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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구검 (刻舟求劒) _ 오층근 (에드몬톤 교민)
군웅이 할거하던 초나라 시절 이야기다. 어떤 사람이 장강(長江) 즉, 양자강에서 배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었다. 상인(商人)이라고도 하고 일설에는 임지로 부임해 가는 관리라는 말도 있는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배에는 검객, 칼잡이가 있었다. 그는 뱃전에 기대서서 가다 파도가 치자 갖고 있던 칼을 강물 속으로 빠뜨렸다. ‘이를 어쩐다.’ 잠시 생각하던 칼잡이는 단검을 꺼내 칼을 떨어뜨린 뱃전에 표시를 했다. ’뭐 하는 게요?’ 보고 있던 그 사람이 물었다. ‘보시다시피 칼을 물속에 떨어뜨렸는데 뱃전에 표시를 해뒀다 이따가 찾으려구요.’ 배가 나루에 닿자 칼잡이는 칼을 찾으려 표시를 해둔 뱃전에서 물속으로 들어 갔다.물론 칼은 없었고 그는 주위 사람들의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다. 각주구검이란 사자성어는 이렇듯 시세에 어두워 주변 변화에 올바로 대처하지 못하는 고지식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나타낸다. 각주구검의 출전(出典)은 여씨춘추인데 저자는 각주구검의 예를 들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지나간 옛 법만 가지고 나라를 다스린다면 칼을 떨어뜨린 칼잡이와 마찬가지다.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변했는데 그 법 그대로 나라를 다스린다면 그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 (以古法 爲其國 與比同 時己徒矣 以法不徒 以比爲治 豈不難哉) 이번에 오랜만에 고향을 갈 기회가 있었는데 고교동창 대학동창들과 어울려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동창들 만나면 빠지지 않은 대화 중에 한 가지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였다. 대선 이야기는 무더위만큼이나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주제였지만 공자께서 말씀 하시기를 ‘성인(聖人)도 시속(時俗)을 따라 행(行)한다’ 하셨으니 참을 수 밖에. 동창들은 대부분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간부직원을 지내다 퇴직했거나 지금도 몇몇은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나를 포함한 동창들은 70년대 고도성장 시대 20대로서 취직할 때 입맛에 맞는 직장 골라가며 취직한 70년대 고도성장의 혜택을 단단히 본 꼰대들이요 노털들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지금도 그 시절, 70년대 고도성장 시대를 그리워하며 그때가 좋았다 한다. ‘전남방직 면접을 보고 왔는데 선경에서 면접 보러 오라고 또 연락이 왔어. 그러다 삼성 입사시험이 있었는데 거기도 붙었고. 어딜 가야할지 몰라 미치겠더라고.’ 삼성물산 부장으로 있다 IMF 때 퇴직한 동창 말대로 우리는 보통 2 - 3군데 회사를 놓고 저울질하다 입사를 했다. 이렇게 옛날 이야기부터 하면서 화제가 돌고 돌아 결국은 대통령 선거로 오는 것인데 결론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 회장으로 재직했던 경험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있으면서 개울가 복원공사 한 것으로 국운융성 시킬 경제 살릴 대통령으로서 능력이 검증이 되었다는 것이다. 동창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꼰대들이나 노털들은 때가 되면 가야 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50대 중반이 지났으니 연령적으로 볼 때도 꼰대나 노털이지만 그보다도 정신이 문제라서 70대 청년이 있는가 하면 20대, 30대 꼰대 노털도 있다. 지금은 70년대 중반이 아니라 2007년이다. 30년 전 보다 세상이 많이 변했는데 동창들은 세상이 변했다고 입으로는 시인을 하면서도 결정적인 데서는 세상이 변한 걸 애써 무시한다. 천지개벽이 일어난 걸 알면서도 경제발전은 30년 전 하던 식으로 국가 주도하에 건설이나 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바로 ‘각주구검’이란 사자성어가 생겨났다. 또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건설회사 최고 경영자와 개울 복원공사 한 것으로 능력이 검증되었다는데 과연 그럴까? 지금 전세계적으로 지구를 살리고자 하는 친환경(environmental friendly)이 화두인데 막가파 식으로 시멘트로 떡칠 해 놓고 엄청난 유지비가 드는 개울가를 지나가며, 역사와 문화는 외면한 채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서둘러 만든 저 흉물단지의 주인공이 과연 2000년대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계천 복원공사의 기본 취지에는 물론 찬성을 하고 고가도로 시대에 비해서는 좋아진 게 사실이지만 어차피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건데 20 - 30점짜리 만들게 아니라 60 - 70점짜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성수대교 무너지고 삼풍백화점 무너질 때 한국인의 고질병인 ‘빨리 빨리’ 병을 고치자고 했는데 복원공사를 졸속으로 처리해 꼭 자신의 임기 내에 끝내야 한다는 게 1970년대 정신에는 맞겠지만 2007년 시대정신에는 어울리는 게 아니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개울가 뜯어 고치는데 공사비의 몇 배의 돈이 들어 갈 것이다. 건설회사 최고경영자로서 이미지가 경제 대통령으로서 어울릴까? 한마디로 말해서 이라크에서 공사대금 못 받아 몸 담고 있던 회사를 부실기업으로 만들어 결국 부도로 몰고 간 장본인이다. 이라크에 그 건설회사가 진출한 게 78년부터 인데 바로 경제대통령 후보가 사장으로 취임하던 해이다. 전쟁과 내전으로 다른 기업들이 모두 이라크를 떠나는데도 묻지마 수주로 공사를 강행하다 미수금 6억4000만불을 남겨놓고 종 쳤다. 이자까지 따지면 16억5492만 불이다. 개울가 복원공사는 임기 내에 끝내려고 졸속, 무리, 억지를 써서 추진하였으며 회사가 망하건 말건 자신의 임기 중에 발생한 공사 미수금은 나 몰라라 하고 회사 그만 두는 사람이 경제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을까? 회사는 운영하다 보면 부도가 날 수 있지만 국가가 부도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만만한 게 국민이니 국민이 세금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편집자 주 : 본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편집자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7년 8/31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7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7-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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