명드리겠습니다.

종북이란 말은 보수쪽에서 만든 말이 아니고 2001 2002 년 민노당 내부당파간 노선-이론 투쟁과정에서 탄생한 단어입니다. 한반도 현대사에서 북코리아 조선로동당의 가치와 위상에 대해 격렬한 내부토론이 벌어졌을 때 주체사상 등 북 코리아 세계관이 차지하는 위상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 당파가 높게 평가한 당파를 가리켜 사용한 단어입니다. 당파명칭이지요. 이 단어는 한동안 사용이 뜸하다가 2008 년 민노당 내부 NL-PD 논쟁과 분당과정에서 다시 제기됩니다  

종북이란 말은 듣기 좋고 싫고 문제라기 보다는 그 말이 뭘 의미하는 건지도 모르는 분들이 아무한테나 불쑥불쑥 사용하니 귀여울 따름이지요 

방금 글을 읽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적어도 자료선택 요령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짧게 글을 달아보았습니다.

노래 좋죠제과점에서 빵이라도 하나 사다가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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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3-01-0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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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ical separation line은 인터넷에 안나오는데 혹시 어디에 있나요? practical separation line 땜에 분쟁이 일어나는 것인데 그러니까 남북이 대화를 잘해서 잘처리해야 되는데 북측도 문제지만 이명박 정부는 5년동안 정권유지에 급급하였지요. 제가 말한 정권유지라는 것은 거의 아사상태에 있는 정부를 남북갈등으로 극보하려는 외교활동없는 짓이라는 것이구요.

위의 검색어 찾다가 좋은책 자료 찾아냈습니다.
The United States and Biological Warfare: Secrets from the Early Cold War and Korea

http://www.amazon.com/The-United-States-Biological-Warfare/dp/0253334721/ref=sr_1_1?ie=UTF8&qid=1357426048&sr=8-1&keywords=The+United+States+and+Biological+Warfare

clipboard  |  2013-01-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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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ical 이란 표현은 아무데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분계선이란 강점이든 뭐든 교전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있어야 그 기술적 동의-합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 NLL 에는 그런 합법적 근거가 없으니까요.

NLL 문제는 어차피 남북 정부간의 고도의 정치적 타결로 밖에는 해결될 수 없고, 그 정치적 타결을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고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 중 하나는 북코리아 특유의 정치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건 제 생각이 아니라 여야를 막론하고 대북라인에서는 일종의 철칙처럼 인정되고 있는 원칙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공식라인에서 삼대세습 운운하며 북의 정치문화를 공격하지 않는 이유는 통합진보당에서 삼대세습을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이유와 같습니다. 철딱서니없는 길거리 보수들만 주변에서 왜가리처럼 떠들고 있는 거지요.

삼대세습 운운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척 정의로운 대열에 서 있는 것 처럼 착각할 수 있는데, 그건 전쟁슬로건을 들고 선동하고 있는 극우들이 북코리아의 특수한 정치문화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일반인들에게 끊임없이 선전을 해 왔기 때문입니다. 북의 예민한 특수성을 자극하는 순간 남북관계는 파탄의 길로 접어들 수 빆에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1994 년 7 월 김주석 이 사망했을 때 북 인민들 절대다수가 진심으로 슬퍼하는 모습은 재작년 12 월 김정일 위원장 사망 때도 그대로 재연됐습니다.

상대방의 특수한 정치문화를 일단 현실로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는 코리아반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마지막 한 문장에 지금까지 한 모든 말이 다 들어 있는 거겠지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3-01-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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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북한의 정치적 현실은 어떤 형태든 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이 그다지 이념적으로 무장되지 않은 것은 생계형/이민형 탈북자들을 보고 짐작한 바고 동구유럽은 물론 러시아 그리고 중국을 봐도 그렇구요. 사실 이념적인 것은 소수죠. 이와같이 저는 5-60들이 그렇게 반공주의자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생존형/기득권형들이죠. 즉 집값떨어질까 걱정하고 은퇴후 걱정하는 사람들이죠. 이런 저런 걸 감안하면 실용주의자 이명박이 북한의 정치현실 물고 늘어진 것은 촛불시위 이후 바닥에 떨어진 대통령의 생존형 전략이라고 보구요. 박근혜도 새정부 출범후 이명박같은 생존형 대통령으로 전락하면 명박산성의 전철을 밟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명박성주보다는 좀 더 유연한 대북정책을 하지 않을까 하는데 지켜 봐야죠.

그리고 NLL은 북한의 정치상황과 상관이 없이 남북이 지혜를 발휘해서 갈등과 긴장을 피하고 인내를 갖고 협상할 수 있을 것같은데요. 클립보드님의 글들이 여기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은 기밀문서개방 이후 남측보다 북측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져서 그런 것같아요.

그리고 개념적인 차이를 잘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lipboard  |  2013-01-0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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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김정은이 군에 대한 당의 우위를 확고하게 회복시킬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서구에서 교육받은 최초의 북코리아 리더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소신대로 조언을 해줄만한 테크노크라트들이 있다는 증거이지요. 외국 방문객들의 여행이 무척 자유로워지고 도시 분위기가 활기차졌다는 것은 일단 인공위성 발사 성공이 큰 요인이 되었겠지만 북의 분위기 전체가 전반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건 사실인 듯 합니다. 희망적인 사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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