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100세 시대 은퇴준비: 노후자 _ 박찬중의 금융상식 53
 
독일의 극작가인 브레히트는 “인생은 짧고 돈 또한 부족하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표현한 말인 것 같습니다. 노후를 위해 어느 정도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의 10억 만들기 열풍과 캐나다에서 금융기관들이 권유하는 노후자금 1밀리언 만들기 프로젝트는 희망보다는 공포감을 안겨주는 금액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긴축해서 저축해도 한 달에 몇 천불씩 적금을 붓기도 힘들지만 돈을 모으는 데 모든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건강과 관계를 해치고 일하는 즐거움 마저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다한 노후자금 액수에 짓눌려서 살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현실을 외면하거나 도피하는 것도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면 아껴서 일찍 시작하고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보통 은퇴 시 은퇴 전 소득의 70% 정도를 준비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에게 필요한 은퇴소득을 계산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은퇴 후 희망소득에서 확정된 은퇴소득(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을 차감하면 준비가 필요한 은퇴소득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은퇴 후 필요한 소득보다 많다면 은퇴할 준비가 된 것이고 반대로 적다면 부족분을 마련하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예상수명까지 총 자금규모를 추산해 보고 투자수익률과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여 현실적인 수치를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은퇴소득을 마련하기 위해 적절한 투자대상(연금, 펀드, 주식, 부동산 등)을 선택하여 자산을 배분하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실물자산보다는 필요할 때 바로 현금화 할 수 있는 금융자산으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은퇴시점이 다가올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을 정리하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고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해 평생 소득을 공급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자산을 활용하는 방법을 아셔야 합니다. 은퇴한 후에도 안전하게 자산을 증식시키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재조정하거나 경기변동에 따라 투자대상을 변경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은퇴 이후에 자산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럴 경우 은퇴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필요하게 됩니다. 물론 노후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위험자산 보다는 안전자산을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만 평균수명 증가와 함께 증가하는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려면 저금리 상황에서 안전한 예금으로만 운용하실 경우 자산을 축적하는 시기가 아닌 인출하는 시기이므로 30년 가까운 은퇴기간을 버틸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정년 노후자금으로 30만불을 준비한 사람이 현금으로 금고나 장롱 속에 넣어두고 매월 $1,500씩 생활비로 꺼내 쓴다고 가정하고 물가상승률이 3%라면 13년이면 다 소진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돈을 안전한 채권형 상품에 연 4% 수익률로 운용한다면 18년을 버틸 수 있고 혼합형 상품 연 6%이면 22년, 주식형 상품 연 8%이면 30년을 쓰고도 남습니다. 바꿔 말하면 60세에 은퇴해서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경우 월 $1,500의 노후생활비를 위해 연 4% 수익률이면 40만불이 필요하지만 6% 이면 33만불, 8%이면 27만불 정도만 준비해도 노후에 자금이 소진되지 않습니다.
화폐가치에 대한 착각도 노후준비를 어렵게 하는데 현재 40세의 중년남성이 60세에 은퇴하고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물가상승률 3%, 투자수익률 4%를 가정하면 은퇴시점에 노후생활비가 72만불 이상이 필요한데 현재 시점(40세)을 기준으로 하면 33만불 정도이며 60세까지 연 4% 복리로 자랄 경우 72만불이 되기 때문입니다.
정년과 은퇴에 대해서도 잘못된 이해가 많은데 정년이란 직장에서 퇴직하는 나이(55~60세)라고 한다면 은퇴는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더 이상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시기를 말합니다. 최근 실질 은퇴연령은 나라별로 차이가 있지만70세 가량으로 보고 그 이후를 진정한 은퇴시기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60세에 은퇴해서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40만불이 필요하지만 70세까지 보수가 적더라도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한다면 60세 시점에 23만불만 있어도 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노후자금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해 하지 마시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차근차근 준비하시면 됩니다.
은퇴준비는 직업별로도 차이점이 있는데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후준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반면 자영업자는 퇴직연금 자체가 없고 경기변동에 따른 소득변화가 크기 때문에 노후준비에 취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와 자영업자는 노후를 위한 절세와 자산증식을 미리 자발적으로 준비해야 하며 개인연금과 즉시연금을 잘 활용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은퇴자의 최고 관심사는 재정적인 독립이라고 하는데 노후에 발생하는 의료비와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 장기 간병에 대비하시지 않으면 계획했던 노후 생활비는 금방 고갈되고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로 어떤 분의 80대 중반의 부모님이 주택도 소유하고 계시고 은행계좌에 여윳돈도 넉넉하게 있으시고 기초연금이 월 1,200불 정도 나오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부친이 쓰러지면서 간병비로만 연 1만불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간병을 위한 주택개조, 특수장비 구입 등으로 추가로 6천불을 사용했다고 하고 그 다음해에는 어머니마저 간병 대상자가 되어 간병시설(Nursing Home)과 간병인을 쓰면서 부모님의 은퇴자산은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직장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어 5년간 20만불 이상의 비용이 발생되었고 지금도 계속 간병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부모님의 조기사망보다 수명초과로 인해 간병문제, 비용분담을 놓고 자녀들 사이에 어려움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합니다.
2005년 세계에서 최초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선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는 70세 노인이 일자리를 찾아 다니고 80세 노인이 저축을 할 만큼 장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합니다. 1955~70년대 고도 성장기를 지나 1990년 버블붕괴를 거치면서 현재의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자살률과 노인범죄, 우울증 등으로 노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노령화는 단순히 노인인구가 많아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경제 및 사회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선진국의 고령화와 출산감소 현상에 대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쟁이나 자연재해를 통하지 않고 늙어가면서 인구가 줄어드는 최초의 경험”이라고 말합니다. 물은 섭씨 99도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가 100도가 되면 끓기 시작합니다. 불과 1도 차이지만 물의 상태는 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한꺼번에 변화하는 극적인 순간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라고 하는데 노후준비에 있어서도 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사 등록일: 2017-05-26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소득세법 개정… 고소득자..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웨스트젯 캘거리 직항 대한항공서..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성매매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 한..
  미 달러 강세로 원화 환율 7%..
  주정부,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4
  해외근로자, 내년부터 고용주 바..
  CN Analysis - 2024 예..
댓글 달린 뉴스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4
  오일러스 플레이오프 진출에 비즈.. +1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돈에 관한 원칙들: 보험 _ 박.. +1
  2026년 캐나다 집값 사상 최..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