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인해 서부 캐나다 목장주들은 긴 겨울 동안 가축에게 먹일 사료가 부족하지 않도록 공급을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스캐치완 남서쪽에 위치한 이스트엔드 인근에서 조슬린 와스코와 남편인 트래비스 와스코는 여름과 가을 내내 겨울을 대비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료를 위해 경작하는 작물을 키워내기 위해 노력했고, 판매용으로까지 잘 자라지 않아 사료로 쓰이는 몇 천 에이커의 듀럼 밀을 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5년 동안 강우량이 적은 탓에 10년 이상 목장을 운영해 온 트래비스 가족도 일정량 이상을 생산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작년에 가축의 수를 20% 줄여 소들을 파는 뼈아픈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와스코는 “정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모든 자원이 고갈되었고 여물도 없었다.”라며,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 구매를 해서 트럭으로 실어 오는 비용도 매우 비싸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전역에 걸쳐 극심한 더위와 건조한 환경은 농업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캐나다 농업부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으로 캐나다의 72%, 캐나다 농업 부지의 69%가 절대적으로 건조하거나 중간 수준 이상으로 건조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BC에서 온타리오 중부까지 올해 농부들은 건조한 환경에 대응해야만 했다. 리자이나 기반의 농업기후 전문가인 트래버 해드웬은 앨버타 남부와 사스캐치완 남서부가 특히 심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소가 많이 생산되는 이 지역들은 올해 가뭄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해 동안 계속된 가뭄을 직면하는 것이 더 큰 어려움이었다.
애드웬은 일부 지역이 지난 36개월 중 30개월이 가뭄이었던 지역도 있다며, 이로 인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축사료의 공급이 부족하고 수입되는 사료의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토지의 수분이 매년 부족해지며 저수지나 강의 수심이 극도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생산자들이 가축의 수를 줄이거나 아예 산업에서 빠져나갔기 때문에, 2023년에는 캐나다 목장에서 생산되는 소와 소고기가 줄어들었다. 팜 크레딧 캐나다에 따르면 현재까지 올해 소고기 생산량은 전년도 대비 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부족으로 인해 소의 가격이 올라 2023년 가격은 전년도 대비 33% 올랐고, 5년 평균 대비 50% 높아졌다. 앨버타 소고기 생산자 협회의 브로디 호간은 산업이 이제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수익이 높은 시대로 접어들고 있지만, 살아남는 생산자 만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호간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1억 6,500만 불을 투자해 가축 구호 프로그램을 통해 올겨울에 농장주들을 도울 예정이라 다행이지만, 농장주들은 앞으로 다가올 가뭄을 대비해 더 장기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호간은 “솔직한 대화를 통해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가뭄은 또다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