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6월 17일 연방정부의 법률 개정을 통해 캐나다에서도 일정한 조건 하에서 존엄사로 알려진 의사 조력 사망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캐나다 보건부에 따르면 캐나다 대법원이 2015년 2월 캐나다 권리헌장에 맞도록 법률 개정을 명령한 이후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캐나다에서 의사 조력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총 2,149명으로 집계되었다.
2018년 4월 30일 기준 앨버타 헬스 서비스의 통계에 따르면 앨버타에서 의사의 조력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총 364명으로 나타났다.
의사 조력 사망에 대한 지지가 점점 확산되면서 현재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치료 방법이 없어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 중 일부는 의사 조력사의 조건을 갖추지 못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어 이에 대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2월 의사 조력으로 사망한 71세 생물학자 로버트 웨인 넬슨 씨의 딸 와일즈 씨는 “아버지는 2016년 봄 파킨슨 씨 병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도 어떤 치료 방법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으며 아버지는 지독한 머리 통증으로 고통스러워 했다. 그는 자신의 생을 마감해야 할 때라고 스스로 이해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캠로즈에 거주하는 와일즈 씨는 “아버지는 우리 지역에서 의사 조력으로 사망한 첫 사례이다. 당시 이웃 주민들 또한 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의사 조력사 허가를 득하기 위해서는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2건의 의무적인 평가를 거쳐야 하며 이후 다시 10일 간 기다리도록 되어 있다.
와일즈 씨는 “아버지의 경우에도 의사 조력사망 허가를 득하는 것이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중부 앨버타에서 이를 판명할 적정한 의사를 찾기도 힘들었다. 최종 허가를 득하는데 까지 거의 1년이 소요되면서 아버지는 그 동안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아버지의 의사 조력 사망 이후 가족들은 고인의 영면을 기리며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평온을 되찾았다”라고 밝혔다.
비영리단체인 앨버타 존엄사 대표 샤나즈 고쿨 씨는 “스스로 생명 마감을 결정할 수 있는 의사 조력 사망은 또 다른 삶의 한 면이다. 이제 캐나다는 물론 앨버타 시민들도 이를 받아 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지난 2015년 캐나다 대법원 판결 이후 연방정부가 법률로 제도를 마련해 시행한지 2년 여가 흘렀다. 다음 단계는 법률 조건을 완화시켜 조금 더 접근 가능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의사 조력 사망은 후회 없는 선물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