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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가시던 날
어머니! 주무시는듯 눈감으신 어머니를 바라 보았습니다. 숨결없으신 어머니의 얼굴은 저희 8남매의 거울이었습니다. 쪼글쪼글한 어머니의 배는 저희들의 고향이었습니다. 탄력 잃은 어머니의 젖무덤은 저희들의 생명줄이었습니다. 가늘어진 어머니의 등은 저희들의 잠자리였습니다. 저희들을 기르시기 위해 온 사방을 걸어 다니시던 가늘어진 어머니의 다리. 밥을지으시고 빨래하시던 가느다란 어머니의 손을 잡아 보았습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따뜻함! 어머니의 사랑이었습니다. “야! 이젠 내래 가야디…. 내래 가서 망냉이를 놓아 주야디”하시더니 막내를 놓아 주실려고 가셨습니까? 어머니, 저는 아이 셋을 기르는데도 이렇게 힘드는데, 어머닌 어떻게 여덟을 기르셨습니까? 어떻게 여덟을 먹이시고, 입히시고, 공부시키셨습니까? 어머니, 저는 아직도 평남옥의 설렁탕 국물을 기억합니다. 막내를 낳으시고 젖이 안나와 애태우시던 어머니! 우유빛 설렁탕 국물을 잡수시고, 그게 금방 젖이되어 나오길 바라셨던 어머니! 설렁탕 국물에 밥을 말아 잡수시던 어머니가 저는 참 부러웠습니다. 입맛 다시는 자식들을 바라보시다가, 공기마다 설렁탕 국물을 나누어 주시던 어머니! 제가 자식을 길러 보니 그때의 어머니 마음을 조금 이해 할 것 같습니다. 끼니때면 먹을 것 걱정! 달이 바뀌면 월사금 걱정! 철이 바뀌면 교복 걱정! 해가 바뀌면 등록금 걱정! 입학금 걱정! 저희들이 커서는 시집 장가보낼 걱정! 시집 장가 간 후엔 손자 손녀들 걱정!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어머니의 걱정이 아니였고, 어머니의 사랑이었습니다. “야! 거참 쌔완하다! 쌔완하고 씨원하다! 어케 고렇케 잘 긁네?” 어머니, 이젠 어머니의 등을 긁어 드릴 수가 없네요. “야! 네레 겍어 보라. 내래 약을 두톨했다!” 어머니의 유일한 재미였던 화토치기! 2불 50전 따시고 미안해 하시며 웃우시던 어머니의 얼굴을 못 뵙게 됐네요. “오마니 나 이제 가야 가씨요” “기래 가서 한잠 자야 내일 일가디…” “오마니 잘 주무시라요. 내래 또 올께요” “기래 기래, 참! 거, 계란 닞디 말고 개 가라” “저 번에 개 간거 아직두 있는데…” “기래두 개 가라우~” “기럼, 한줄만 개 갈께요” “아니야, 세줄 개 가라~ 아덜두 많은데…” “하나만 개 갈께요” “아니, 길쎄, 세줄 개 가래두~” “딴 아덜두 주야디요” “딴 아덜 줄꺼 또 이써” “오마니 고럼 두줄 개 갈께요” “기래 고럼 두줄 개 가라” “오마니 내래 갑네다” “기래 내래 던화 안하갔다. 아에미 자는데…” 농장 갔다 오시는 길에 사오시던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계란을 이젠 먹을 수가 없게 됐네요 셋째딸이 파라통을 깔고 앉아 다치는 바람에 임신 중이던 아이를 유산하시고, 대신 태어나게 된 막내딸이 어머니을 마지막까지 돌봐드리고, 맏딸이 와서 일주일을 함께 있어드리고, 아들 딸, 며누리 사위, 손자 손녀들 다 보셨으니, 어머니는 참 복이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몇 시간만 더 사셔서 끔찍이 생각하시던, 맏아들의 손을 잡아 보셨으면 좋으셨을 걸… “오마니, 노래 한마디 해 보시라요” “내래 아는거이 없어~” “와, 없어요! 타박네 있자누?” “이젠 다 니지 부렜어” “기래두 한번 해 보라요” “못한다구 웃디 말라~” “고럼, 내래 와 웃갔소”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울멘서 어데 가네 오마니 있는 곳에 나 울메 간다 산이 높아 못 간단다 산 높으면 게어가디 물이 깊어 못 간단다 물 깊으면 헴헤가디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울멘서 어데 가네 오마니 있는 곳에 나 울메 간단다 제 기억엔 어머니께서 아시는 단 하나의 노래였습니다. 어머니, 이제 어머님 품으로 가셨습니까? 저는 타박네를 들을때마다, 전해 들은 어머니의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 여위시고 어린 남동생 하나 데리고 많은 고생하셨다던 어머니! 이제 우시는게 아니라 웃으시면서 어머님 품으로 가십시요 제가 타박네 가사를 다시 지어 드릴 테니까 활짝 웃으시면서 가십시요.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웃으멘서 어데 가네 오마니 있는 곳에 나 웃으메 간다 산이 높아 못 간단다 산 높으면 날아가디 물이 깊어 못 간단다 물 깊으면 날아가디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웃으멘서 어데 가네 오마니 있는 곳에 나 웃으메 간단다 새가 되고 싶으시다던 어머니! 훨~훨~ 날아서 어머님께로 가십시요. 훨~~ 훨~ 훨~~~ 훨~ 꼬리 글: 지금부터 5년전, 1998년 4월 17일 어머니께서 82세를 사시고 저희들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어머니 생각을했습니다. 어머니 장례서류를 뒤적이다가, 장례식에서 읽었던 글을 보았습니다. 다시 읽어 보니 어머니 생각이 더 나네요. ‘어머니의 존재가 얼마나 크신가!’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느껴졌습니다. 어머니는 저의 영원한 고향이십니다. “살아계실 때 좀 더 잘해드릴 걸…” 후회를 해보지만 이젠 곁에 안 계네요. 어머니께 못다한 사랑, 자식들에게 쏟으면 어머니께서 흐뭇하게 미소지으실까요?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했으니….

기사 등록일: 200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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