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보드카 Hammer + Sickle(망치 + 낫)이 더 이상 앨버타에 수입되지 못한다. 캐나다의 우크라이나 단체(Ukrainian Canadian Congress, UCC)에서 이름과 로고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이 직사각형의 하얀색 보드카병에는 위쪽에 망치와 낫이 합쳐진 로고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UCC 앨버타 지부 회장 올레시아 루시-안드리요비치는 이는 마치 코냑에 나치당 로고인 스와스티카가 새겨져 판매되는 셈이라고 설명하고 나섰으며, 우크라이나계인 2명의 NDP MLA, 데론 빌리어스와 제시카 리틀우드도 보드카의 이름과 로고는 잔인한 소련의 공산 정권을 나타내는 것으로 앨버타에서 판매되는 주류로 절대 허락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UCC 측은 올해 초, 앨버타 게임 및 주류 위원회(AGLC)에 이 보드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며, 루시-안드리요비치는 지난 4월 BC에서 앨버타로 오던 주교가 공항 주류 면세점에서 이 제품을 목격한 뒤 단체에서 다시 이 문제를 가지고 AGLC를 찾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루시-안드리요비치에 의하면 AGLC에서는 UCC의 문제 제기에도 앨버타는 주류 판매점이 민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 문제는 AGLC의 영역을 넘어섰다고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최근 빌리어스와 리틀우드가 AGLC 책임자에게 편지를 보내 망치와 낫이 앨버타에 거주하고 있는 36만 5천명의 우크라이나계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기 이르렀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당시 소련으로 인해 강제 기근과 박해를 겪고 투쟁했으며, 망치와 낫은 수 백만명의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대량 학살을 나타내는 끔찍한 상징”이라는 것이다.
또한 빌리어스와 리틀 우드는 AGLC의 안내서에 의하면 제품과 광고는 “일반 대중에게 불쾌감을 주지 말아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면서, 여기에 Hammer + Sickle 제품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AGLC측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소련에 의해 겪은 대기근 시기가 우크라이나 역사에서 끔찍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서, “즉시 이 Hammer + Sickle 제품의 앨버타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루시-안드리요비치는 이 같은 결정이 비록 6개월이나 소요되긴 했지만 정부가 이 문제에 나섰다는 것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