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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앙고백이 중요한가?_1
글 : 김병혁 목사 (캘거리 개혁신앙연구회)

교회 세속화의 원인과 대안

기독교가 전파된 후 120여 년 동안 한국 교회는 세계 선교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였습니다. 규모와 외형에 있어서 엄청난 발전을 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 교회는 안팎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가 발산해 오던 매력은 찾아볼 수 없고, 한국 사회에서 동네북 신세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모 종교기관에서 실시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퍼센트 이상이 한국 교회를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하였다고 합니다. 따지고 보면, 한국인 세 명중 두 사람은 한국 교회를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종교집단쯤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좀 더 냉철한 반성과 지성이 요청됩니다. 사실 한국 교회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한국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전후 50년대 이후로 한국 교회의 고도(高度) 성장의 그늘 아래에는 늘 교회의 세속화라는 복병이 숨어 있었습니다.
생사를 걸고 신자를 모으고 교회의 지경을 넓히는 일에 몰두하는 사이, 거룩성과 순수성이라는 교회의 교회됨을 지탱할만한 내공을 키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온갖 유행성 프로그램에 매달려 그나마 신앙을 유지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대안으로는 교회 세속화의 흐름을 막기는커녕 교회의 본질로부터 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뿐이었습니다.
혹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를 머리카락 잘린 삼손에 비유합니다. 덩치는 큰 데, 다른 이는 고사하고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건사하지 못할 만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가 세속화의 물결 속에 이처럼 나약해진 데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습니다만 두 가지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그동안 한국 교회는 성경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배우는 일 보다는 성경을 이용(?)하여 다른 목적을 추구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거나 성경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정작 성경을 강조하면서도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본의(本意)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사고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풍토가 만연합니다.
성경을 가르치는 자들도 성경 전체의 내용을 균형있게 강조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해와 경험을 근거로 한 부분적인 가르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복음을 인간의 행복과 번영과 성공을 위한 ‘그 무엇’으로 강조하는 ‘솜사탕’ 복음이 한 예입니다.
둘째, 많은 교회들이 역사적인 신앙고백을 가르치거나 배우지 일에 무관심합니다. 교회 역사상 오늘날처럼 교회 안에서 신앙고백이 푸대접을 받는 시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신앙고백을 말하면 손사래부터 칩니다. 교리를 말하면 온갖 인상을 씁니다.
신비한 체험이나 은사라면 모를까 신앙고백을 배워서 무엇에 쓸 것이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나 신앙고백이나 교리에 무관심한 교회와 성도일수록 성경으로부터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교회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훈 중의 하나입니다.
신앙고백과 교리는 신앙의 객관성과 보편성을 담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경을 바르게 깨닫고 실천하게 되는 기본 틀이 됩니다. 다시 말해, 바른 신앙고백과 교리는 성경 전체 내용을 성경의 원 저자가 되시는 성령 하나님의 시각으로 가늠하게 하는 일종의 이해의 척도(尺度) 역할을 합니다.

신앙고백의 성경적, 역사적 근거

유명한 교회사가인 필립샤프(P. Schaff)는 “성경은 하나님의 것이지만, 신앙고백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인간의 대답이다. 또한 성경은 신앙의 규범이요, 신앙고백은 교리의 규범이다.”고 하였습니다. 신앙 고백이란 하나님 말씀에 대한 성도의 답변인 동시에 하나님에 대한 실제적인 표현입니다.
따라서 신앙고백이란 모든 성도의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며, 이 고백이 바르게 유지되고 전수되기 위해서 교회는 신앙의 내용을 언어 형태로 표현한 이 신앙고백을 보전해야할 중대한 책임이 있다는 말입니다. 신앙고백의 중요성을 가장 잘 인식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바로 성경 기자들이었습니다.
모세의 경우를 보면,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계명을 받았을 때, 그 내용이 성도들에게는 신앙고백의 형태로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모세가 와서 백성의 장로들을 불러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그 모든 말씀을 그 앞에 진술하니, 백성이 일제히 응답하여 가로되 여호와의 명하신대로 우리가 다 행하리 이다”(출 19:7-9) 뿐만 아니라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가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신앙 고백을 그들의 자손들에게 끊임없이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온 이스라엘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 그 택하신 곳에 모일 때에 이 율법을 낭독하여 온 이스라엘로 듣게 할지니 곧 백성의 남녀와 유치와 네 성안에 우거하는 타국인을 모으고 그들로 듣고 배우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고 또 너희가 요단을 건너가서 얻을 땅에 거할 동안에 이 말씀을 알지 못하는 그들의 자녀로 듣고 네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게 할지니라.(신 31:11-13) 이것은 구약 시대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이해하는데 있어서 ‘신앙고백’ 곧 ‘교리문답’이라는 방식이 사용되었음을 말해 줍니다.
신약 시대에 이르러 예수님께서는 신앙고백의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를 물으셨을 때에,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 이다”(마 16:15-16)라고 고백하는 것을 근거로 주님의 교회는 그와 같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에 있는 교회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엡 2:20)고 한 말씀도 같은 내용과 같은 이해로서 고백되어지는 신앙고백이 교회 세움의 기초가 되고 있음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경적 이해를 바탕으로 정통 교회는 초대 시대부터 교회의 신앙을 공적으로 대변할만한 신앙고백을 작성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초대 교회 시대에 만들어진 가장 대표적인 신앙고백이 ‘사도신경’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신앙고백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16,7세기의 종교개혁 시대에 만들어진 신앙고백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기는 역사상 성경의 본의가 가장 바르게 회복되어 가장 참되게 증거되었던 때였습니다. ‘오직 말씀’에 사로잡힌 종교개혁자들은 거짓 신앙과 거짓 확신의 도전과 오류로부터 성경의 참된 정신을 보전하고, 후대에 온전하게 계승하기 위해 매우 체계적이고 정밀한 형태의 신앙고백을 작성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말씀으로 개혁된 교회의 3대 신앙고백서라고 일컬어지는 벨직 신앙고백(The Belgic Confession of Faith, A.D1561),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The Heidelberg Catechism, A.D 1563) 그리고 도르트 신조(The Canons of Dort, A.D 1619)와 종교개혁의 역사적 성격을 가장 선명하고 원숙하게 드러내는 장로교회의 결정문서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The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A.D 1647)는 그 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성경적 신앙고백서들입니다.

교회와 신앙의 기준으로서의 신앙고백

종교개혁의 대전제라고 할 수 있는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신앙’(Coram Deo)과 ‘오직 믿음’(Sola Fide)은 신앙의 대상에 대한 바르고 참된 믿음과 지식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종교 개혁에 기초한 신앙이란 ‘순수한 신앙고백을 철저하게 추구하는 신앙’인 것입니다.
로마 가톨릭의 비성경적 가르침과 세상과 결탁한 변질된 기독교 사상에 맞서 종교 개혁의 횃불을 치켜들었던 종교 개혁자들이 모진 박해와 고난 속에서도 성경에 충실한 신앙 고백을 만드는 일에 결코 좌절하지 않았으며, 이것으로 진리의 나침반을 삼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종교개혁자 칼빈은 “교회가 완전히 부패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앙고백은 결코 포기된 적이 없는 기독교의 전통”이라고 했습니다.
신앙고백은 성도의 신앙을 하나로 묶어 주는 진정한 교회 일치의 첨병이며, 세상과 이단과 거짓 복음으로부터 참된 신앙과 참된 교회의 영역을 표시하는 지계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앙고백을 부지런히 배움으로써 성경의 본의를 바르게 해석하며 또한 성경 말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참된 신앙고백을 통해 우리의 교회와 신앙을 바르게 세워나가는 일은 변화하는 시대가운세도 변하지 않는 진리를 추구하는 진실한 교회와 성도에게 주어진 숭고한 책임이며, 사명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기사 등록일: 20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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