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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수녀님을 만나다_박나리 (캘거리 맑은 물 문학회)
 
지난해 여름, 서원40주년을 맞이한 이해인수녀는 작년에 출간한 엄마에 대한 원고를 넘기고 나서 속이 불편해서 장 내시경검사를 하였는데 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하게 되었다
그 일로 인하여 공개적인 인터뷰나 만남이 허락되지 않는 가운데 그나마 이제는 조금 외출도 하시고 하여 평소에 자주 안부를 묻던 차라 멀리 캐나다에서 찾아 뵙겠다는 소식에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성라자로 마을에서 찾아 뵙기로 한날 날씨는 조금 추웠지만 차 안에서 바라보는 늦가을의 풍경은 바람에 이리저리 뒹구는 노란 은행잎은 꼭 디스카우의 음성으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듣는 것처럼 가을을 가을답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도착한 성라자로 마을은 얼마나 고즈넉하고 가을 색으로 물들이고 있는지 숙연함 ak저 든다 누가 이 계절을 이토록 아름답게 색칠하였는지 주변 풍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은행잎은 노란 카펫으로 변하여 밟고 지나가자니 미안하기도 하고 황송하기도 한 오솔길이다.
2시에 만나기로 하였는데 이미 기다리고 계셨다 밝고 환한 미소를 띠우며 따뜻한 둥글레차와 정갈한 떡을 내어오시고 먼저 손을 잡아주시며 어서 오시라 반갑게 맞아 주셨다.
2007년도 여름에 뵙고 처음인데 그 동안 암 수술로 힘드셨는지 조금 지쳐 보였지만 얼굴표정은 예나 지금이나 천사의 미소를 가지고 계셨다. 이해인 수녀는 수녀원에서 선물의 여왕이라 불린다고 한다.
멀리서 오는 손님에게 무엇을 줄까 생각하다 행운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 잎크로버를 주기 위하여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원에 나가서 네잎클로버를 3장만 주십사 하고 기도했더니 기도가 통했는지 7장이나 찾았다면서 아이처럼 기뻐하시는 웃음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 이지만 신종풀루로 극히 건강을 조심 하여야 할 시기에 죄송한 마음 가득했다.
그에 반해 아무 준비도 없이 찾아간 게 얼마나 미안했던지......
지난달 이금희 아나운서가 어느 불우이웃돕기 바자회에서 30년 전에 받은 이해인수녀의 싸인을 한 해에 만원씩 해서 30만원에 팔렸다면서 여러분도 사인을 잘 보관하면 나중에 비싼 값으로 팔릴지도 모르니 잘 보관 하시라면서 웃으신다.
낭송 시디와 해인수녀님의 엽서와 이런저런 귀한 선물에 특유의 해인수녀님 사인은 오색연필로 꽃 그림을 그리시는데 이날은 사인만 하시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보내준 거라며 예쁜 꽃 스티커를 부치고 좋은 말씀을 적어 넣고 정성껏 꽃 싸인을 만들어 주셨다.
먼 길 오시느라 힘들진 않았느냐 찾기는 쉬웠느냐? 고우신 목소리로 일행들을 위하여 자근자근 다정한 목소리로 일상의 이야기들을 나누어 주시는 모습, 친구에게란 시를 낭송해 주실 때는(필자는 시를 쓴 본인이 낭송 할 때는 꼭 눈을 감고 감상을 한다) 눈을 감고 시향에 젖어 든다. 낭송하시는 목소리는 차라리 시가 아니라 친구를 위한 기도문으로 마음이 정갈해지고 은혜가 충만하게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여기까지 왔으니 성라자로 마을을 구경하라면서 또 함께 사진도 찍자며 밖으로 나가자 하신다. 나자로 마을은 무의탁 한센병 환자 치료와 치료된 환자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만들어 졌는데 정착촌과 함께 병동, 진료소, 교육관, 수녀원 등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60여명 조금 넘은 환우가 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대 있음에' 라는 자선음악회를 통해 들어오는 수익금과 나자로 마을 돕기 회원들에 의해서 운영된다고 한다.
빨간 감나무가 있는 식당과 식사 후 신부님과 수녀님께서 산책하시는 오솔길이 참 곰살스럽게도 예쁘다 날씨 탓에 걸어서는 그 넓은 정원을 다 돌 수가 없어서 차로 돌면서 군데군데 경치 좋은 곳에서는 차에서 내려 낙엽을 한 움큼 손에 쥐고서 낙엽이 날리는 가운데 사진을 찍어야 예쁘다면서 소녀처럼 까르르 웃으시며 같이 사진을 찍자 하시는 넉넉한 마음이 따사롭기 그지없으시다.
숲 속에 있는 그림 같은 작은 성당 안에서 수녀님과 함께 주기도문을 바칠 때는 온 마음과 몸이 깨끗해짐을 느끼며 은총과 축복이 가슴 가득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올해는 사랑하며 존경하는 가족 같은 사람들 김수환 추기경님, 화가 김점선,장영희 교수, 옛 친구 윤영순… 모두 다 저 세상으로 떠난 슬픔 속에 추모시를 쓰느라 바빴던 한 해였다며 자매님들도 건강하시라 기도하겠노라 하시는 수녀님의 배웅을 받으며 한참을 오다 뒤돌아보니 여전히 손을 흔들며 계신다.
성나자로 마을의 환우을 위하여 작은 성금을 전하고 돌아서 오는 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아마도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 사랑이 믿음에서 오는 것 일수도 있고 가족간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이웃간의 사랑,친구와의 사랑 어느 한 순간이라도 사랑을 빼고 나면 우리는 행복하다 할 수 있을까? 어제는 눈이 참 많이 왔습니다 아무리 추워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이 겨울이 결코 춥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사 등록일: 2009-12-10
운영팀 | 2017-12-19 0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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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24161.html?_fr=mt3
최근 이해인 수녀의 기사가 나서 소개해 드립니다. 그분도 지금도 투병중이시네요. 수녀님의 완쾌를 기원해 보며
다시 한번 박나리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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