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43
 
52

보통 보육원들은 교외, 외곽에 위치한다. 땅값이 싼 곳을 고르기 때문이다. 차 부원장이 연준과 규원을 데려간 곳도 예외 없이 청주 교외 지역이었다.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 촌을 거슬러 올라가 수목원 쪽으로 방향을 틀어가다 논두렁을 끼고 샛길로 한참을 올라가서야 자그마한 벽돌건물이 나타났다.

빨간 벽돌 2층집이었는데 조그맣지만 화단과 놀이터가 어우러져 마치 동네 유치원 분위기가 나는 보육원이었다. 보육원 이름은 보이지 않았는데 건물 앞 주차장에 서 있는 봉고 트럭에 “신세 보육원”이라고 쓰여 있어서 그나마 보육원 이름을 알 수 있었다.

보육원 앞 주차장에 연준의 렌터카가 도착하고 상기된 얼굴의 규원이 먼저 내려 건물을 쳐다본다. 이윽고 차 부원장이 내려 두 사람을 안으로 안내해 들어 간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1층을 통째로 만든 커다란 홀이 보이고 개방형 조리실도 보였다. 차 부원장이 들어 서자 서너 명의 아이들이 쪼르르 달려와 차 부원장에게 안긴다. 일일이 아이들을 쓰다듬어 준 후 차 부원장은 연준과 규원을 낮은 칸막이로 나뉘어진 응접실로 안내 했다.

“여기서 잠깐 기다리세요…. “

차 부원장이 나가고 규원은 초조함에 연신 숨소리가 가빠진다. 연준은 그런 규원의 어깨를 토닥거려 준다. 그러고 있는데 안 쪽에서 소란스런 소리가 난다.

“안 갈래요… 우리 여기 그냥 살면 안돼요?”

“우리 그냥 여기 살게 해 주세요… 앙~~”

“겁먹지 않아도 돼~ 진짜 누나가 왔어… 진짜야…”

규원이 퍼뜩 정신이 들었다. 분명 동생들 목소리다. 채원이, 지원이 목소리다.

“채원아~ 지원아~”

규원이 칸막이 응접실 밖으로 튀어 나갔다. 연준도 규원을 따라 나왔는데 2층 계단에서 내려 오려 하지 않는 두 꼬마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규원이 자지러지듯 소리 질렀다.

“채원아~ 지원아~”

안 내려오려 때를 쓰던 두 아이가 고개 돌려 규원을 보더니 크게 놀라며 소리친다.

“언니~”

“누나~”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규원과 두 아이가 서로 달려 들어 끌어 안고 오열한다.

“미안해.. 채원아… 지원아… 언니가 미안해…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언니~~ “

차 부원장과 보육 교사, 그리고 조리실 식구들까지 애틋한 상봉 모습에 눈물을 찍어 낸다.

“다시는…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거야.. 절대로…”

연준이 눈시울이 뜨거워져 얼른 뒤돌아 창문가로 가 밖을 바라 보았다. 정말 다행이다. 이렇게라도 찾은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런 생각으로 감동에 젖어 잠시 창 밖을 쳐다보는데 갑자기 스파이더맨처럼 어떤 눔이 2층 위 창문에서 쭉~~ 떨어져 내려오더니 연준의 눈 앞에서 정확히 멈춰 선다. 안 쪽의 연준과 창문 밖의 사내가 서로 마주보며 깜짝 놀란다.

그런데… 더 깜짝 놀랄 일은… 위 층에서 떨어져 내려 온 사람이 바로…
싸가지였다. 그는 외벽 창문 닦는 로프 그네에 앉아 유리 닦는 유리 주걱을 들고 멍하니 연준을 쳐다보고 있다. 연준이 기겁을 한다.

“모… 못 생긴 아저씨?”

그러자 밖에서도 싸가지가 뭐라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들리지는 않고 입 모양을 보니 ‘비린내 너?’ ‘아니 연준이 너’…. 뭐 이런 소리 하는 것 같았다.

규원도 놀라 창문가로 오고 아이들도 따라 온다. 연준이 잠시 싸가지를 쳐다보다 밖으로 나간다.

연준이 밖으로 나와 싸가지에게 다가가는데도 싸가지는 유리 닦는 로프 의자에 앉아 밖으로 나온 연준을 도저히 연준이 여기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펴다 보고 있다.

“못 생긴 아저씨~”

정말로 난처한 얼굴로 구겨진 싸가지가 겨우 대답한다.

“니가 여기 왜 왔냐?”

“못 생긴 아저씨 쉬는 날 마다 없어지더니 여기 와서 파트타임 잡 한 거야?”

“그..그게…”

두 사람이 몇 마디 나눌 사이 규원과 아이들이 따라 나왔고 뒤따라 차 부원장도 따라 나왔는데 아이들이 싸가지를 부르는 소리에 모두의 입이 쩍 벌어졌다.

“원장님~~”

앵? 원장님? 이게 뭔 소리냐? 연준과 규원이 서로를 쳐다보며 뭐 아는 것 없냐는 표정을 지어 보지만 둘 다 영문을 몰라 눈만 껌뻑 거리고 있다. 이 때 차 부원장이 나서며 결정타를 날렸다.

“그냥 두시라니까 또 그러시네… 우리도 이런 거 한 번 사람 불러서
해 봅시다 원장님~ “

“돈이 월맨데 사람을 불러?”

싸가지가 대답은 했지만 연신 규원과 연준을 보며 껄끄러워 한다. 그러자 차 부원장이 깜빡 했다는 듯 연준과 규원을 싸가지에게 소개해 준다.

“아~ 내 정신 좀 봐…
원장님~ 인사 하세요… 이 분이… 채원이 지원이 언니에요…누나…”

그러자 싸가지가 숨 넘어 갈 듯 놀란다.

“핵?”


모두가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 오고 싸가지와 연준, 그리고 규원이 응접실에서 마주 앉아 있다. 묘한 정적이 흐른다. 먼저 싸가지가 그 정적을 깼다.

“진작 애들 찾는다고 얘기 하지 그랬냐? 난 암 것도 모르고…”

“목욕탕에서 일해서… 20년 넘게 이 보육원 매니지먼트 해 온 거야?”

“이 시키 또 꼬부랑 소리 한다 또…”

“그래서 이름도 신세… 세신 거꾸로… 그렇지?”

“누구 아들 아니랄까 봐 머리는 허벌라게 좋아 잉?”

규원이 소리 죽여 눈물을 흘린다. 싸가지에 대한 감사와 또 그가 해 온 일에 대한 감동의 눈물이리라…

“쌱시… 아이들도 찾았는데 왜 울고 그려~ 울지 마..
앞으론 말이여… 좋은 일만 있을 껴…”

연준은 지금까지 보아 온 싸가지와 전혀 다른 사람이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아 물끄러미 싸가지를 다시 쳐다 보았다.





53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덕구는 자신의 모가지가, 혓바닥이 왜 이렇게 짧은 건지 하늘을 두고 원망하면서 연신 핸드폰을 끌어 당겼다. 입의 재갈을 푸느라 거의 30분을 지체 했기 때문에 시간이 정말 없었다.

“조금만 더 덕구야… 조금만…”

핸드폰이 귀때기에 조금 걸려 앞으로 나왔다. 반색을 하곤 계속 당겨서 겨우 덕구의 주둥이 앞 쪽으로 핸드폰이 놓여진다.

“됐다.. 됐다.. 혓바닥을 쭉~~ 빼라….”

덕구가 혓바닥으로 중앙 버튼을 두 번 누르고 소리친다

“하이 갤럭시~~”

그러나 덕구의 목소리가 쉰 목소리라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자 급한 마음에 명철이 소리 지른다.

“아이 시파…. 하이 갤럭시~~”

그 때 반가운 기계음이 들렸다.

“안녕하세요~ 또 오셨군요
무엇을 하시겠어요?”

“됐다 됐어… 전화 걸기~~”

명철이 행여 안 먹힐까 두려워 또박또박 이야기 했다.

“누구에게 전화를 걸까요?”

“때밀이 세신~”

“때밀이 세신에게 전화를 겁니다”

“됐다~~~”


그 시간 싸가지는 아까처럼 밖에서 유리를 닦고 규원과 연준은 안에서 사이 좋게 유리창을 닦고 있었다. 연준도 기분 좋은 마음으로 유리를 닦고 있는데 탁자 위에 아까 싸가지가 놓고 간 그 유명한 2G폰이 소리를 낸다.

“그리우면 왔다가~~ 싫어지면 가버리는~~”

전화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안 받자 두 멍충이는 거의 초죽음이다.
덕구는 쉰소리로 연신 소리를 지른다.

“받아라… 제발~~ 세신 선상님~”

연준이 밖에 있는 싸가지에게 전화 왔다고 손 표시를 하자 싸가지가 그냥 연준에게 받으라고 다시 손짓한다. 연준이 남의 전화를 받는 것이 못 마땅했으나 싸가지 손짓에 전화기를 들어 폴더를 열어 제낀다.

“여보세요?”

묻혀 있던 두 멍충이가 동시에 소리쳤다.

“왜 전화를 안 받아 시바~~”

“여보세요?”

그러자 덕구가 먼저 말을 하려는데 쉰 목소리 때문에 여의치 않다.

“세신~~ 세신~~”

“내가 얘기 할테니깐 가만 있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연준은 누군지 몰라 재차 물어 본다.

“누구 십니까?”

“잘 들어 때밀이 아저씨… 이 전화 언제 끊길지 몰라…
이제 우리 목숨은 당신 손에 달렸어…”

“무슨 소리신지…”

“닥치고 지금부터 하는 소리 똑똑히 잘 들어…
안 그러면 우리 두 사람은 여기서 죽는다…”

연준은 명철의 비장한 목소리에 뭔가 심각한 일이구나 하고 직감했다.

“잘 들어~
우리 김부장님이 죽기 전에 때밀이 당신한테 동영상을 보냈어…
그게 필요해.. 그거 없으면 우리 죽는다… 우리 지금 목만 내밀고
파묻혀 있다고…”

“경찰에 신고부터 할께요”

“안돼~ 지금은 안돼.. 경찰 뜨면 고부장이 먼저 알아 챌테고…
경찰 도착하기 전에 우린 죽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싸가지와 다르게 있어 보이는 목소리에 덕구가 예의 그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누구냐 너?”

그러자 명철이 다시 말을 잘랐다.

“당신이 누구건 상관 안 해…
우리 좀 살려 줘…”

“말씀 하세요”

“우린 지금 안양 오룡 상사 회사 뒤 산에 묻혀 있다.인터넷에 오룡 상사라고 치면 어딘지 다 나온다. 때밀이한테 보낸 그 파일이 필요하다. 여기 두목
오기 전에 그게 있어야 해… 그거 가지고 꼭 이리 와야 한다…그것도 2시간 안에….시간 맞춰서… 두목 오고 나면 우린… 죽는다“

이 때 멀리서 고두호의 목소리가 들린다.

“머야? 저 새끼들 뭐라고 떠드는 것 같은데 올라가 봐라~~”

고두호 일행이 올라 오는 소리가 들리자 명철이 다시 다급히 소리 질렀다.

“서둘러서… 꼭 와야 해 꼭~~
부탁 한다… 우리 목숨은 너 한테 달렸어~~”

그러는 사이 고두호가 뛰어 올라와 전화기가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한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이 새끼들은 꼭 후렴이 있어…”






기사 등록일: 2022-02-17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캘거리-인천 직항 내년에도 - ..
  앨버타 최고의 식당은 캘거리의 ..
  (종합) 앨버타 두 곳 대형 산..
  캘거리 대학 ‘전례 없는’ 상황..
  캘거리, 에드먼튼 타운하우스 가..
  캘거리 일회용품 조례 공식적으로..
  전국 최고 임금 앨버타, 어느새..
  캐나다 생활수준 40년 만에 최..
  앨버타 소방관, 베네핏 없이 시..
  캘거리 주민들, 인근 소도시로 ..
댓글 달린 뉴스
  주정부, 여성 건강 및 유아 생.. +1
  요즘은 이심(E-Sim)이 대세... +1
  에드먼튼 대 밴쿠버, 플레이오프.. +1
  캘거리 시의회, “학교 앞 과속.. +1
  “범죄 집단에 비자 내주는 캐나.. +1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마침내..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