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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 강 산책을 하면서_자해 김복례 (캘거리 맑은 물 문학회)
봄이오면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보우 강변 산책길을 나간다. 깨끗이 정돈된 넓은 잔디밭에는 곱게 핀 민들레 꽃과 이름 모를 들꽃들의 향연이 곱게 춤을 춘다.
유유히 흐르는 보우 강물은 에메랄드 빛을 내며 출렁이는 아름다움 가을이면 각종 낙엽들이 온 동네를 뒤덮어 아스라한 감상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곳이다. 산책에서 돌아오는 내 손에는 계절마다 피어나는 예쁜 꽃들과 노랗게 물들어 떨어진 단풍잎들을 모아 예쁘게 거실장식을 해 본다
긴 겨울이 차츰 감추고 이곳 캘거리에도 봄이 완연하다. 늘 하는 산책길이지만 작년 6월에 산책 나갔다가 물위에서 한가로이 놀고 있던 오리들의 이름을 몰라 숙제를 남기고 돌아왔지만 이번엔 꼭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보우긴 산책로에 나가보았다.
작년보다 날씨가 많이 풀렸는지 꽁꽁 얼었던 강물이 다 녹아버렸다. 강물 따라 한 참을 가는데도 오리 때들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궁금한 마음에 전동 휠체어 에 속도를 높여 얼마쯤 내려가다 보니 작년에 보던 오리 때들이 먹이를 찾느라고 잠수를 하고 있었다.
나는 가까이 닦아 가서 먹다 남은 빵을 오리 앞으로 던져주었다 오리들은 우르르 몰려와서 서로 머리를 부 듯치고 입에 물은 빵 조각을 빼앗기지 않으려 고 도망 다니고 때로는 부리로 동료 오리들을 쪼기도 하였다. 나는 팔에 힘을 주어 빵을 오리 가까이 한참을 던져 주었다.
먹이를 차지하기 위하여 달려드는 모습이 마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같다 인간도 먹이를 얻기 위해서 새벽부터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조금 더 많이 벌기 위해 남과 머리도 부딪치고 때로 남을 밟고 나아가서는 생명을 빼앗기 까지 한다.
유독 어느 오리 한 마리에게 눈길이 갔다. 모든 오리들은 빵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오리만은 멀찌감치 물에 떠 있기만 했다. 일부러 빵을 그 쪽으로만 던지는데도 제 코앞에 떨어진 빵을 다른 오리들에게 빼앗기고 있다 안 되겠다 싶어 빵을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던져 딴 오리들을 이동시켜놓고 그 오리 쪽으로 다시 빵을 던져보았다.
그러나 그 오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틈을 타서 다른 오리들이 재빨리 달려와서 빵을 빼앗아 물고 갔다 나는 그 제서야 생각이 났다. 저 오리가 병이 났다던 지 아니면 짝을 잃은 슬픔 때문 이 아닌가 생각했다. 안타가운 생각에 조금 남은 빵에다 남은 밥을 꼭꼭 뭉쳐서 움직이지 못하는 그 오리 앞으로 던졌다
아 이게 웬일.. 더디어 오리가 부리를 내밀고 던진 빵을 물었다 그제야 나도 마음이 놓였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옆에서 같이 걸어오는 남편에게 물었다. 저 오리가 왜 빵을 먹지 않았는지 물어 보았다 대답은 짝을 잃은 슬픔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빵을 받아먹지 못하는 것은 혹여 나와 같이 다리가 아프다 던지 몸이 아파서 빨리 움직이지 못해 그런 게 아닐까?
지난날 나에게도 생명에 끈을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있었다. 두어 시간 산책하다 보면 몹시 힘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생각해 보면 중증의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어떤 위로의 말이나 함께 차 한잔 하자는 말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저 말없이 가까이서 지켜보며 따뜻한 침묵으로 사랑으로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고마울 뿐이다. 아픈 오리를 뒤로 남기고 몇 시간의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혹시 하고 강기슭으로 돌아보니 조금 전 던져준 빵을 먹지도 못하던 오리 부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뜻한 햇볕을 찾아 언덕을 오르고 있는데 오리 한 마리가 다리를 절며 가고 있다.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내 짐작이 맞았던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몸에 병이 나면 모두가 귀찮고 먹는 것조차도 싫은 것을...... 이번 나들이에서는 작년에 오리 이름을 몰라 그냥 오리야 하고 불렀던 것을 구스야 하고 불러 주었더니 한결 더 가벼운 몸짓으로 다가왔다

기사 등록일: 201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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