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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나라-대한민국_기자수첩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태복음 16장 26절)
이 세상에 생명처럼 귀한 것은 없다. 생명이 귀중한 이유는 마태복음 기록처럼 이 세상에 생명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은 단 한번 밖에 허용이 안 되는 일회용이다. 그리고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어도 인간이 생명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생명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이 따로 없이 다 귀한 것이다. 비록 살인자라도 할 지라도 죄가 미운 것이지 생명 그 자체는 귀한 것이다. 누구 생명은 더 귀하고 누구 생명은 덜 귀한 것은 없이 다 귀하다. 그렇기는 해도 나처럼 60을 넘긴 사람이 죽는 것하고 10대 아이들이 죽는 것 하고는 느낌이 다르다.
같은 죽음이라 해도 어린 생명이 죽는 것이 더 안타깝고 슬프다. 이것은 누구나 느끼는 공통된 감정일 것이다. 슬펐던 죽음 중에는 1999년 6월30일 화성 시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 화재가 나서 죽은 유치원 아이들 19명이 죽은 것이 있다. 그날은 뉴스를 인터넷으로 보는데 딸이 옆에 있었다. 죽은 19명의 아이들은 딸하고 비슷한 나이라서 딸을 안고 울었다. 영문 모르는 딸은 “아빠 왜 그래?”라고 묻고.
-어처구니 없는 사고 세월호 침몰-
이번에 세월호라는 인천-제주를 운항하는 배가 침몰하며 귀한 생명들이 수장되었다. 사망자가 22일 오후 8시 현재 136명 실종 166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구조자는 174명, 총 승선자는 476명이다. 그 동안 대책본부는 총 승선자가 몇 명인지도 몰라 우왕좌왕 하며 몇 번씩 말을 바꾸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실종자들은 사망했을 것이다.
사망자들의 대부분이 고등학생들이다. 앞길이 창창한 고등학생들이 어두운 선실에 갇혀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절망 속에서 죽어갔다. 지옥이 있다면 침몰한 세월호가 지옥이다.영화 타이타닉에 나오는 찬송가를 연주하며 승객들과 운명을 같이 하는 오케스트라의 비장한 낭만 같은 것은 있지도 않았다.
이 사고는 사고 난 것 자체보다 사고 후에 보여준 정부의 자세, 언론들의 보도 태도, 구조에 나선 주체들끼리 엇박자, 세월호 승무원들, 현장을 방문한 공무원들의 상식을 벗어난 행동, 모든 것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세상 살아가는데 사고가 없을 수는 없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라도 일어난다. 문제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위기관리능력인데 이번에 한국은 위기관리능력에서 낙제점을 훨씬 밑도는 점수를 받았다.
-과거에서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하고-
그 동안 크고 작은 해난사고가 많이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1993년 10월10일 서해페리호 침몰사고다. 이 사고 역시 피할 수 있는 사고였다. 정원 221명인데 선원 포함 362명이 승선했다. 정원초과, 화물 과적에 돌풍과 높은 파도가 이는 가운데 무리하게 출항, 삼각파도에 맞아 배가 침몰되어 292명이 사망하고 70명이 구조되었다. 선장 백운두씨(당시 56세)는 승객들과 함께 사망했다.
사고가 나자 김영삼 대통령은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지시하고 관계자를 문책하고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것은 잘 잘못을 떠나 뽑아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이 사고는 법원에서 국가 과실이 인정되어 국가가 배상을 했다.
당시 이 사고를 수사했던 검사 김희수씨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서해페리호 침몰사고는 판박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정부와 국회는 앞을 다투어 재발방지책을 내놓았다. 김희수씨도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잘못된 생각이었다. 규정을 무시하는 회사, 관리감독하지 않는 관청, 재난 대처의 미숙함, 모든 것이 21년전하고 조금도 다른 것이 없었다.
“대학생들이 M.T. 갔다 숨지고, 청소년들이 해병대 캠프에서 숨지고, 과거 씨랜드 화재도 그렇고요, 가슴이 아픕니다. 전부 피할 수 있던 인재입니다. 성수대교 붕괴도 인재구요. 이런 사건을 보고 아직도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어쩌자는 것인가. ‘문명국가’라고 할 수 있나? 왜 이런 ‘야만’이 반복되어야 하는가?” 서해페리호 수사검사 김희수씨(현재 변호사)는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는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말 잘 들으면 손해 본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는 정부 발표, 정부 시책을 믿으면 바보이고 그대로 따르면 나만 손해라는 정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요령 있게 처신해야 손해를 안 본다. 정부 불신의 대표적인 예는 부동산 정책이다. 정부에서 하라는 반대로 하면 손해는 안 본다. 그러나 부동산은 재산문제 돈 문제로 아무리 돈이 좋아도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난 것” 아니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사건은 말 잘 들었다 모두 떼죽음을 당했다. 죽은 학생들의 대부분은 승무원들의 지시를 따랐다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을 잃었다. 배에서는 선장이 최고 권위를 갖고 승객들은 승무원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 지시는 선박의 안전, 승객의 생명을 좌우하는 권위를 갖는 지시다. 그러나 그 지시를 따르지 않고 밖으로 나온 어른들과 일부 학생들은 구조되었고 지시에 따른 말 잘 듣는 학생들만 희생된 것이다. 이런 사실이 더욱 분노하게 만든다.
-지도층의 도덕적 붕괴-
세월호 선장은 배가 침몰했는데도 배에서 빠져 나와 병원에 입원해 젖은 돈을 말리고 있었다. 이건 강금실 전 법무장관 말대로 “코메디다, 코메디야.” 선장의 기상천외한 행동은 외국언론에서도 질타했다. 선장의 행동은 한국의 지도층 도덕적 붕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원래 무슨 일이 생기면 높은 사람부터 먼저 그 자리를 피한다. 서양인들이 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한국 사회에서 극히 예외적이다. 임진왜란 때 백성들 버리고 도망가다 개성에서 돌팔매 맞은 선조가 그런 케이스다. 한 나라의 국왕이면 죽을 각오를 하고 백성들 독려해 적을 물리칠 생각을 해야지 명나라로 망명할 생각을 하다니.
이승만도 그런 경우다. 그는 인민군이 쳐들어오자 서울 사수하겠다고 말해놓고 각료들 데리고 대전으로 도망갔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방송국에 “서울 사수한다”고 녹음해 놓은 것을 틀어놓아 국민들을 감쪽같이 속인 것이다. 국민을 속였다는 점에서 선조보다 더 나쁜 행위다.
1995년 삼풍백화점이 붕괴될 때도 같은 현상이 생겼다. “제자리들 지켜” 이 말 한마디 남기고 이준 회장과 일가는 삼풍 백화점을 빠져 나왔다. 총 책임을 져야 할 회장과 일가는 살아남고 501명이 죽고 937명이 부상당했다.
19년이 지난 이번에도 똑 같은 일이 생겼다. 선장은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세요.”라는 지시를 남기고 그들 만이 아는 통로를 통해 배를 빠져 나왔다. 600년 전이나 64년 전이나 19년 전이나 지금이나 무엇이 달라졌다 말인가?
-총체적 부실, 세월호에 비춰진 한국-
국가적 재난을 당해 정부는 허둥지둥했다. 세월호에는 15인승 구명정 60대가 있었다. 승객 두 배인 900명이 탈수 있는 구명정이 쇠사슬에 묶여 무용지물이 되었다. 승무원들이 수동으로 열게 되어 있었으나 승무원들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세월호와 똑 같은 일이 정부에서도 발생했다. 정부는 1600억을 투입해 최첨단 구조함 통영함을 건조했다. 그러나 통영함은 세월호 구조에 전혀 활동을 못하는 그림의 떡이 되었다. 떡 치고는 비싼 1600억짜리 떡이다. 건조한지 2년이 다 되는데 성능 시험을 못해 투입을 못한다니 평소에는 빨리 빨리 하다가도 결정적인 때는 만만디가 되는 것이다.
정부의 우왕좌왕은 초기대응 할 수 있는 금쪽 같은 시간 2시간20분을 그냥 날려보내 무능을 드러냈다. 승객 인원파악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잘못되었다. 승객 수는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해경 공식발표 단원고 학생들 전원구조”가 발표되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후 1시30분경 “476명 탑승, 368명 구조, 2명 사망”를 발표했다 그 후에 오류라고 정정했다. 인원집계는 그 후에도 계속 혼선을 거듭했다.
대책본부는 우후죽순처럼 생겨 10개나 생겼다. 10개의 대책본부는 낙지발 움직이듯 제멋대로 비효율적으로 움직였다. 탁상공론과 부처 이기주의의 소산이다. 그 많은 청와대 참모들, 주무부처 실무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길래 대통령이란 사람 입에서 “아이들이 구명조끼 입었다는데 왜 구조를 못하는건가요?”라는 한심한 질문이 나와야 하는가?
언론도 마찬가지로 오보는 애교로 봐줘야 하고 선정적이고 무분별하고 몰상식하고 무책임한 보도를 쏟아냈다. 일부 언론은 나중에 사과문을 게재 하거나 사과방송을 내보냈으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언론도 있다.
이런 총체적 부실에 대해 어느 보수신문 신문기자는 “세월호에서 한국의 본다” 라고 썼다. 세월호는 한국이고 선장은 대통령이다. 승무원들은 장관이나 고위공무원, 승객들은 일반국민들이다. 안내방송은 언론에 해당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박근혜 대통령도 말끝마다 “국민 안전이 국정의 최 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명박정권 때 20년으로 규제되어 있던 선령을 30년으로 늘려 청해진 해운은 18년된 선박을 일본에서 구입했다. 선령 규제가 20년 이었으면 이런 사고도 없었을 것이다. 2년 운항하고 폐선 시키려고 18년된 배를 수입하는 회사는 없을 테니까.
박근혜정권에서는 말끝마다 규제를 푼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국민 안전이 국정의 최우선이란다. 쿠오바디스 코리아

기사 등록일: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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