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은 계속해서 금리인하가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딜로이트 캐나다(Deloitte Canad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2024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딜로이트는 중앙은행이 세 차례에 걸쳐 25베이시스 포인트(0.25%)를 인하해 2024년 말까지 정책금리를 5%에서 4.2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딜로이트의 던 데자르뎅은 Financial Post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중앙은행의 2% 목표와는 거리가 멀지만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서 “경제가 약세를 보이고 있고 이런 추세는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낮출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줄 것”이라며 이같이 예측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캐나다의 물가상승률은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전월 대비 변동 없이 3.1%로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전문가들은 2.9%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특히 모기지 이자비용이 전년 대비 29.8% 증가했다. 모기지를 포함한 주거비용을 제하면 물가상승률은 2.2%에 불과하다.
또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분기에 0.3%, 연간 기준으로는 1.1% 감소하는 등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데자르뎅은 “캐나다가 현재 가벼운 경기 침체를 겪고 있지만 2024년 내내 경제가 모두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5.7%인 실업률도 캐나다의 급속한 인구 증가로 인해 6%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지만 노동 시장이 크게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노동 시장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경제가 2024년 말 이전에 플러스 성장 영역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은행은 지난 6일 기준금리를 다시 한번 5%로 동결하면서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리인하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내년 상반기 또는 늦어도 하반기에 금리가 인하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가 금융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로운 조사도 첫 금리인하가 은행의 사전 경고 없이 2분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많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의 금리인하 전망이 공개되기 하루 전 티프 맥클럼 중앙은행 총재는 "물가 안정으로 확실히 복귀하고 있다고 통화위원회가 확신하게 되면 그때 정책금리를 낮출 수 있을지, 언제 내릴지 고려할 것"이며 "모두들 금리인하 논의를 서두르고 싶은 유혹을 할지만 정책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못박았다.
12월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1월 16일에 발표될 예정이며, 다음 캐나다 은행 금리 결정은 1월 24일로 예정돼 있다.(안영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