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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하락, 수수방관하는 산유국_기자수첩
 
-셰일유의 등장-
에너지와 식량은 어느나라나 안보차원에서 관리한다. 그래서 미국은 1973년 오일쇼크로 원유가 폭등하자 원유수출을 금지하고 원유생산량을 줄였다. 미국은 국제 에너지가 미국의 국익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면 전쟁도 불사할 만큼 강경하게 대응한다.
미국은 텍사스 중질유를 국내용으로 사용하고 부족분은 캐나다 원유와 중동 원유로 충당한다. 특히 캐나다 원유는 싼 가격에 수입하는데 지난 연말 배럴당 38달러가 유가하락으로 현재 배럴당 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종래의 미국 에너지정책에 획기적 변화가 일어났다. 변화를 이끈 것은 ‘셰일유’ 개발이었다. ‘shale’이라는 암석층에 고여있는 원유로 과거에는 높은 생산비용으로 경제성이 없어 상업화되지 못했으나 수압파쇄공법(fracking), 수평시추공법(horizontal drilling)등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힘입어 생산비용을 낮추어 경쟁력을 갖추었다.
셰일유가 세계 원유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은 3년전인 2012년부터 대두되었던 것으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2012년 세계에너지기구(IEA)는 2017년 미국이 사우디 아리비아를 제치고 세계1위 산유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발전과 생산원가를 낮춤으로 2008년 일일 540만 배럴 생산에서 2014년 일일 900만 배럴로 생산량이 2008년의 2배로 늘어났다.
셰일유 상업화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이 유일해 향후 미국이 국제 에너지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까지 확인된 셰일유 매장량만으로도 전 세계가 60년 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 수출금지라는 국가시책을 깨고 3년전에 일본과 20년간 LNG 수출계약을 맺은 것은 미국이 에너지분야에서 자신감을 가졌다고 봐야한다. LNG(액화석유가스)는 셰일유에서 추출한 것으로 자유무역협정을 맺지도 않은 일본에 수출하는 것이다. 한국은 2017년부터 셰일유에서 추출한 LNG를 수입할 예정이다.
-OPEC 산유국의 입장-
셰일유가 등장해 기존의 원유시장을 잠식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경쟁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셰일유 생산비용은 통상 배럴당 50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그 동안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시장에서 셰일유는 시장 점유율을 넓혀 갈 수 있었다.
기존 원유시장은 OPEC가 주도했다. OPEC는 전 세계 원유의 1/3을 생산 공급한다. 그러나 러시아, 캐나다, 미국, 브리질 등 비 OPEC 산유국이 국제 원유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 거대한 원유 카르텔은 원유시장에서 셰일유 시장 점유율 확대를 견제하고 기존의 시장을 지키기 위해 유가 하락에도 감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아시아, 미국으로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인하했다. 사우디 석유장관 과 아랍 에미레이트 석유장관은 이구동성으로 “아무리 유가가 하락해도 감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고유가로 주머니가 두둑해져 저유가에 버틸 여력이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외환 보유고는 작년 10월 기준 2천 412억 달러에 이른다. 떨어지는 유가로 OPEC 회원국들의 원유수출 대금은 하루에 10억 달러씩 줄어들고 있으나 3년전 합의한 생산 쿼터 일일 3천만 배럴을 퍼내고 있다.
OPEC가 저유가에도 감산하지 않고 오히려 “시장만 있다면 증산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미국 정유회사들이 셰일유 생산으로 이익을 남길 수 없는 수준까지 원유가격을 떨어뜨려 생산을 줄이게 하거나 가격 경쟁에서 탈락시켜 원유시장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같은 OPEC 회원국이라 해도 입장이 달라 이란, 이라크, 베네수엘라는 재정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 회원국 사이의 입장이 달라 OPEC가 감산을 이야기할 수 없는 분위기다. 감산에 합의를 한다 해도 재정이 취약한 회원국들이 감산된 쿼터를 지켜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감산에 합의한다 해도 쿼터 준수를 엄격하게 감시할 수 있는 방안 제시를 바라고 있다.
-비 OPEC 산유국 입장-
비 OPEC 산유국에서는 저유가로 인해 러시아, 캐나다가 경제적 압박을 받는다. 러시아는 원유 및 관련제품 수출이 전체 수출의 49%, 재정수입의 45%를 차지한다. 지난 98년에도 국제유가가 6개월만에 반 토막 나자 지불유예를 선언했다.
이번에는 고유가 시대 비축해둔 외환보유고로 버티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경제제재, 7천억 달러가 넘는 대외부채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금리인상까지 겹치면 과거 1998년 의 지불유예 사태가 다시 올 수도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캐나다는 에너지가 GDP의 10%를 차지한다. 특히 앨버타, 사스캐추원, 뉴 펀들랜드는 에너지 비중이 25%-30%에 이른다. 저유가가 계속된다면 캐나다 전체적으로 100억 달러-130억 달러 손실이 예상되고 앨버타 주는 최대 70억 달러 손실이 예상된다. 연방정부는 최대 50억 달러 손실이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의 저유가로 인해 가계 실질소득이 증가해 소비확대로 이어져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고 있다. 소비확대는 생산시설 확충 고용증대라는 선순환 구조로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미 연방준비위원회 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소비자들이 누릴 혜택이 저유가 위험을 능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치적 변수-
국제 에너지시장은 국제정치와 상관관계를 갖지만 이번에는 정치적 변수가 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 중동이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고 이란은 미국과 핵 문제로 인해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어 핵 프로그램 이행여부를 놓고 국제 협상단과 협의를 하고 있다.
이란의 핵무장을 원치 않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유가를 더욱 끌어내려 이란을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아넣으면 이란 지도부가 경제회생을 위해 핵 폐기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란이 핵 폐기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이란의 핵무장을 지지하고 있는 러시아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유가하락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 반도 강제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지원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는데 제재 내용이 러시아로서는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은 것이라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게 국제사회 평가였다. 그러나 유가하락으로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제재하는 효과가 생기자 미국과 서방세계는 유가하락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러시아의 고통을 지켜볼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 등이 유가하락으로 인해 경제가 붕괴된다면 그 여파는 세계경제에 영향을 주고 미국도 그 여파를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감산을 통한 합의-
감산을 통한 합의는 OPEC 회원국들 사이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란은 서방 제재가 풀리면 원유 증산부터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국가재정의 97%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유가하락으로 국가부도 직전이라 증산부터 해야 할 입장이다. 이라크도 IS와 내전 중으로 전쟁경비 충당하려면 증산이 불가피하다. 이들 국가들은 감산에 합의해 유가하락을 막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 아라비아가 감산에 합의한다 해도 이들 국가들이 쿼터를 어기고 증산할 가능성이 높다. 비 OPEC지만 러시아도 유가하락을 막고 증산을 해야 할 입장이다. 미국의 셰일유 생산이 줄어 들고 있지만 감산량이 미미하다. 유가가 회복되면 언제라도 증산할 태세다. 이런 요인들이 감산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아랍 에미레이트 석유장관이 “OPEC가 감산 결정을 한다 해도 다른 나라들이 증산을 해 결국 OPEC만 시장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다.
원가측면에서만 생각하면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원가는 배럴당 약 15불 정도지만 셰일유는 40불이 넘는다. 원가로 볼 때는 셰일유가 불리하지만 원유에 국가경제가 달려 있는 OPEC 회원국들이 겪는 고통도 만만치 않아 저유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른다.
셰일유 등장으로 “유가가 100달러 넘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이 공언했듯 저유가 시대가 시작되었으나 셰일유 등장으로 시장 흐름과 타협을 거쳐 원유시장에는 새로운 질서가 형성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질서에 부합해 러시아, 캐나다, 베네수엘라 등 원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나라들은 산업 다각화를 통해 유가하락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기사 등록일: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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