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들기도 전에 낙엽 떨어지기도 전에 하얀 피부를 파고 들어 상처만 남기고 하얗게 하얗게 덮으려 해도 덧나 부풀어 오른다
언제부터인가 들판에서 재잘 재잘 웃더니 자작 짜~작 울고 있다.
눈보라가 치는 날이면 하나 둘 모여 들어 하얀 속살 드러내며 검게 눈물 흘리며 서풍을 견디고 있다.
저녁 노을 질 때부터 밤을 하얗게 지새우곤 늘어진 잎새들이 입김을 불어 위로한다. 새벽이 오는 줄도 모르고.
새벽 안개 속 다시금 속살 내놓고 머리 풀어 헤치고 맑은 햇살로 그 사이로 빨간 새집이 지어지고 있다. 하얀 창문이 하늘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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