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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빌더들을 알자_김유철의 진품명품 부동산 칼럼 제 13회
지난 몇 년간의 캘거리 주택시장의 가격폭등 (그로 인한 현재의 조정세)은 왜 일어났을까? 단순히 오일 산업의 활황과 인구 유입에 따른 수요증대가 원인의 전부인가. 그 외의 다른 이유, 혹은 숨겨진 이유는 무엇일까. 캘거리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 가장 큰 원인을 제때에 택지를 공급하지 못한 캘거리시에 있다고 지적한다. 맞는 얘기다. ‘빨리 빨리’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속 터질 정도로 느린 이곳의 정책입안과 집행이 그 원인이란 말이다. 참고로 현재 캘거리에 건설하고 있는 순환도로 (Ring Road)는 이미 1970년대에 처음 계획된 것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주민 공청회 중이다. 그러니 그렇게 빨리 불어나는 인구증가를 따라잡을 정도로 신속하게 택지가 공급됐을 리가 없다는 말이다. 또 지나치게 몰린 투기자본이 부동산 가격급등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도 맞는 얘기다. 그러나 오늘 하고자 하는 얘기는 가격폭등의 또 다른 원인을 제공한 빌더들에 대한 이야기다.

2006년 한창 부동산 투자 바람이 일었을 때 캘거리 SW 어떤 지역에 한 주택 구입자가 G빌더로부터 집을 샀다. 그리고 그로부터 거의 2년 뒤인 오늘 똑 같은 G빌더는 그 바로 옆집을 현재 팔고 있다. 이 두 집은 내부와 외장, 사이즈, 위치 모든 것이 매우 비슷하다. 그런데 그 빌더는 현재 팔고 있는 집의 가격을 2년 전에 자신들이 판 집에 비해 무려 $100,000이나 떨어뜨렸다. 또 다른 J빌더는 다른 지역에서 작년 초에 새 집을 지어 약 $600,000에 팔았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시장이 안 좋아지자 약 10%를 내려 팔더니, 올해 들어서는 추가로 가격을 인하하고 덤으로 여러가지 인센티브를 주어 약 15%를 인하해서 팔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드문 것이 아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물론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결과라고 치부해 버릴 수 있는 현상으로 보이지만, 조금 더 깊게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지난 몇 년간 집 값이 그렇게 높아진 데에는 빌더들의 지나치게 높은 가격책정(Overpricing)을 원인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위의 예에서 빌더들의 과거와 현재 파는 집 값의 차이는 대부분 빌더들의 과도이윤이라는 것이다.

원래 경제학에서 말하는 재화의 가격 책정 방법은 그 생산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에 약 20% - 30%의 기업이윤을 추가 비용으로 집어 넣어 산출한다. 즉 100만원짜리 상품이라면 생산코스트가 70% - 80%이고 나머지가 기업이윤으로 잡히는 비용이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캘거리의 주택가격이 폭등하자 빌더들은 그 전에 취하던 위와 같은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신규주택 가격을 책정하기 시작했다. 그 방식은 위의 20%-30%의 기업이윤에 추가로 앞으로 기대되는 시세 차익분을 집어넣어 그 차익마저도 주택의 가격에 포함시켜 가져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기업이윤과 건설 비용을 합쳐 약 50만불에 분양할 수 있는 집이 있다면, 빌더들은 이 집이 실제 완성되어 구매자가 입주할 때까지의 기간에 발생할 시세 차익을 더하여 약 70만불에 판 것이다. 그러니까 연간 약 40%의 인상을 나름대로 예상하여 그 인상률을 가격에 반영한 셈이다. 물론 이렇게 가격이 책정되었기에 실제 구매자가 가질 수 있는 시세차익은 없게 된다. 빌더들이 이미 다 가져 갔으니까.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그렇게 예상한 인상폭이 그 이후 부동산 시장이 하락함에 따라 실제 실현되지 못했고 그에 따라 주택 구매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 결과가 온 데에 있다. 한마디로 적정한 수준의 이윤이 아니 과도한 이윤을 노렸던 빌더들의 가격책정이 가져온 부작용이다.
이에 대해 빌더들은 이렇게 항변한다. 신규주택의 높은 가격은 자신의 지나친 욕심이 원인이 아니고 집 짓는 비용이 폭등해서 그렇다고. 자재값이 오르고 인부들의 임금이 올라서 그렇다고.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러한 이유는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 전 만난 한 주택 시공업자는 실제 많이 오른 건 인건비와 콘크리트 정도이며 오히려 주요 원료중 하나인 목재값은 사상 최하라고 한다. 약 두 배가 오른 주택 가격이 빌더들이 얘기하는 건설비용의 상승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 현재 부동산 시장이 조정세로 접어들면서 빌더들은 손해를 보고 있거나 혹은 이익을 현격히 줄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또 다른 시공업자는 이렇게 증언한다. 현재 주요 빌더들은 자신들이 하청을 주고 있는 하도급자들에게 공사비의 10% 혹은 15%를 깍아서 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신들의 일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 일종의 부당행위가 아닌가. 그러고서 소비자들에게는 마치 자신들이 이윤을 포기하고서 10%씩 싸게 파는 것처럼, 혹은 소비자들의 어려운 상황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그 행태가 가증스러울 정도다.

요즘 이러한 빌더들의 행태를 보며 필자는 참으로 씁쓸하다. 이런 빌더들의 지나친 욕심이 실현되는 현상은 사실 완전 자유 경쟁이 보장되지 않는 시장 상황에 근거한다. 즉 몇몇 빌더들이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점현상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그들을 견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시장의 주인이어야 할 소비자들이 주체가 아닌 ‘봉’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이민 생활에서 알고 살아야 할 것들이 많다. 오늘은 그 중에 꼭 알아야 될 것 중에 하나가 이 빌더들의 과욕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기사 등록일: 200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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