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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는 역사전쟁_(기자수첩)
뉴욕 타임즈는 지난 14일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를 비교하며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일본 식민통치와 독재정권 시기가 역사교과서에 반영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실었다.
아베 총리 역시 애국주의를 내세우며 과거 제국주의 전쟁범죄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또한 뉴욕 타임즈는 박정희 대통령이 일본 통치 시절 일본군 장교였으며 1962년부터 1979년까지 군사독재자였다고 소개하고 있다.

▣ 교학사 역사교과서

교과서란 학생들이 교육받을 때 쓰이는 책으로 보통 초, 중, 고교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우는 책을 말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법으로 7년마다 교과서 내용을 교정하게 되어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는 1종 교과서와 2종 교과서가 있다. 1종 교과서는 국정교과서라고 하고 2종 교과서는 검인정 교과서라고 한다. 중, 고교 교과서 중 국어, 사회(국사 포함), 도덕은 검인정 교과서에 속하는데 검인정 교과서는 문교부 장관(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검정을 받은 여러 교과서 중에서 학교별로 선택하여 수업을 한다.
이번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된 교학사 교과서는 교학사에서 만든 역사 교과서로 8개 역사 교과서 중 하나다. 교학사에서 만든 역사 교과서가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사실과 다른 서술이 100군데가 넘고 특히 근 현대사 부분은 편향, 왜곡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고대사 부분의 예를 들면 중국 측 자료를 봐도 부여는 한반도에 있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교학사 교과서는 “부여가 한반도 지역에서 가장 넓고 평탄한 곳에 있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 일본 극우파가 칭찬하는 교학사 역사 교과서

근 현대사 부분은 편향과 왜곡이 심하다. 대한제국 말기, 일제 강점기, 5.16 군사정변 및 군사독재 시절에 대한 왜곡된 서술, 편향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예를 들면 한, 일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위안부에 관해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이렇게 기술 하고 있다.
“일제는 1944년 여자 정신 근로령을 발표하고 12세에서 40세까지의 여성들을 침략 전쟁에 동원하였다. 동원된 여성들은 일본과 한국의 군수공장에서 일하였다. 일부 여성들은 중국, 동남아 일대, 필리핀 등지로 끌려가 위안부로 희생당하였다.”
그러나 일제가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것은 1930년대로 최초의 위안소는 1932년 생겼다. 조선여성들이 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것은 1930년대부터다. 그리고 정신대와 위안부는 다른 용어다. 정신대는 일본정부에 징용되어 일반노동을 한 여성들이지만, 위안부는 군인들 상대로 성을 제공하는 성 노예이다.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일본이 위안부에 행한 야만적 행위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 외에도 ‘쌀 수탈’을 ‘쌀 수출’로, ‘자본 침탈’을 ‘자본 투자’로 표현하는 등 일제 강점기를 왜곡, 미화하고 있는 부분이 수 없이 지적되었다.
이런 식의 친일미화로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일본 극우파들에게 칭찬을 들었다. 일본의 극우파 신문인 산경신문(産經)은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일본통치시대에 대해 억압과 착취라는 암흑사관을 부정하고 일본 지배하에서도 조선인은 자기계발에 힘써 조선사회가 발전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도입했다.”고 쓰고 있다.

▣ 역사교육, 이념투쟁인가?

그 동안 친일세력인 뉴 라이트는 역사교육을 잠식하려고 장기적 계획을 수립, 2006년 교과서 포럼, 2008년 근 현대사 대안교과서를 거쳐 2013년 마침내 교육부 검인정을 통과했다. 뉴 라이트 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전쟁에 비유해 “본토 상륙이 시작되었다”고 표현한다.
이번에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학교에서 채택한 곳은 미미해서 거의 0% 수준이나 “우리는 역사전쟁에서 지지 않았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뉴 라이트 학자들은 한국의 역사교육을 좌파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이념투쟁으로 이해하고 있다.
역사교육을 이념투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뉴 라이트 학자들뿐 아니라 정부 여당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역사교육이 이념논쟁이 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는데 이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교과서로서 기본조차 갖추지 못해 역사적 사실이나 사료도 정확하게 기술하지 못했다. 또한 친일 식민사관, 독재정권 옹호, 평화통일 노력 축소 등은 헌법정신과도 위배되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올바르고 균형잡힌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없다.
학부모, 학생,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이번에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교육현장에서 철저히 외면 당해 채택율이 0%에 가깝자 새누리당은 “국정교과서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 갈팡질팡하는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서”, “이념적으로 다른 면이 있더라도 자유롭게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목표 중에 하나다. 그러나 다양성 인정도 인류 보편적 가치 안에서 이뤄져야지 식민지 찬양, 독재찬양, 친일찬양은 보편적 가치에도 위배되고 민족 정체성에도 위배된다.
그러나 다양성을 위해 내놓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이런 이유로 외면 당하자 “국정 교과서로 돌아가자”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한국사회가 아무리 민주주의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살짝 맛 봤다 해도 국정 교과서로 돌아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교과서 검정제도는 “다양한 시각의 교과서를 인정하는 것이나 검정제도가 오히려 국민적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되고 불필요한 논란을 확대 생산한다면 국정교과서로 다시 돌아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서 채택을 위한 다양한 논의와 표현을 갈등과 분열로 보는 새누리당은 다양한 논의와 표현을 통해 의견이 수렴되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조차 이해 못한 것이 아닌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이 부진한 이유는 부실한 내용과 역사왜곡 때문이지 검정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데 “다양성 운운” 하다 느닷없이 “국정 교과서 부활”을 외치는 새누리당의 본심은 어디 있는 것일까?

▣ 박근혜 정권은 왜 교학사 역사 교과서에 집착하는가?

국정교과서 부활은 정말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해 실행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국정교과서 부활을 들고 나오는 것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다.
해방 후 한국사회에는 다양한 사상, 이념이 공존했다. 우파 중 민족주의 계열은 김구 선생을 중심으로 모였다. 좌파는 북에 김일성, 남에 박헌영을 중심으로 모였다. 중도 우파는 김규식, 중도 좌파는 여운형, 이런 식이었다. 그러니 친일파와 지주계급이 갈 곳은 이승만의 그늘이었다. 그들로서는 이승만 외에는 선택의 길이 없었다. 그러니 이승만은 친일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자신의 지지기반을 척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친일파와 지주계급은 반탁, 신탁을 거쳐 반공주의자로 자리를 잡았다.
뉴욕 타임즈 지적대로 한국사회를 이끌고 있는 그룹은 친일파의 후손들이다. 조선일보 방씨 일가, 동아일보 김씨 일가처럼 생물학적 후손들도 있지만, 뉴 라이트와 같은 이념적 후손들도 있다. 친일 1세대와 2세대가 이승만 시대, 5.16 박정희 독재에 이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현대사의 주역으로 활동했으니 이들이 역사교과서를 통해 친일활동 축소, 독재미화를 시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때문에 야기된 문제는 좌, 우의 이념 논쟁도 아니고,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닌, 상식 비상식의 문제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이 세상에 보수를 자처하면서 외세 통치로 근대화를 이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유 민주주의 찾는 자들이 군사독재 찬양하는 경우는 한국 이외에는 없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도 없다고 한다. 그것은 역사가 과거의 거울로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비추기 때문이다. 과거를 어떻게 이해하고 그것을 근거로 현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떤 미래가 바람직한가,라는 문제를 이념을 넘어 생각해 봐야겠다.

기사 등록일: 20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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