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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매물은 많아지는데 가격은 오르나? _ 김유철의 부동산 칼럼
요즘 많은 독자들께서 캘거리 부동산 시장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게 하나 있다. 얼마전 캘거리 헤럴드나 CN 드림에서도 기사로 나왔던 기현상(?), 즉 요즘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계속 늘고있다는 데 가격이 지난 연말보다 오르고 있다는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것은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내리고, 공급이 적어지면 가격은 오른다는 일반적인 경제 원리로 보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매물이 늘면 가격이 내려가야만 되는데,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을 놓고 어떤 경우에는 집을 팔려는 주인과 리얼터간에 서로 의견충돌이 있기도 하다고 한다. 주인은 가격이 오르니까 더 올려서 내놓아야 한다고 하고, 리얼터는 반대로 가격을 내려야 팔린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다. 오늘은 이 기현상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나아가 캘거리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전망해 보자.

경제학에 있어 재화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는 네가지가 있다. 첫째, 용도(Utility)이다. 모든 재화는 그 쓸모가 있어야 하며,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가치가 발생한다. 둘째, 희소성 (Scarcity). 이 세상에 차고 넘치는 공기는 누구도 큰 돈을 주고 사려하지 않지만, 아주 희소한 다이아몬드는 큰 돈을 줘야 살 수 있다. 다시말해 희소해야 가치가 있다. 셋째, 구매욕구 (Desire)다. 아무리 쓸모 있고 희소한 재화라도 그것을 구매해 줄 소비자의 구매욕구가 있어야 값이 올라간다. 네번째, 유효 구매력 (Effective Purchasing Power). 즉, 아무리 쓸모있고 희소하며 구매 욕구가 있어도, 실제 구매할 돈이 없다면 살 수가 없다. 살 수 없는 재화는 그림의 떡이며 가치를 실현받을 수 없는 것이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의 현상, 매물(공급)은 많아지는 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 세번째와 네번째 요소―‘구매 욕구와 유효 구매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무슨 얘기인가. 서부 캐나다 도시들 대부분에서 매년 봄은 실수요자 중심의 구매층이 시장에 등장하는 계절이다. 이들은 집을 꼭 사야만 하는, 그리고 긴긴 겨울을 벼르고 별러서 꼭 집을 사려고 작심한 구매자들이다. 이들은 그래서 집을 사려고 하는 욕구와 필요, 그리고 구입자금까지도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시장이 자신들의 기대와 조금 다르더라도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
다시말해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봄 시장은 이 ‘구매욕구와 유효 구매력’이 다른 계절보다 더 강한 것이다. 그래서 봄에는 집주인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한 다소 높은 가격의 매물이라도 실수요자들이 구매를 하는 것이며, 이 결과로 전반적인 주택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이다. 이것이 매물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가격이 올랐던 기현상의 핵심이다. 그러기에 이 현상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다시 늘었다거나 혹은 시장이 활기를 찾았다는 증거로 해석되서는 안된다. 수요의 양은 늘지 않았다. 대신 수요의 질, 즉 구매욕구와 구매력이 일시적으로 강한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자 그럼 실제 현재의 캘거리 부동산 시장은 어떤 모습인가.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지난 2월 말 현재 캘거리 부동산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재고 (콘도 포함)는 10,562채이다. 그리고 팔린 숫자는 2,236이다. 10562 대2236. 주택 재고 대비 매매된 숫자의 비율은 21%이다. 그리고 오늘, 3월 24일 현재 지난 한달간 팔린 단독 주택수는 1357 채이다.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3월 중반까지 상승세를 보여 지난 연말보다 약 $30,000정도 오른 $430,000 (median price)이었으나 지난 며칠 다시 $5,000가량 하락하여 오늘 현재 $425,000에 머무르고 있다.
그럼 콘도는 어떠한가. 지난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콘도시장은 당분간 과잉공급과 빌더들의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 (overpricing)으로 인해 고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11일자 캘거리 헤럴드는 앞으로 3년안에 새롭게 공급될 신규 콘도의 숫자가 무려 16,000채라고 했다. 이는 다운타운과 인근 지역에 현재 공사중이거나 개발허가를 받아둔, 혹은 신청중인 모든 콘도를 포함한다.
현재도 이미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 추가로 16000채가 신규공급 된다면 어찌될 것인가. 게다가 분양가는 지나치게 높아서 일부 투자콘도 매물에서는 입주시기 시장가격이 분양가보다 낮거나 혹은 비슷하게 되어 벌써 입주를 포기하는 곳도 있다. 입주포기는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입주를 하더라도 시세차익은 당분간 실현하기 힘들 것이고 높은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만 고스란히 구매자에게 전가될 전망이다. 또한 렌트시장도 이로인해 공급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캐나다 주택금융공사 (CMHC)에 따르면 지난 해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렌트용 주택 공급으로 인해 올해 렌트시장은 2006년의공실률 0.5%에 비해 약 4배가량 늘어난 2%까지 공실률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정리해보자. 지난해 3월말 통계를 보면 주택매물 재고 대 팔린 매물이 4723 대4077 이다. 약 86%의 물량이 팔렸다. 작년 봄에는 내 놓은 주택은 거의 다 팔렸다는 얘기인데, 그럼에도 하반기에 부동산 시장은 하락했다. 그렇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해 보다 더 크게 하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즉 올해의 가장 좋아야 할 시장인 봄에 지금처럼 불과 20%내외만이 팔리고, 매달 8천개 내외의 재고 매물이 다음 달로 넘어가며 이러한 재고매물들이 하반기로 계속 넘어간다면, 올해 하반기는 지난해 보다 공급초과현상이 훨씬 더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둔화된 캘거리 인구유입을 볼 때, 이월되는 재고매물들과 앞으로 신규 공급물량이 어느정도 시장에서 흡수되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떨까. 시장이 지금과 같이 간다면 2-3년 후에도 가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6-7년 걸쳐 올라야 할 가격이 지난 2-3년에 한꺼번에 올라서 나머지 3-4년동안 오른 가격을 다시 조정하고 있는 셈이다.
비록 미국과 같은 시장붕괴나 폭락은 없을테지만 캘거리 주택시장은 지금 만만치 않은 조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집주인들과 투자자, 그리고 그외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은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심정으로 이 조정기를 넘어야 하며, 특히 투자매물을 가진 분들은 압박해 오는 금융비용과 어떻게 싸울지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주 칼럼에서 렌트수익은 ‘과세되지 않는다’는 ‘과세대상이다’로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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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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