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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어머님께 띄웁니다. 글 : 주영신 (캘거리 교민)
(편집자 주 : 본 글은 교민 주영신님이 지난해 가을 그분의 장모님이 작고하셨을 당시 고인을 기리며 쓴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어머님!!

뭐가 그리 급하다고 그렇게 빨리 가셨어요?
집사람과 부부의 연을 맺은 때부터 은은하고 잔잔하며 한결같이 베풀어 주신 사랑,
세월이 지나 가면서 또, 그 먼 세상으로 가신 뒤에도 새록새록 더욱 더 눈에 밟히는 건 제가 인제야 철이 들어가나 봅지요.

어릴 땐 어른이 되고 싶기도 했지만, 어른이 되어도 자식 된 자 한없이 어린애인 걸 왜 몰랐었는지요..

"아-!, 부모님들도 외로움과 그리움을 타시는구나!"깨달았을 땐 이미 저 세상으로 가신 뒤, 무릎을 치고, 통곡을 해도 후회한 들 무엇 하겠어요.

어머님!!
작년 10월 5일 전화통화에서 조차, "힘차게! 그리고 그저 행복하게 살아! 너희들만 행복하게 살믄 되야!!"
그 다음 날 10월 6일 마지막 전화통화에서도 똑같이 힘주어 "아이구-! 또 전화했어? 한국에 있는 사위들 보다 더 자주 전화하네! 그저 행복하게 살아!" 똑같이 힘주어 말씀하시어,언제고 언제라도 힘을 실어 용기를 주시던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 시간들은 제 곁을 이렇게 쉽게 떠날 줄은 미쳐 몰랐어요.

그 날 아침의 그 어머님의 음성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꿈엔들 생각했겠어요??
평소 앓지 않으셨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감기 증상처럼 급자기 병원에 입원한 후,
의식불명이란 청천 벽력의 소식을 들었을 때의 아뜩함이란...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장례식 날이 벼르고 별렀던 저희 집에 오시려고 신청했던 여권이 나와서, 무덤에 같이 넣어 드렸다고, 거기 못 가고 애간장 태우면서, 이 드넓은 캐나다에서 장례식 조차도 애닯은 채로 그냥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이 사위의 맘은 찢어질 듯 아팠는데, 그 소릴 나중에 듣고 얼마나 고통과 아쉬움에 몸부림 쳤나를 모릅니다.

어머님!!
어머님의 안방 거실엔 캐나다로 간 외손자가 애기 때 덮던 이불이 놓여 있었다고,집사람 얘기가 외손자가 하도 그리워 그 이불 만이라도 품에 끼고 주무신 것 같다고 하는 말에, 얼마나 또 펑펑 눈이 부르트도록 울었는지 모르지요.

어머님!!
이제라도 영혼으로나마 비행기 타지 않고도 훨훨 날아 저희들 사는 보습 보시러 오세요. 그래서 그러셨는지 재 엄마 꿈속에도 수 번 찾아오시어 그렇게 풍성한 곡식을 퍼 주셨나요?
두 다리는 관절통으로 거동이 힘드셨으면서도, 내 몸하나 썩어지면 흙으로 될 걸 아껴서 무엇하냐시며, 남의 노는 밭에까지 곡식을 심어 거둬 자식들에게 골고루 푸짐하게 베푸시던 어머님.

그 땐 제가 거의 배달운짱을 해서 가끔은 투덜거리기도 했는데, 지금 와서 왜 그랬을까 후회가 많습니다만, 그 오랜 오래 전 무 배추를 차에 가득 싣고도 못 다 실어 시골집에 남겨 두고 올 정도로 푸짐하게 베푸시던 손길을, 이제는....더 이상....

늘 자식 위해 정성으로 기도 드려 주셨음에, 일 보느라고 정신 없이 뛰어다니다가 보면, 저녁엔 손에 무릎에 피 터지고 멍든 자국이 여기저기 있음을 확인해 보아도, 안개처럼 홀연 홀연 제 맘속에 용기를 불끈불끈 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나타나시어, 언제나 힘이 되니, 행복하게 살아 갈 용기가 샘솟는 것은 다 남기고 가신 찬란한 당신의 유산입니다.

어머님이 바라시던 대로 행복한 가족 되기로 약속을 드리면서,
이젠 그 힘드셨던 멍에를 편히 놓으시고 포근히 잠드시길 이 (?)째 사위는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영면하소서!

캐나다 사위 올림.

기사 등록일: 200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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