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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구기는 결국 밤에 운다 _ 김대식 기자
봄이 오면 새들도 짝을 짓고 알을 낳아 번식을 시작한다. 하지만 모든 작은 조류들까지 따뜻한 가정을 만들지는 못한다. 불청객의 침입으로 파탄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북미산 찌르레기(cowbird), 뻐꾸기류는 원래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다른 조류에 신세 지는 종에 해당한다. 다른 새가 둥우리를 짓고 있는 것을 기다리다가 그 순간에 둥지를 점령해 버린다.
아프리카에도 과부새(widow bird)라는 매우 바쁜 새가 있다고 한다. 이 새는 몇 마리나 되는 암컷과 계속 짝을 짓고, 암컷은 각자 다른 새의 둥우리에 알을 낳아 위탁한다.

침입자들이 남긴 알은 대체적으로 일찍 부화하고 상대적으로 새끼도 크기 때문에 숙주인 둥지 원 주인의 새끼를 짓밟고 아사시키든가 쫓아내버린다.
어미 새는 자기 새끼를 구별해 내지 못하며, 단지 큰 입을 벌리고 있는 새끼에게 먹이를 집어 넣어 결국 제 새끼만 굶겨 죽이는 우를 범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어떻게 본능에 예민한 조류가 제 새끼를 못 알아 보고 죽게끔 방치하는지 오랫동안 사람들은 많은 궁금증을 품어왔다. 분명한 낯선 알을 왜 둥지 밖으로 던져 버리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해 최근 한 연구결과를 인용한 AP통신 보도는 섬찍하기까지 한 답을 주고 있다. 침입자들이 남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 사기보다 더한 마피아적 행태가 관찰됐다. 알만 몰래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의 보복성 협박이 관행처럼 이루어져 오고 있었던 것이다.
연구진들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었다. 남의 새끼를 대신 키워주는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낯선 침입자의 알을 거부하거나 품지 않을 경우, 침입자가 다시 돌아와 둥지를 부수고 깡패 짓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추측과는 달리 온갖 행패에 단련된 어미 새의 굴욕적인 습성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마피아들과의 공생이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유롭고 평화롭게 노래하는 새들에게도 생존의 법칙은 존재했다. 새들도 바람 같지 만은 않았다. 새가 사람 흉내를 내고, 사람들이 새 흉내를 낸다. 세상에는 조류에서 진화한 뻐꾸기 같은 사람들도 있다. 먼 이민 길, 록키 산자락 남의 둥지에도 누군가 황금알을 밀어 넣고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른다. “금 나와라 뻐꾹, 은 나와라 뻐꾹, 내가 뭐 어때서? 뻐뻐꾹”

사람들이 동물의 세계에서 빼앗아다 쓰는 것이 있다. 너무나 쉽게 차용되는 적자생존, 약육강식이라는 말도 그것이다. 승자의 논리이자 잔혹사이다. 사람들이 동물적 본능에 충실한 사이, 뻐꾸기는 밤마다 원죄 때문에 울고 있다, 시실리 섬의 석양 속에 풀썩 쓰러지던 마피아 대부의 덧없는 눈물을 기억한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7년 3/16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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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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