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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자 대한 해병
빳빳한 팔각모에 태극기를 든 기수단이 들어온다. 지켜보던 시민들이 우렁찬 박수를 보낸다. 현충일 날이면 태극기와 빨간 단풍기를 든 해병이 씩씩하게 들어온다. 때로는 캘거리 해병도 합세해 준다. 동포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 넣어준다. 전에는 불우 이웃 돕기와 노인회에 촛점이 모아지더니 지금은 청소년 정신교육에 쏠린다. 북미주의 그 어느 도시를 찾아가도 전우회는 살아있다. 새로 이민 오는 해병 전우가 제일 먼저 찾는 게 전우회이다. 새 이민자는 누구라도 좋다. 해병 출신이 아니라도 좋다. 정신적인 유대로 서로 반긴다. 믿을 수 있는 후원 단체라는 가장 든든한 방파제이다. 손해나는 일을 즐겨 거든다. 중요 단체마다 숨은 일꾼으로 봉사한다. 결혼식장 보다는 장례식장을 빠지지 않고 찾아간다. 이민자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부딪히며 일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이다. 새로 건너오는 동포들의 '정착안내 후원회' 같은 기능을 발휘한다. 체험담이란 함부로 들려줄 수 없는 개인 비밀이다. 얼굴 뜨겁고 창피스러운 실패담을 함부로 들려줄 수가 없다. 그러나 해병은 솔직히 들려준다. "사기꾼 조심해. 믿지 말아!" 이민을 떠나기 전에 소양 교육이란 것도 동포불신만 심어주었다. 그 만큼 불신이 쫓아온 것이다. 한국인의 한(恨)이 있다면 불신(不信)이다. 우리는 타민족으로 부터 인정을 받아야 살 수 있다. 인정을 받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 바로 신용이 된다. 이 사회는 한국처럼 운 때가 잘 맞아 떼 돈을 버는 요행 수가 없다. 허송 세월을 하지 않고 한 걸음 또 한 걸음씩 걸어야 하는 풍토이다. 만사가 느리고 답답하다. 그러한 여건과 체험담을 새 이민자에게 들려준다. 체험이란 지식이 아니다. 바로 신뢰(信賴)이다. 후배는 선배를 자신과 비교하지 않는다. 진지하게 정착 안내를 돕는 생활 정보가 그렇게 고맙다. '귀신 잡는 해병'이란 별명은 어디서 나왔을까? 잠시 월남전으로 들어가 본다. 북위 17도선의 남방에 주월군으로써는 최북단까지 청룡부대 전술책임지역이 있었다. 수 많은 고지와 천연동굴이 있어 침투로를 제공해 주는 정글로 덮혀 있다. 이 지역은 월맹군 제2사단이 포진해 있었다. 캄보디아 국경쪽으론 얼마 전에 짜빈동 요새를 빼앗긴 제1사단이 위치해 있었다. 1번 국도변의 짜빈동 요새를 잃으므로 호지명 침투로까지 완전히 봉쇄 당하게 됐다. 짜빈동을 다시 탈환해서 떨어진 월맹군의 사기 진작을 일으켜야 했다. 그 길목을 굳게 틀어막고 있는 제11중대를 깨부셔야만 했다. 짜빈동 요충지의 11중대를 짓밟기 위해 제2사단의 최정예로서 증강된 연대가 달려들었다. 최종목표는 추라이에 있는 비행장과 청룡의 포병대대 야포진지를 빼앗는 것이다. 10 배가 훨씬 넘는 최정예 월맹군으로, 단 60분 안에 11중대를 전멸시키기 위한 공격이 시작됐다. 밤 7시 부터 포위 공격해 들어왔다. 가까운 곳까지 화염방사기와 박격포, 120미리 직사포를 끌어다 놓았다. 철조망 통과를 위해 선봉대는 어깨에 메고 쏘는 로켓포(LPG)로 무장했다. 11중대 방석(진지)은 바다 위에 떠있는 섬처럼 고립되어 있었다. 뚫리면 후퇴할 곳이 없다. 적의 대부대 기습이었으나, 가장 유효한 사정 거리까지 침묵을 지킨다. 바짝 접근할 때까지 기다렸다. 피 말리는 순간에도 개인행동은 없다. 드디어 최후의 순간까지 사수하도록 명령이 떨어졌다. 치열한 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육박전이 불가능해지면 달려드는 수명의 돌격조를 끌어안고 수류탄을 터뜨린다. 자폭하면서까지도 진지를 사수한다. 적과 청룡을 식별하기 조차 어렵게 엉켜붙었다. 바짝 독이 오른 월맹군이 밀려들어와 일시 물러났다. 하지만 이 때를 기다린 협공 작전으로 전환했다. 적들이 갑자기 무너져 내린다. 헛점이 찔렸다. 새까맣게 물밀듯이 달려들다가 주줌해진 사이에 적의 심장부를 때리는 기습반격이 시작됐다. 꽹과리와 징을 치다가 아비규환에 이른다. 일개 중대가 연대 규모를 무찌른 이 짜빈동 전투가 바로 귀신까지도 잡아버린다는 신화로 부각되었다. 저녁 7시 부터 다음 날 아침 7시 30분 까지 희뿌연 포연 속에서 청룡들은 엄청난 임무수행을 해냈다. 그들에겐 서로 믿는 비결이 있다. 외적으로는 무시무시한 용맹성이 솟구친다. 어떤 비상 상황에서도 똘똘 뭉치는 구심력이 있다. 북미주에선 이미 잊혀져가는 LA 폭동이 있었다. 생존권 싸움이 발단이 되었다. 약 95년 젼에는 밴쿠버에서도 폭동이 터졌다. 일본계와 중국계는 상권과 어업, 펄프업 등에 영향력을 끼첬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 버리게 되면 자연 발생적으로 기득권 분쟁이 터진다. 인종차별까지 합세한 폭동으로 두 소수족은 큰 패해를 받았다. 그 후로는 약탈의 표적이 되는 허세란 금물이다. 과시욕 대신에 날카로운 송곳니 두 개를 숨겨둔다. 물질과 정신력의 실력인 송곳 이빨이다. 내가 아니라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 송곳니는 표적이 될 수가 없다. 우리에게도 소중한 경험을 제공해 준 LA 폭동 속에 숨어있는 해병 미담이 있다. 이 지역은 1965년에 터진 폭동으로 유태계가 표적이 되었다. 이 번에는 소수 코리안들의 과시욕과 배타적인 행동이 불씨가 됐다. 흑인권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백인인 양, 고객인 흑인을 멸시하는 태도였다. 그 사회에서 달라를 벌면 반드시 그 사회에 봉사해야 하는 원칙을 무시해 버렸다. 봉사는 커녕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골프나 치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한게 없다. 코리언에 대한 질투와 증오가 한인상가로 표적이 되었다. 약탈하고, 부수고, 불질러 버리는 광기 앞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동포가 있었다. 이미 경찰도 철수해 버렸고 주립군대도 외곽에서 대기상태다. 폭도에게 완전히 던져준 먹이가 되었다. 모든 단체장도 숨어 버렸고 공관에서도 안전지대로 대피를 권했지만, 라디오 코리아에서 긴급소집령이 전파를 탓다. "각 해병출신은 들어라. 지금 즉시 해병전우회로 집결하라!" 해병전우 회장의 서릿발 같은 명령에 따라 이유없이 달려 왔다. 즉시 특공구조대를 편성해 시가전 같은 상점을 뛰며 고립된 동포를 구출해 낸다. 접근하면 사살한다! 폭도의 강도짓에 산탄총으로 위협을 한다. 물론 청룡출신도 섞여 있다. 폭도의 리더격을 제압하면 그 공격방향이 바뀌는걸 보게 된다. 그 사이에 특공조가 달려가 쓸어진 동포여인을 업고 나온다. 생명을 초월한 구원의 손길이다. 서울? 이순신! LA폭동 때의 암구호이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동포들을 지킨다. 불타는 총격전 속에 해병회원이 관통상을 당했다. 지원나온 대학생이 희생당하기도 한다. 치안 공백상태에서 코리언 커뮤니티를 보호하던 20여명의 대원들이 불법무기, 소지로 연행되어 갔다. 그래도 해병순찰대가 있으므로 코리언의 자긍심을 스스로 지켜나간다. 개병대답게 정말 잘했어 억센 개척의 기(旗)를 쫓았지! 광기(狂氣)를 무찌르고 이번 한국참전 행사 때에 고사리 같은(이삭킴 4세, 에릭리 5세, 샤론리 7세 등, 20여명) 한글학교 학생들도 참여했다. 참전 용사와 해병에게 카네이숀을 달아준다. 이 어린이들은 1950-53년의 한국전을 알 수는 없지만 이 사회의 주류인으로 살기 위해서도 감독적인 인상을 심어준다. 80세(Elmer Doerksen)노병은 카네이숀의 고사리 손에 화알짝 웃는다. 수 많은 캐내디언이 감동을 받는다. 바로 이거요. 이것은 한국계 캐내디언의 귀중한 철학이야. 신뢰의 토양을 만드는게 그토록 중요하다. 뿌리를 옮겨심는 과정엔 넘어야 할 희생도 많다. 문화충격이라 하지만 신(神)의 섭리는 공평하시다. 나 만 알고 내 자식자랑만 아는 약아빠진 사람들에게 역이민자를 던져준다. 해병은 죽어서도, 후배속에 의해 땅에 묻힌다. 북미주 어느 도시엘 가도 빳빳한 팔각모에 투지력이 살아있다. 영원한 해병을 위해 어린이 청소년들을 극기훈련에 입소시킨다. 조국의 발전상을 견학시켜 주체성을 키워준다. 첨병처럼 정착안내에 큰 힘을 준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2세들은 나갈꺼다. 스위스, 화란, 덴막, 이스라엘, 아일랜드, 일본 같은 나라들도 지하자원이 없으나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한반도엔 해외진출의 첨병인 해병이 있다. 나가자, 대한 해병이여! 우리도 해낼수 있다. 편집자 주) 본 글은 CN드림 2003년 10/31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4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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