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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의 이야기-세헤라자데(림스키 코르사코프) <2>_쉽고 재미있는 음악 이야기 138
림스키 코르사코프(1844-1908) 
지난 호에 이어…..
제 3악장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악장이다. 물론 나뿐 아니라 대중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곡이 바로 3악장일 것 같다. 다소 공격적인 느낌이 드는 다른 악장에 비해 3악장은 귀에 익은 멜로디와 편안함이 특징이다. 현악기의 관능적인 선율이 샤리아르 왕과 세헤라자데의 사랑을 묘사하는 것처럼 들린다. 중간 부에서는 작은북이 리듬을 타는 것이 인상적이고 재현 부에서 목관악기가 세헤라자데의 주제를 귀엽고 익살스럽게 암시하면서 곡을 마친다. 특히 3악장의 멜로디는 “신비스러운 동양적인 색채”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원작소설에 나오는 카마르 알자만(초승달)왕자와 브두르(보름달)왕녀의 이야기가 바탕이 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제4악장 <바그다드의 축제>
4악장은 원래 <바그다드의 축제, 바다, 청동기사가 서있는 바위에서 파선한 배, 종 곡>이라는 긴 표제를 갖고 있다. 신밧드의 모험만큼이나 잘 알려진 <청동기사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는데 원작소설 9일째 밤에서 18일째 밤까지 이어지는 <짐꾼과 여인들의 이야기>에 속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청동 기사상이 서있는 커다란 바위가 자석이기 때문에 그 근처로 지나간 배는 모두 끌려들어가 파선한다는 신기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바그다드의 축제-바다-난파-종결 이라는 이 악장은 이전악장들의 여러 주제가 번갈아 가며 등장해 축제를 벌이는 마지막 악장이다. 먼저 왕의 주제가 성급하고 퉁명스럽게 제시된 뒤 세헤라자데의 주제가 등장한다. 이어 1악장에서의 바다선율이 더 큰 스케일로 펼쳐져 배가 난파한 뒤 2악장 중간부의 주제와 3악장의 서두주제가 등장한다.
이 곡은 연주자들에게 그리 반가운 곡은 아니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곡의 변화가 과감하다. 마치 카멜레온 같은 색채를 갖고 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천 하룻밤에 걸쳐 이어진 왕과 왕비의 이야기 인 만큼 결코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잔혹한 왕과 아름답고 지혜로운 아가씨의 사랑이야기는 세월을 뛰어넘어 사랑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 말이다.

림스키 코르사프의 음악적 세계관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민족주의와 이국취향을 들 수 있다. 그는 러시아와 주변 슬라브의 역사와 민족적 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으며 이러한 것들이 그의 음악적 기초가 되었던 것이다. <세르비아 주제에 의한 환상곡>이나 <러시아 주제에 의한 서곡>, <러시아의 부활제 서곡>, 오페라 <쁘스꼬프의 소녀>, <그리스마스이브>, 고골리 소설을 바탕으로 한 <5월의 밤> 등은 모두 이러한 토대에서 나온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는 나중에 대 슬라브주의를 찬성하는 국수주의 적인 민족주의적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다른 특징 중 하나인 이국적인 취향(Exoticism)은 그가 어렵게 연마한 작곡과 관현악법의 이론은 표제적이고 묘사적인 그 어떠한 음악적 표현에도 잘 들어맞는 것이었다. 그가 평생 동안 라이벌이자 친구로 여겼던 차이코프스키는 천부적인 음악적 재질에다 극히 개인적이면서 인간의 내면적 성격을 음악으로 표현해내는데 뛰어났던 반면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화려하고 묘사적인 것에 잘 들어맞는 음악을 쓸 수 있었다. 바로 그러한 대상이 도리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국정취였다. (오페라의 대표적인 작곡가 푸치니의 <나비부인>, <투란도트> 같은 작품들이 이국주의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대표작으로는 그의 창작기가 절정으로 들어가게 되는 1888년 여름에 차이코프스키가 제의해왔던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직까지도 거절해가면서 선배 보로딘이 미완성인 채로 남기고 세상을 떠난 오페라 <이고르 공>을 완성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을 때부터이다. 여러 사정에 의해 갑자기 이 작업이 중단되긴 하였지만 이 후로 림스키 코르사코프 만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선율에 많은 자극을 받게 되었다. 그는 러시아악파 5인조 중에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갖은 사람으로 평가되는데 독특한 작품인 <전람회의 그림>은 자주 연주되는 작품리스트에 들어가는 곡이다. 동양적인 선율과 거기서 나오는 아련한 판타지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 하지만 한 장면마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색채감은 차이코프스키마저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표제음악의 대표적인 작품이 되고 있다. 영화 <샤인>에서 연주된 <땅벌의 비행(왕벌의 비행)>은 각종 악기용으로 편곡되어 연주되는 소품곡으로 유명하다.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일본에 패배하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반정부 운동이 거세지고 있을 때 페테르부르크 음악원 교수였던 그는 학생 편을 들었다가 면직을 당하기도 했다. 현대작곡가로 활약한 미야스코프스키,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에프, 그밖에 이탈이리아인 작곡가 레스피기등을 가르친 그의 지도력 또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남긴 수많은 곡들 중 <세헤라자데>는 마법 양탄자를 타고 아라비아 신비한 이야기 보따리 속으로 우리를 데려가 주는데 그 몽환적인 아름다움은 영원할 것 같다.
글 신윤영(윤 음악학원 원장)

기사 등록일: 20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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