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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며_ 기자수첩
▣ 호국보훈의 달 6월
고국에서는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킨다. 호국보훈(護國報勳)이란 나라를 보호하고 지킨 공훈에 보답한다는 의미다. 국가라는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애쓴 인물들의 노고와 희생을 기리는 것으로 일제 침략과 식민 통치에 맞서 독립운동에 헌신해 재산과 생명을 조국에 바친 애국선열들, 6.25동란 때 북한군 침략에 맞서 목숨을 바친 국군장병들, 베트남 전쟁에 희생된 국군장병들, 대간첩작전에 동원되었다 희생된 국군 장병들, 경찰들의 넋과 희생을 기리는 것이다.
애국선열들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국군장병들 경찰들의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모셔 국가를 위해 희생한 고귀한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있다.

▣ 독립과 광복에 헌신한 애국 선열들
1910년 8월29일 일본 제국주의에 나라를 강제로 빼앗기자 수많은 우국지사들이 국권회복에 나서 의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삶의 터전을 떠나 만주로, 상해로, 러시아로, 미국으로 떠나 조국 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과 재산을 바쳤다.
밤하늘의 별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수많은 독립지사들 중에 이회영 일가가 있다. 조선 중기 최고의 재상 백사 이항복의 10대 손 이회영 일가는 소론 명문가로 조선 말기에는 개화사상을 받아드려 국력신장과 민중계몽에 앞장 섰다.
그 후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자 이회영 6형제는 국내에서 최고 명문가로서 기득권을 포기, 전 가족 40여명이 재산을 정리해 만주로 이주해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했다. 정리한 재산이 현재 금액으로 600억원이 넘었다고 한다. 이회영 일가는 삼한갑족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가문이다.
600억이라는 막대한 재산을 조국 광복에 바친 이회영 일가는 만주에서 상해에서 가난하게 살았다. 남자들이야 고생을 각오 했다고 해도 부인들의 고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대가집 마나님으로 험한 일 한 번 안하고 살다 이역만리에서 바느질, 빨래, 식모살이를 해야했다.
이회영 6형제 중 살아서 조국 땅을 밟은 사람은 초대 부통령을 지낸 성재 이시영 선생뿐이다. 형제들 중에는 굶어죽은 사람들도 있다.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들의 유해는 그들이 사회주의자건 민족주의자건 국립현충원에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이 분들이 대우나 대가를 바라고 조국 광복에 헌신한 것은 아니지만 그 후손들이나마 국가에서 대우를 해 주어 이분들이 남긴 고귀한 정신을 후세가 본받아야 할 것이다.

▣ 프랑스 판테옹
판테옹(Pantheon)은 고대 로마시대 여러 신들에게 제사 지내기 위해 지은 신전으로 만신전이라고 하면 옳을 것이다. 판테옹의 시초는 로마지만 프랑스 파리에도 판테옹이 있다. 파리 판테옹은 루이 15세가 죽을 병에 걸려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을 때 “병이 나으면 성당을 지어 봉헌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정말 병이 나아서 성당을 짓기 시작했다.
성당이 완공된 것이 1789년, 대혁명이 나던 해였다. 파리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감겨 들었다. 대혁명 시기에 혁명의 급진화를 막고 입헌군주제를 옹호한 인물이 미라보 백작이다. 미라보 백작은 귀족이면서도 삼부회의에 평민대표로 참가했다. 그는 중세 신분회의인 삼부회의를 현대식 국회인 국민의회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해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그는 혁명이 한창 진행 중인 1791년 4월2일 죽었는데 프랑스는 대혁명에 큰 공헌을 한 위대한 인물을 판테옹에 안장해 그 업적을 기렸다. 그 때부터 판테옹 지하 납골당은 프랑스를 위해 죽은 위대한 인물들을 모셔 놓았는데 미라보 백작은 그곳에 1호로 묻히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미라보 백작이 죽고 1년 후 그가 대혁명 혼란기에 루이 16세와 밀거래를 하는 등 반혁명 활동을 한 증거가 발견되었다. 1794년 9월21일 미라보 시신은 판테옹에서 다른 곳으로 이장되었다.
미라보 백작의 역사적 공과를 논한다면 과 보다 공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온건 중도파의 지도자로서 국민공회의 산파역을 했고 혁명의 과격화, 좌경화를 막았고 루이 16세가 혁명을 부정하지 못하고 혁명의 성과를 인정하고 따르게 하는 역할을 맡았다.
루이 16세는 믿을 수 없는 왕으로 겉으로는 혁명의 성과를 수용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외국 군대를 불러다 혁명을 분쇄하려는 반혁명의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좌, 우의 조정역할을 맡을 사람은 미라보 밖에 없었다.
그러나 루이 16세와의 정치적 뒷거래는 혁명 당시의 모든 공을 수포로 돌아가게 했고 판테옹에서 이장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판테옹에 묻히기 위해서는 그런 과오가 있으면 자격 미달이 되는 것이다.
판테옹에는 계몽주의 시대를 활짝 연 장자크 루소, 위대한 사회주의자이자 소설가 빅토르 유고를 비롯해 프랑스를 빛낸 인물들이 모셔져 있다. 정치가는 거의 없고 문필가, 예술가, 사상가 등을 모셔 놓았는데 “사람이 훌륭한 일을 하면 죽어서도 존경 받는구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분위기를 꾸며 놓았다.
드골 대통령 정도 되면 판테옹에 묻힐 자격이 있을 법한데 드골 대통령은 시골 개인 묘지에 묻혀 있다. 판테옹에 묻히기 위해서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공적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드골 대통령은 유언서에 “국장(state funeral)을 지내지 말 것, 훈장은 일체 사양한다, 장례는 시골에서 가족들만 모여 간소하게”라고 써 놓았다. 유언조차도 프랑스의 영웅다웠다.

▣ 국립 현충원
모국에는 현충원이 서울, 대전 두 곳에 있다. 국립 서울 현충원은 국군묘지에서 국립묘지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원래 6.25동란 때 전사한 군인, 군무원을 중심으로 매장을 하다 애국선열, 국가 유공자도 묻히게 되었다. 그 후 세월 지나면서 예비군, 경찰, 소방서원 의사자들도 묻힐 수 있게 법 개정이 되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전사, 순직한 호국영령들을 모시는 현충원은 성역(聖域)이다. 성역은 성역답게 관리해야 하고 유지 되어야 한다. 현충원이 성역으로서 거기 묻힌 인물들이 “죽어서도 존경” 받으려면 그곳에 묻힐 인물에 대한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져 공과를 엄격하게 심사해야지 그렇지 않고 개나 소나 다 묻힐 수 있는 곳이라면 ‘성역’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공이 있으면 과도 있는 것이지 공만 있고 티끌만한 과도 없는 사람은 없다. 그렇더라도 현충원에 묻힌 인물들이나 앞으로 묻힐 인물들의 공과 중에서 친일경력만큼은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
조국의 독립과 광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고 재산마저 다 바쳐 일제와 싸운 인물 옆에 조국과 민족을 배반하고 일제를 위해 충성하고 독립지사들을 박해하고 고문한 인물이 같이 누워 있다면 누워있는 영혼들도 불편할뿐더러 후세에도 아무런 교훈적 의미가 없이 가치혼돈만 올 뿐이다.

▣ 반드시 필요한 역사청산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오면 그 시대에 대한 반성과 정리가 있어야 한다. 독일의 나치 역사 청산이나 프랑스의 부역자 처단이 그런 경우인데 우리는 해방 된 후 한번도 친일 역사청산을 한 적이 없다. 역사적으로 35년간 엄연히 일제 식민지였으니 그것에 대한 반성과 정리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역사청산에 실패한 이유는 미 군정의 무관심과 이승만이 집권을 위해 친일파에게 면죄부를 준 것 때문이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또 한가지 이유는 반공 이데오르기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일제에 동조하고 충성한 반민족 친일세력들은 해방 후 신탁통치를 거치며 기득권 유지를 위해 반공을 이념으로 하는 사회구축에 성공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회유로 민족주의자들은 반민족 친일세력으로 변신하여 해방 후 현대사는 민족주의 없는 현대사가 되었고 자칭 보수인 반민족 친일세력은 민족주의가 결여된 세력이 되었다. 지구상 어디에 민족주의 없는 보수가 한국 말고 어디 또 있는가?
친일청산을 한다해도 친일 당사자들 대부분이 이 세상사람이 아니니 사법처리는 불가능하고 프랑스 처럼 국립현충원에서 다른 곳으로 이장하는 것도 어렵겠지만 진정한 보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반공이라는 방패 뒤에 숨지 말고 친일행위라는 역사적 과오에 대해서 통절한 반성이 필요하다.
민족의 정통성 확보나 국가 공동체 유지, 또는 드골 대통령 말처럼 “다시는 반역자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현충원에 누워 있는 수 많은 호국영령들을 위해서 친일 행위 청산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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