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틀리 주수상이 최악의 상황에서 원유 감산 조치를 들고 나오면서 서부 캐나다산 원유의 가격이 WTI대비 격차를 상당히 줄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자체 정유 공장 시설 확대를 주장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파이프라인 수송 한계로 시발된 서부 캐나다산 원유의 가격 디스카운트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노틀리 주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 월요일 에드먼튼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노틀리 주수상은 “앨버타의 자체 정유 시설 건설을 원하는 민간 기업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구체적인 건설 방법, 비용, 일자리 창출 등 세부 내용은 전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의 오일 사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 방안이 될 것이며 앨버타 에너지 부문의 투자 유인도 함께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노틀리 주수상은 “우리는 앨버타에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연방정부도 다른 주들도 앨버타의 에너지 자원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에너지 자원의 산업 다각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원주민 커뮤니티의 참여도 좋고 엔지니어링 디자인과 건설을 위한 세부 비용 계획 등 어떤 아이디어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수상은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언제든지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관심 있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노틀리 주정부의 앨버타 정유 시설 확대 아이디어는 현재 정체중인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다시 재개되기 까지 장기간 소요되고 원유 감산이라는 긴급 처방 또한 단기적인 대응책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유 가격 회복을 위한 또 다른 처방책을 내놓을 필요성이 시급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IS 에너지의 케빈 번 오일섹터 분석가는 “원유 감산 조치는 최악의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대응이다”라고 평가했지만 “장기적으로 앨버타 원유 가격 회복을 장담할 수는 없다”라며 감산 조치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편, 원유 감산 조치를 강하게 주장했던 세노버스 에너지, 아사바스카 오일 사 등은 내년 투자 계획을 축소한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에너지 부문의 위기 대응 시나리오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 생산 업체인 아사바스카 오일은 이미 캘거리 본사 인력 중 25%에 해당하는 30명을 내보냈으며 내년 경영진의 연봉도 10%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노버스는 내년 총 투자 규모를 올 해보다 4%가량 축소한 12억 ~ 14억 달러로 조정 발표했다.
RS 에너지 그룹의 사미르 카얀데 분석가는 “생산을 줄일 경우 에너지 기업들의 성장은 지체될 수 밖에 없다. 해결책은 수송 능력을 증가 시키는 길뿐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파이프라인 증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노틀리 주정부가 자체 정유 시설 확대라는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다”라고 분석했다.
캘거리의 드릴링 서비스 업체인 트리칸 웰의 데일 더스트호프트 CEO는 “내년 원유 감산으로 서비스 축소가 전망되면서 160여 명의 인력을 줄일 게획이다”라고 밝혀 업계의 우울한 전망을 대변하기도 했다.
노틀리 주수상도 “원유 감산 조치는 장기적인 전략이 아니다”라고 인정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