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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위의 평화
하느님! 다급할때 마다 찿는다. 벌써 31년이 흘러가 버린 성탄절이다. -무선 입니다. 24시간 휴전하라는 암호가 하명 되었습니다. -그것 참 시원스런 명령이로구나. 석가모니 탄생이라 휴전하고, 아기예수님 성탄이라 또 휴전하고…. 하늘의 평화처럼 땅위에도 평화가 오시려나…. 각 소대대항 크리스마스 츄리를 만들자. -1등 상품은 무엇입니까? -여고생들의 위문편지 행랑과 A레이숀을 지급한다. 단체로 야전교회로 간다. -부처님 믿는 병사와 아무 신(神)도 안믿는 전우는 어찌합니까? -나도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절박할 때 마다 어머니와 하느님을 찾아. 인사계는 무얼 믿나? -빳빳한 딸라를 믿습니다. -현실주의자로군. 휴전기간에 폭죽놀이를 하지만 거짓평화에 들떠서는 크게 당해. 가장 추악한 음모가 휴전속에 숨어있다. 우린 주보급로를 보호하는 임무가 있었다. 소위 빗자루 청소라 하는 지뢰탐지를 해도 가끔씩 폭발했다. 무비츄랩을 찾아내는 정밀 전파탐지기도 속아넘어 갔다. 특수한 송진으로 만든 보호나무엔 전파를 피하는 성능이 있었다. 빗자루 청소도 속아넘어가 예기치 않은곳에서 ‘꽝’하고 터진다. 칸보이 호송차량이 날아간다. 그래도 허옇게 소금끼로 덮힌 방탄조끼를 입고 보이지 않는 뮤비츄랩을 찾는다. 피말리는 게릴라전의 특징이란 불확실한 정보에 있다. 적이 어디에, 어떤무기로, 얼마나 많이 잠복해 있는지 모른다. 오히려 아군이 미끼처럼 내던져진 것 같은 양상이다. 주보급로 안에는 철로와 교량이 있다. 주요 도로망을 끊어 놓으므로 아군병력의 분산경계를 강요한다. 월남땅의 이상한 냄새, 특이한 냄새가 풍긴다. 내무반엔 강렬한 남자냄새가 풍긴다. 모처럼 OB맥주와 성탄휴가의 들뜬 냄새… 어느 지하방커엔 가시대나무, 그옆 통로를 따라가면 키가 큰 용설난을 잘라다 놓았다. 개인에게 지급되는 압박붕대를 뜯어내 흰솜을 눈설처럼 걸어놓는다. 시퍼런 대검으로 십자가를 깍아서 매단다. 모든 병사들이 열렬한 신앙인이 되어 땅위의 평화를 비는 것 같다. 무전기의 밧데리를 이용하여 반짝반짝하는 작은별도 장식한다. 신바람이 나 처음듣는 찬송가를 부른다. 찬송가는 어느새 유행가로 합창된다. -구름도 쫓겨가는 월남마을에 무엇하러 왔는가 총각 이등병 열아홉살 꽁까이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따이한 일등병! 드디어 크리스마스 츄리를 심사하러 들어간다. -이건 뭐냐? 정글화 속에서 뚫어진 양말도 걸려있다. 그옆엔 보기힘든 걸작품이 흥미롭게 나열된다. 여성 생리대와 젖가리개인 브라자와 팬티. 금녀의 방카속에 빨간팬티와 브라자는 최고인기다. -하늘의 천사가 위문왔다가 기겁을 하고 다 벗어 던지고 날아갔습니다. 모른척하고 밖으로 나오면서 웃음을 찿는다. 크리스마스 츄리의 1등상은 전대원에게 골고루 돌아갔다. 전투공병엔 2등이 없다. 도살장 같은 전쟁속엔 2등이 없다. -또 다시 세계평화 유지군으로 제마부대가 들어갔군. 이라크에 파병이 결정되었다. 우리들은 정글게릴라와 싸웠으나 후배들은 도시게릴라전에 뛰어든다. 베트콩 대신에 알카에다란 보이지 않는 저항세력과 싸워야 한다. 자살폭탄의 공격을 이곳저곳에서 맞아야 하는 종교전 같은 ‘지하드’ 기습은 끔찍하다. 자살폭탄의 성전(聖戰)으로 천국에 들어간다는 전술이다. 휴대용 미사일로 헬기와 전투기를 공격하는가 하면 민간인도 무차별 매복공격하는 잔인한 도시게릴라전의 속으로 후배들이 뛰어든다. 저항세력의 공격수법이 갈수록 종교전처럼 악독해 진다. 로케포와 지대공 미사일은 월남전과 아프카니전을 종식시킨 가장 위협적인 무기이다. 거기다 성전을 치르듯이 자폭을하면, 천국으로 간다는 지하드란 지독한 날벼락이 있다. 성탄절이 오면 하늘의 평화를 찬양하지만, 문득 참호속에서 크리스마스 츄리로 땅위의 평화를 갈망한게 떠 오른다. 바로 어제 같으나 31년이 지나갔다. 땅위의 평화란 영영 신기루 같은 망상일까? 군인은 국가명령에 따라 죽고산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이라크 특수게릴라 전이다. 국제 경쟁력속에 명분과 실리도 살리는 돌파구가 된다. 하지만 알라신과 크리스찬 신(神)들의 하늘평화 보다는, 평범한 인간들의 ‘땅위의 평화’를 위한 이라크파병을 묵상하고 있다. 편집자 주) 본 글은 CN드림 2003년 12/19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4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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