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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와 대안언론 _기자수첩
격쟁, 상언, 상소
인간이 짐승과 다른 것은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방 의사를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동물학자들에 의하면 짐승들도 서로 의사 소통을 한다고 한다. 짐승들이 말은 하지 못해도 울음소리를 비롯해 다양한 소통 방법을 갖고 다른 짐승들과 소통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호랑이는 자신의 영역표시를 대, 소변으로 한다. 그래서 다른 짐승들은 호랑이 대, 소변 냄새를 맡으면 “아, 이곳은 백수의 왕인 형님이 계시는 곳이니 얼씬거리지 말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알아서 물러난다.
짐승들도 이런 식으로 소통을 하며 갈등을 피하며 살아가는데 호모 사피안스로서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불통을 고집하며 갈등과 다툼, 오해 속에서 살아갈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오랜 옛날부터 소통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가까운 조선시대에는 소통을 언로(言路)라고 했다. 말이 쌍방향으로 왔다 갔다 다니는 길, 그게 언로이자 소통이었다. 특히 통치자들은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 듣고자 노력을 했고 싫던 좋던 제도적으로 들을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조선시대는 알다시피 전제군주시대였으나 군주들은 소통을 통치행위의 일환으로 생각했다. 격쟁, 신문고, 상언, 상소 등이 소통 기구였다.
격쟁은 일반 백성들이 대궐에 들어가서 혹은 왕이 행차 할 때 징이나 꽹가리를 친다. 그러면 그 소리를 듣고 왕이 그 사람을 불러 사정을 듣고 해당 부서에 넘기거나 왕이 직접 처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격쟁을 하면 주변을 소란스럽게 했다 해서 형조에서는 그 사람에게 형식적으로 벌을 내린다. 그런 후 형조에서 요지를 작성하여 왕에게 올린다.
격쟁은 같은 사안에 대해 무제한으로 할 수 있는 민원으로 신속한 처리를 위해 접수 후 3일 이내 처리했다. 요즘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나 단식이 조선시대 격쟁에 해당 되는 것이다.
신문고는 대궐 앞에 북을 내놓아 억울한 사정 있는 사람이 북을 치면 북 소리를 듣고 왕이 불러 사정을 듣고 처리하는 민의상달의 도구인데 연산군 때 폐지되었다 영조 때 다시 부활되었다. 신문고가 폐지 되자 격쟁이 그 역할을 대신 했다.
상언은 반드시 한자로 작성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한자 모르는 사람은 이용할 수 없어 한자를 쓸 줄 아는 양반, 중인들이 이용하는 제도로 역시 자신의 사정을 왕에게 알리는 제도다. 상언과 상소는 그 기능이 비슷한데 상소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데 비해 상언은 개인적인 일을 올리는 것이다. 상언은 같은 사안에 대해 2회로 제한 되었고 처리기간은 격쟁처럼 3일 이내였다.

언론의 자유
전제군주시대 왕이 백성들의 소리를 듣고 알려고 한 것은 맹자의 사상에서 유래한다.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민본사상,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여민동락, 정의롭고 인의로운 사람이 나라를 다스려 공명정대한 나라를 이룬다는 왕도정치 등이 맹자가 주장한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왕들은 민의를 직접 듣는 제도뿐 아니라 신하들의 목소리를 듣는 정부 기구를 만들었다. 왕에게 쓴소리를 전문으로 하는 사간원이 그런 기구로 왕이 독재로 흐를 위험이 있으면 신하들은 ‘언로’를 막지 말라고 왕에게 조언을 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연산군 같은 폭군이 다스리던 시대를 제외하고는 신하들이 왕에게 소신껏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소신껏 밝히고 말하는 사회는 전제군주시대뿐 아니라 현대 민주사회에서 아주 기본적 자유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는 어느 나라던지 언론자유, 사상자유, 표현자유를 헌법에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왜 중요할까? 그것은 인간이 원초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고 자기 존재감을 실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건국 아버지 중에 한 명인 토마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에서 택하라면 기꺼이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언론/표현의 자유를 역설했다.

언론 자유의 왜곡 통제
헌법이 보장해 주는 언론 자유 표현 자유지만 민주주의 기본 자유에 속하는 두 가지 자유가 2008년부터 후퇴하기 시작했다. 특히 언론자유는 2011년부터 위태롭기 시작해 ‘언론 자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부분적 언론 자유국’으로 인정되었다.
국제언론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는 법과 제도가 보도에 미치는 영향, 정치적 압력과 통제, 자본 압력과 통제 등 23개 세부사항을 정해 각 사항 별로 평가하여 언론자유지수(Press Freedom Index)점수를 산정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언론이 자유롭지 못하는 것을 나타낸다. 2014년 한국은 32점으로 작년보다 4단계 하락한 68위를 기록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언론 자유국’ 지위를 누렸다. 2003년 39위, 2004년 26위, 2005년 31위, 2006년 31위, 2007년 37위로 평균 30위권을 유지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순위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해 2008년 47위, 2009년 69위로 급락했다. 2010년 42위로 상승했으나 2011년 44위로 떨어지며 ‘언론 자유국’에서 ‘부분적 언론 자유국’으로 되었다.
‘인터넷 자유분야’에서도 ‘자유로운 국가’에서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국가’로 하향 평가되었다. ‘정보열람 자유’ 평가도 후퇴되었다.
‘부분적 언론 자유국’이나 ‘부분적 자유로운 국가”는 중남미나 아프리카와 같은 수준으로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표현 자유 실상이다. 한국 68위, 남 아프리카 공화국 69위, 기아나 70위 순서이고 칠레 나우루 나미비아 등이 한국을 살짝 앞질러 공동으로 64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캐나다는 체코 공화국과 공동으로 27위로 평가되었고 스웨덴,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공동으로 1위로 평가되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하락을 거듭해 ‘부분적 언론 자유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 더욱 언론자유가 악화되는 이유로는 바른말 하는 언론에 대한 탄압, 공영방송 및 언론사에 대한 낙하산 인사, 사익을 위해 정권과 결탁하는 언론사의 ‘권언유착’이 지적되었다.
박근혜 정권 들어 언론 길들이기는 계속되어 한국 언론은 세계 언론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독일 신문 타즈(Taz)는 한국 언론을 “권력의 무릎 위에서 노는 애완견”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며 “한국 주요언론은 그 어느 때보다 현 정권에 우호적으로 박근혜의 부정선거가 슬며시 감춰지고 있다.”고 기사를 썼다.

대안 언론의 대두

‘언론 자유국’에서 ‘부분적 언론 자유국’으로 국격이 하향 조정 되었다는 것은 언론이 죽어가고 있다는 소리다. 그러나 고대 진나라 진시황부터 현대의 스탈린, 히틀러에 이르기까지 동 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악랄한 독재자도 표현의 자유나 언론을 일시적으로는 억압할 수 있었을지언정 숨통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다. 왜냐면 표현의 자유, 사유할 수 있는 자유는 인간 본성에 기인한 원초적 본능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류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조, 중, 동을 비롯해 KBS, MB, SBS등 TV 방송, 연합통신, 이명박 정권 때 생긴 종합편성 방송, 이런 언론들이 ‘박근혜 정권 무릎 위에 앉아 노는 애완견’들이다. 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권력을 비판 견제 감시해야 할 언론이 권력의 애완견 노릇을 하는 현상이 생기자 진실을 알고자 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기자정신이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경제 논리에 맞게 자연스럽게 대안언론으로 흘렀다. 대안언론이라면 ‘오 마이 뉴스’ ‘프레시안’ ‘미디어 오늘’ 등 약 20여개 업체가 있다. 대안언론의 특징은 자본과 권력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다. 또한 공정성과 중립을 지키기 위해 광고를 일체 받지 않고 시민들의 기부에 의해 운영하는 언론도 있다. ‘뉴스타파’가 대표적인 경우다. 장애인들을 위한 대안 언론 에이블 뉴스도 있다.
독자들의 알 권리와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충족 시켜주는 이런 소규모 대안 언론이 언론의 주류로 자리잡는 현상이 생겼다. 대안언론이 앞으로도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진실을 보도하려면 끝 없는 기부와 후원, 시민의 성원이 필요하다.

● 후원으로 운영하는 대안언론 : 오 마이 뉴스, 에이블 뉴스, 미디어 몽구, 시사인, 고발뉴스, 뉴스타파
● 조합형식으로 운영하는 대안언론 : 프레시안(후원도 가능), 국민 TV
● 정기구독 회원으로 운영하는 대안언론 : 고발 뉴스, 시사인, 에이블 뉴스

기사 등록일: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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