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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 불교에서 나온 일상 용어들
불교가 삼국시대에 한국에 전래된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여, 유교사상과 아울러 한국 문화와 사상의 근간을 이루어 왔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가 여타의 종교와 달리 현대화라는 급격한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여, 이민 사회를 포함한 현대 사회에서 종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얼마만큼 불교의 문화와 전통이 우리 정신 깊이에 뿌리를 박고 있는가 하는 점은 다음에서 소개될 ‘불교에서 나온 일상 용어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아래에 나오는 많은 불교 용어들이 현재까지 널리 쓰이게 된 이유는 바로 한자문화가 기본이 되는 한국 문화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많은 불교 한자어들은 기원 전후를 기점으로 인도 고대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음사(音寫) 혹은 번역 되어서 전래되어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 겁(劫) 혹은 영겁(永劫) ]
우리가 또 흔히 사용하는 말중에 “무구한 영겁의 세월”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말은 겁파(劫波)라고 하는 말에서 온 것으로, 천지가 한 번 개벽한 때부터 다음 번에 개벽할 때까지의 동안’이란 뜻으로 매우 길고 오랜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잡아함경(雜阿含經)》이라는 경전에서 비유로 드는 것이 둘레가 40리가 되는 거대한 바위가 있는데 1년에 한번씩 천상에서 내려오는 선녀의 옷자락이 스쳐서 이 바위가 다 없어지는 세월이 1겁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영겁’이라는 말은 그 겁을 셀 수가 없다고 한 말로 그 시간의 길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영원한 세월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이 옷깃만 스치는 한번의 인연이 맺어지기 위해서는 전생에 그 사람과 무려 3000번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 인연의 소중함을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 점심(點心) ]
점심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보면,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말로, 선종(禪宗)에서, 배고플 때 조금씩 먹는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당시에 참선 수행을 하던 스님들이 수행에 집중을 하기 위해서 소식을 한데서 비롯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점심이란 말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정오에 먹는 식사를 가리키게 되었으며, 중국 사람들이 일요일의 늦은 아침이나 점심으로 많이 먹는 ‘딤섬’이라는 한입 크기의 작은 찐만두를 뜻하기도 한다.

[ 야단법석(野壇法席) ]
과거에는 큰 불교의 법회시에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대웅전 앞 마당에 괘불이라는 탱화를 걸어놓고 법회를 보곤 했다고 한다. 야단법석(野壇法席)이라는 말을 한자 한자 풀어보면, ‘마당에서 단을 세워놓고, 법을 논하는 자리’라는 의미로, 당시 법회가 있을 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혼잡한 상황을 설명하는 말로, 지금도 시끄럽고 정신 없는 상황을 가리켜, 야단법석이라고 하는 것이다.

[ 아수라장(阿修羅場) ]
불교에는 육도윤회라는 것이 있다. 즉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계속 업을 따라서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아수라(阿修羅), 인간(人間), 천(天)의 여섯가지 방식으로 다시 태어남을 말하는 것이다. 이중에서 아수라라고 하는 존재는 인간도 아니고, 신도 아닌 존재로써 그 탐욕이나 질투, 그리고 폭력성이 가장 강한 존재로서 항상 전쟁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 중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아수라장’이라고 하면 그 아수라들이 싸우는 그러한 곳을 일컫는 말로서, 지금도 매우 시끄럽고 분란이 일어나는 상황을 표현할 때 흔히 쓰고 있다.

[ 이심전심(以心傳心) ]
석가모니 부처가 그의 제일 수제자인 가섭존자에게 불법(佛法)의 참된 깨달음을 소리 없이 마음으로 전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염화미소라고 알려진 일화처럼, 말을 하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읽어 헤아리는 것을 지금도 이신점심이라고 한다.

[ 대중(大衆) ]
불교에서는 신도들을 일컬을 때 사부대중(四部大衆)이니 7부중(七部衆)이니 하는 말을 쓰는데, 사부대중은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등 출가하였거나 출가하지 않은 남녀 신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고, 대중은 출가 여부에 관계없이 부처에게 귀의한 신도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현재는 여러 계층의 많은 사람을 일컫는 말로 보편화 되어서 쓰이고 있다.

[ 장로(長老) ]
장로라는 말은 오늘날 불교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단어로서, 오히려 기독교 성직의 한 계급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되면서 번역 과정상 이 단어를 선택해 이젠 마치 기독교 용어인양 알려져 있지만, 장로는 범어 ‘ayusmat’의 번역으로 상좌(上座) • 상수(上首) • 수좌(首座)라고도 한다. 초기불교 경전에 보면, “부처님께서는 장로인 난타와 함께 향을 파는 가게에 가셨다가 이르셨다.”(佛本行集經)라는 문구에서처럼 장로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이처럼 석가모니부처의 가장 으뜸이 되는 제자들 앞에는 ‘장로 수보리’ ‘장로 가섭’처럼 ‘장로’라는 존칭이 뒤따른다. 학덕이 높고 존경받는 고승(高僧)의 총칭이기도 하며, 인도에서는 나이가 연로한 스님을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였다.

[ 말세(末世) ]
본디 불교용어인 말세는 불교의 삼시[三時]에서 나온 말이다. 석가모니부처께서 입멸하신 뒤에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그 가르침이 여법하게 실행되지 않는다는 역사관에 입각해서 시대를 정법[正法]. 상법[像法]. 말법[末法]으로 나누고 있다. 교설과 그 실천[行]과 결과[證]가 모두 갖추어진 시기를 정법시라 하며, 교설과 실천만의 시기를 상법시 그리고 교설만 있는 시기를 말법의 시기라고 한다. 오늘날의 세계를 흔히 말세라고 칭하는데, 사실은 불교적 교설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불교에서 나온 말들로는 찰나(刹那), 세계(世界), 과거-현재-미래, 공(空), 다반사(茶飯事), 회자정리(會者定離), 명색(名色), 밀어(密語), 탈락(脫落), 세속(世俗), 무사(無事), 현관(玄關), 면목(面目) 등 무수히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물론 위의 불교에서 나온 말들을 반드시 불교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자는 뜻으로 소개해 드린 것은 아니다. 또한, 사실 대부분의 개념들이 인도와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러한 용어들 또한 우리가 외래로부터 차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엄연히 우리 정신 세계를 일컫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많은 어의(語義)들을 그 뿌리에서부터 제대로 이해하자는 의도에서 소개해 드린 것이다.
이번 컬럼의 연재를 계기로, 앞으로도 불교 경전의 가르침과 기본 용어들, 그리고 우리의 인생에 교훈이 될만한 주옥 같은 말씀들을 계속해서 소개해 드릴 기회가 찾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이번 7부의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애독해주신 주신 여러 독자님들께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린다.

글 : 캘거리 서래사 법사 정진형(혜국)


기사 등록일: 200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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