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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6월 29일자)
“돌아갈 수 없다” 프랑스군 휴양지 입구에는 이런 비문이 적혀 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의 인적이 없는 공포의 도시 ‘알포인트’. 알포인트는 베트남 호찌민시 서남부쪽에 있는 섬으로 프랑스군 휴양지가 들어선 곳이다.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군 등 650명이 실종됐으며, 72년에는 한국군 9명도 실종됐다는 소문이 있는 지역이다. 한국영화 ‘알포인트’는 이곳에서 실종된 전우를 찾아 나선 한국군의 모습을 그린 공포영화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어둡고 빽빽한 밀림속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장면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미 사망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무전기를 타고 들어오고 적이 아닌 귀신들이 병사들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은 살아서 나가지 못했던 저주의 땅이 다시 한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정말 우연한 일이다. 캄보디아에서 여객기가 추락했다. 한국인 관광객 13명 등 탑승자 22명은 모두 사망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에 낡은 비행기는 산 정상에 충돌해 산산조각이 났다. 동체는 사고발생 이틀 뒤에 발견됐다. 바로 캄포트주 보코르산으로 영화 ‘알포인트’의 무대가 됐던 지역이다. 우연이지만 섬뜩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고원인은 대략 조정사 부주의로 모아졌다. 마지막 교신내용을 보면 조정사가 관제탑의 지시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고도를 낮춰 운항했기 때문에 산 정상과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사고기인 An-24는 대표적인 사고다발기종으로 알려졌다. 이미 30년전에 단종됐으며 부품도 공급이 끊겨 제대로 정비할 수도 없는 비행기다. 지난 2004년말까지 이곳저곳에서 모두 109대가 추락해 1673명의 희생자를 냈다고 한다. 이번 사고로 초저가 동남아여행 상품들이 도마위에 올랐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4박6일동안 동남아를 여행하는데 27만원짜리 관광상품까지 있다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싼값으로 동남아를 여행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초저가 여행이 가능한 것은 경비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교통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낡은 비행기를 갖고 있는 이름없는 항공사를 이용하거나 버스나 배편으로 수시간씩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식이다. 언제든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사고를 ‘예고된 참사’라고 입을 모았다. 현장주변에서는 일부 관광객이 비행기가 낡았다며 탑승을 거절해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 유적지가 유명한 곳이다. 캄보디아는 5년새 여행객이 15배나 늘었을 정도로 많은 한국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어디를 가도 귀에 익은 한국말을 들을 정도로 최근 몇 년사이에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사고 여객기 승객들이 이용한 상품은 앙코르와트와 해변관광지인 시아누크빌를 한꺼번에 둘러보는 신종 관광상품이었다. 5박6일에 50만원대로 알려졌다. 안전은 뒷전이고 장사하기에 급급한 여행사들도 문제지만 이 같은 저가여행을 방치한 정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이 같은 사고소식에도 여전히 동남아 저가여행에 나서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날씨가 좋았더라면…(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믿는듯 싶다. 이곳 캘거리 소식은 먼저 세계적인 레스링스타의 가족살인 사건부터 언급해야 할 것 같다. 금주초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의 대표적인 스타 크리스 벤와가 자살했다. 그는 자살하기 전날 아내와 7살된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특히 앨버타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앨버타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스타였기 때문이다. 그는 몬트리올에서 태어났지만 에드몬톤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오랫동안 캘거리에서 훈련을 받았다. 이곳 언론도 수일동안 관련 속보를 머릿기사에 올렸다. 28일 현재까지 전해진 것은 그의 아들이 희귀정신병을 앓고 있어 늘 가정불화의 원인이 됐었다는 것과 사망직전에도 이 문제로 심한 말다툼을 했다는 소식 그리고 벤와가 스테로이드 약물 중독자였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레스링이 비인기종목이 된 지 이미 오래됐다. 좀처럼 레스링 TV중계를 보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이곳 북미의 레스링은 꽤 인기있는 스포츠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 레스링광이 한 사람 있다. 그는 다소 어눌한 사람이었지만 레스링에 관한 열정은 대단했다. 한번은 지나는 말로 지금 세계챔피언이 누구냐고 묻자 반색을 하며 줄줄이 선수들의 이름을 꿰며 자세히 설명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늘 레스링잡지를 읽었다. 집에 있을 때 항상 WWE만 시청한다고 했다. 당연히 크리스 벤와의 사망소식을 전해듣고 그가 받은 충격은 상상이 갔다. 자신의 우상을 잃은 슬픔도 컸지만 아내와 어린 아들을 살해한 파렴치한 가장이란 사실에 배신감마저 드는 듯 했다. 그가 손에 든 신문의 1면기사는 ‘영웅의 얼굴뒤에 감춰진 몬스터의 잔혹함’이란 제목이 달려있었고 사진은 웃는 얼굴과 지푸린 얼굴을 묘하게 대조시켜 놓았다. 한편 캘거리는 여러 단체들의 임금협상으로 술렁이는 분위기다. 지난달 버스운전사들의 파업은 다행히 극적인 타협으로 무사히 넘어갔지만 건설, 의료 등 각 직능단체들이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련 업계나 캘거리시가 긴장하고 있다. 먼저 준의료종사자들이 시간외근무를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조합원들의 숫자는 400명으로 많지는 않지만 이들은 주로 앰브란스 근무자들이어서 당장 한밤중에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운수노조가 파업투표를 하기 전까지 오버타임을 거절했던 것과 동일한 방법을 쓰고 있다. 이들은 7월16일 이후 투표를 통해 전면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스템피드 기간중에는 자발적으로 근무키로 했다. 임금인상이 관건인데 시측은 운수노조와 합의했던 12%를 똑같이 제시했으나 조합은 30%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너무 높아 여론의 지지는 못받고 있다. (youngminahn@hotmail.com) 편집자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7년 6/29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7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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