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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빛과 어두움_ 기자수첩
-캐나다, 살만한 나라-
오타와 의사당 총격사건은 불행한 사건이다. 9.11이 일어났을 때 사회학자들은 “인류 역사가 그리스도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듯 미국 역사는 9.11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질 것이다. 미국은 결코 9.11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9.11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듯 캐나다는 의사당 총격사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정부 관계자 말처럼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출입이 자유로웠던 건물에 출입이 제한되고 내부에는 출입객을 모니터링하는 비디오 카메라가 설치 되었다.
공공연하게 테러공격을 하겠다는 테러단체들, 테러단체들과 무관하게 독자적 테러를 저지르는 외로운 늑대들로부터 테러의 위협을 느끼며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세상 일에는 불행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타와 의사당 총격사건 범인 마이클 지하프 비보가 최근 개종한 이슬람 교도로 알려졌고 퀘벡 자동차 테러범도 이슬람 개종자로 알려진 탓인지 앨버타 동북부 도시 콜드 레이크(Cold lake) 이슬람 사원에 누군가 붉은 스프레이로 “Go home”이라고 크게 써 놓았다. 이슬람에 대한 반감과 증오의 표현이다.
낙서를 발견한 시민들은 삼삼오오 사원을 찾아와 낙서를 지우고 사원 창문에 “이웃을 사랑하라”는 종이를 붙였다. 군인들도 사원에 와서 낙서를 지우고 사원을 다시 꾸미는 것을 도왔다. 종교적 편견과 정치적 이념적 차이를 떠나 이웃을 사랑하는 인간 정신이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헤밀톤 시민들-
오타와 총격사건때 전쟁기념관 경비근무 중이던 나단 시릴로는 마이클 제아프 비보의 총에 맞고 목숨을 잃었다. 시실로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24세 청년으로 헤밀톤이 고향이다. 총격 사건 후 몰래 카메라는 헤밀톤 사람들이 무슬림에 대해 이슬람교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실험을 했다.
세 명의 청년 중 한 명은 무슬림 복장(A)을 하고 한 명은 무슬림 복장을 괴롭히는 역할(B)을 했다. 그들은 버스 정거장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버스를 타려는 A에게 “너 버스 타지마”라고 시비를 하는 것에서 연기가 시작된다.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B에게 “옷차림이나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총격사건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지만 B는 총격과 무관한 사람이다.”면서 A를 옹호한다. 그들 중 일부는 “자꾸 A를 괴롭히면 경찰을 부르겠다.” “A는 우리의 친구다”라면서 강경하게 나온다. 그러다 A를 옹호하는 어떤 다혈질 청년이 B에게 주먹다짐을 해서 입술에서 피가 나온다.
총격사건 이후 인종차별과 종교적 편견에 대해 캐나다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시험한 이 비디오는 https://www.youtube.com/watch?v=meGGZNE9Oc8 Canadians React to Ottawa Shooting Racism에서 볼 수 있다.
-어두운 그림자, 인종차별-
원주민 게리 무스투는 에드몬톤 원주민 사회 지도자이자 보일 스트리트 커뮤니티에서 자원봉사 하고 있다. 그는 과거 백인사회가 기숙학교를 운영하며 어린 원주민 소년 소녀들에게 행한 온갖 비 인간적 비 인격적 행동을 사과하고 원주민 피해자들이 과거의 아픔을 벗어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진실과 화해위원회’ 진행을 돕고 있다.
그는 그날도 늘 가는 에드몬톤 시티 센터 지하 푸드 코트에서 국수를 먹고 있었다. 그는 푸드 코드 단골손님이다. 그 때 경비원들 둘이 국수를 먹는 무스투에게 다가와 이름을 물었다. “왜 이름을 물어보냐?” 경비원들은 무수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10여분 정도 옥신각신 하는 중에 경비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 무수투를 둘러쌓았다. 그는 경비원들에 의해 밖으로 추방 되었고 6개월동안 몰 출입을 금지한다는 서면 통보를 받았다.
경비원들 말에 의하면 무수투가 수상쩍은 행동을 했기 때문에 추방과 출입금지 처분을 내렸다고 경위를 설명했으나 무수투는 “수상쩍은 행동? 국수 먹은 게 수상쩍은 행동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경비원들은 무수투가 몰 출입이 금지된 사람들과 어울려 다닌 것도 추방과 출입금지 당한 이유라고 말했으나 보일 스트리트 커뮤니티 측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무수투는 영적 지도자다. 범죄자 부랑자 마약 중독자들을 만나 상담하고 계도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백인 천주교 사제가 범죄자들과 어울려 다니다 국수 먹으러 몰에 있는 푸드 코트 들어가도 추방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무수투가 몰 푸드 코트에서 국수 먹다 쫓겨난 것은 시장 귀에까지 들어갔다. 시장은 시티 센터 몰 경비원 행동에 대해 “실망스럽고 한심한 일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진상을 조사 중이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티 센터측에서는 무수투에게 사과를 하려고 준비 중으로 무수투와 통화를 원했으나 무수투는 “아직은 전화 하고 싶지 않다. 그럴 마음이 아니다. 마음이 진정되면 전화 하겠다.”라고 말해 아직도 차별 당한 굴욕감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인종 차별-
위의 사례들은 캐나다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편견을 대하는 캐나다 인들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차별이나 편견은 정도의 문제이지 차별이나 편견이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지역에 다른 문화가 서로 공존하다 보면 차별을 필연적으로 생긴다. 이민으로 이루어진 캐나다 사회는 전 세계 각양각색의 문화가 어울리며 국가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노란색 피부를 갖고 이민 온 사람들은 특히 차별과 편견에 민감해 “그냥 내 나라에 살지 왜 이민을 왔을까?”라고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이라고 차별과 편견이 없을까? 한국처럼 백의민족끼리 같은 문화를 공유하며 똘똘 뭉쳐 사는 사회에서도 겉모습으로 사람의 등급을 나누어 차별한다. 어떤 옷을 입었나, 어떤 차를 타고 어떤 집에 사는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 어느 지역출신인가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사회다. 같은 백인이라도 러시아에서 왔는가, 서유럽에서 왔는가에 따라 태도와 대접이 달라지는 사회가 한국이다.
인종차별을 비롯해 여러 가지 차별이 생기는 이유는 어느 집단의 문화수준, 기술, 학문, 교양, 풍습 등이 다른 집단의 그것 보다 우월하다면 차별은 거기에서부터 생긴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민족차별에 가깝지만 관습적으로 인종차별이라고 한다.
한 때 백인들이 골상학 같은 사이비과학을 이용해 백인이 인종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했지만 진짜 과학은 어느 인종의 DNA가 어느 인종의 DNA보다 우수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이미 수십 년 전에 입증했다.
사이비 과학의 대표적인 것은 창조과학이다. 기독교 경전에 나오는 창조는 종교적 사실인데 종교적 사실을 넘어 과학적으로 사실이라고 억지주장을 펼치다 보면 사이비 과학이 되는 것이다. 과학적 사실은 가설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과 관측을 통한 객관적 데이터가 말해준다.
-캐나다 복합문화정책-
우리 모두가 잘 알다시피 인종차별은 캐나다에서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법으로 금지한다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법은 위법적 행동을 억제하게 만드는 기능은 있지만 아무리 법이 엄해도 위법적 행동 자체를 말끔하게 없애지는 못한다.
캐나다가 과거의 인종차별 행위를 회개하고 갱생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특히 피에르 트뤼도 연방 총리는 복합문화정책, 프랑스어 공용어 지정으로 캐나다 국민통합에 이바지 했다. 트뤼도 연방 총리는 “캐나다에 공식 문화는 없고 모든 문화가 캐나다 문화”라고 선언해 소수민족 문화도 소외되지 않고 보존 되도록 장려했다.
캐나다가 열린 마음으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높은 시민정신을 발휘하는 것은 법보다도 소수민족, 원주민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육을 어릴 때부터 시키는데 있다. 교육의 결과가 모든 이들에게 골고루 전달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사 등록일: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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