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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을 시작하며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올해 유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연말을 기해 뉴욕 선물시장 마지막 날 장에서 마침내 WTI가 배럴당 60달러 벽을 깼다. 전날 보다 58센트가 오른 60.42달러에 거래를 마쳐 2년6개월만에 마의 벽을 깨는데 성공했다. 유가에 따라 울고 웃는 앨버타 경제가 올해는 유가 상승에 따라 기지개를 펼 것인지 궁금하다.
산유주 앨버타에 사는 사람들은 직, 간접으로 유가의 영향을 받는다. 앨버타가 국제유가 형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도 유가 등락에 따라 희, 비극이 엇갈리는 현실이 억울하고 불합리하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앨버타 경제가 유가에 종속되게 설계 되어 있으니 주어진 여건에 순응해야지 누구를 탓하랴.
연말에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벽을 깬 것은 앨버타에 일단 좋은 징조다. 올해 유가는 완만하게나마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탈것으로 전망되지만 여부는 OPEC와 국경의 남쪽 셰일 오일업자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
OPEC와 비 OPEC 회원국은 2018년 12월 말까지 하루 180만 배럴을 감산한다고 합의했다. 현재까지는 회원국들 사이에 감산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으나 유가가 고공 행진하면 그 동안 저유가로 인해 적자재정을 운용하던 일부 회원국이 고유가의 유혹을 물리치고 감산약속을 성실하게 지킬 수 있을지?
국경의 남쪽 셰일 오일업자들, 전세계 오일생산량의 5%를 생산하는 셰일 오일은 그 동안에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50달러 선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셰일 가격밴드 이론은 배럴당 40달러-60달러로 구성되어 있다.
오일가격이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셰일오일은 굴착을 중단해 생산량이 줄여 추가하락을 막는다. 오일가격이 60달러 부근까지 올라가면 3개월 시차를 두고 시추작업이 가속화되어 생산량이 늘어나 유가 추가상승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다.
작년에 유가가 60달러 언저리에서 번번히 좌절하고 물러선 이유는 선물시장의 투기자본의 작용도 있지만 주요 원인은 셰일오일의 유연한 시장적응에 있다. 유가급락을 가져온 셰일오일과 OPEC의 치킨게임도 사우디 아라비아의 시장 점유율이 10%이하로 떨어졌을 때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기억 할 것이다. 그러나 치킨 게임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은 현재로서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기호용 대마초 허용
캐나다는 이번 7월1일을 즈음해 기호용 대마초 소지 및 사용을 범죄에서 제외한다. 의료용 대마초 사용에 이어 기호용 대마초도 법이 정하는 연령 이상의 개인은 일정량을 소지 사용할 수 있다. 기호용 대마초 비 범죄화는 자유당의 선거공약이기도 한데 이런 혁신적 조치는 항상 찬반논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대마초 합법화 찬반의 해묵은 논쟁을 넘어 6개월 후에는 기호용 대마초를 즐기는 사람들이 법의 제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대마초가 다른 마약을 접하게 된다는 ‘관문이론’도 설득력을 잃었고 물질의 유해성을 측정하는 두 가지 요소, 의존성과 독성에서도 술이나 담배보다 덜 위험하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여태까지 불법으로 묶어 두어 수많은 사람을 전과자로 만들어 놓고 왜 이제는 합법화 하는 걸까? 나라에서 대마초를 관리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 할 수 있기 때문이고 나라의 세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주령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범죄단체에 떼돈을 안겨 주었듯 대마초를 나라에서 관리해 범죄단체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해 나라의 세입이 되는 것이다.
올해 1월1일부터 미국 서부주에서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화 되고 6개월후 캐나다도 대마초가 합법화 되면 모국에서 미국 서부주나 캐나다로 여행 오는 여행객들은 대마초에 무분별하게 노출된다. 이로 인해 모국에서는 공항에서 특별단속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모국에서는 아직 대마초 사용, 소지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은 절대불변이 아니라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박근혜는 정말 억울한 누명을 쓴 정치적 희생양인가?
한국정치에 관한 한 작년은 격동의 한 해였다.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대통령을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파면했고 파면된 대통령은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파면 구속된 박근혜는 중형을 선고 받아 기결수가 되어 수형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박근혜의 파면 구속에는 시민들의 촛불이 큰 동력이 되어 ‘촛불 혁명’이란 단어가 생겨났다. 유혈혁명은 아니지만 영국의 명예혁명에 비견할 만한 쾌거다.
그러나 정작 본인 박근혜는 억울한 모양이다. 그는 자신이 정치적 박해를 받는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 적법한 재판을 거부하고 있다. 한줌도 안 되는 지지자들도 박근혜의 뜻을 받들어 무죄한 주군이 부당하게 체포되어 정치재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다.
일전에 인터넷에서 재미난 사실을 한가지 발견했다. 마리 앙투와네트의 죽음을 박근혜에 비유하며 박근혜가 억울하게 박해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꽤 많이 퍼져 있다. 마리 앙투와네트가 프랑스 혁명 때 근친상간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혁명재판에서 희생되었듯 박근혜도 촛불혁명에 억울하게 희생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다.
프랑스 혁명 때 루이16세는 겉으로는 혁명을 인정하고 따르는 듯 했으나 뒤 돌아서서는 외국에 비밀리에 연락해 프랑스에 쳐들어와 혁명을 와해 시키고 자기를 복위 시켜달라고 공작을 꾸몄다. 특히 오스트리아(신성로마제국 황제) 레오폴드2세는 루이16세의 처남, 즉 마리 앙투와네트의 오빠였는데 여동생이 오빠에게, 매제가 처남에게 “우리가 곤경에 처했으니 도와달라.”고 호소할 수 있다. 그러나 공화국의 입장에서는 외국군대에게 자기나라 쳐들어와 달라는 반역행위다.
오스트리아와 연락을 주고받던 루이16세와 마리 앙투와네트는 가족들과 함께 왕당파와 스웨덴 출신 귀족 페르센 백작의 도움을 받아 오스트리아로 도망 가다 국경도시 바렌에서 잡혀 다시 파리로 돌아왔다. 왕이 혁명을 부정하고 외국으로 도망가다 잡혀 왔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게 되었다. 그때 왕과 왕비의 죽음을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후 혁명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아 왕은 사형 당했고 9개월 후 왕비도 사형 당했는데 왕비를 사형 시키기로 결정하고 증거를 찾아 죄목을 정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죄목들이 등장했다. 그 중에 아들을 성추행 했다는 근친상간도 들어 있었다. 근친상간 죄목을 들고 나온 인물은 검사 대리 에베르였다. 이에 대해 로베스피에르가 “혁명재판을 웃음거리로 만들려는가?”라며 반대했다.
심문과정에서 앙투아네트는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에 진술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재판장 에르망도 근친상간은 죄목에서 제외하고 그 외 객관성이 충분하지 않은 죄목 일체를 기소에서 제외시켰다. 에르망은 반역죄를 입증할 수 있는 4개 조항을 배심원들에게 제시하고 유, 무죄를 판단하라고 청했다.
프랑스 대혁명을 다룬 책은 수 없이 많은데 그 중에 막스 말로의 ‘프랑스 대혁명’이 있다. 이 책은 프랑스 혁명의 폭력성만 부각시켜 혁명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게 만든 책이다. 폭력, 봉기, 테러는 아주 상세하게 기술하고 인권선언, 방토스법, 빈민구제 프로그램, 각종 사회민주주의 이념은 간단히 기술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도 앙투아네트는 “루이가 범한 모든 범죄의 공모자”로서 사형 당했다 했지 근친상간 때문에 사형 당했다고 쓰지 않았다. 이렇듯 로베스피에르가 들으면 통탄할 일이 2백 몇 십 년 후에 박근혜가 끼어들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한가지 더 짚고 넘어 갈 것은 앙투아네트의 죽음과 각종 악성루머가 여성이기 때문에 당하는 ‘여성혐오’라는 것이다. 마리의 죄목은 국가반역(High treason)이다. 혁명재판 당시 증거가 불충분했던 것은 사실로 마리 자신도 ‘추방’을 예상했으나 사형 당했고 그 후 오스트리아와 페르센 백작 쪽에서 반역에 대해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
각종 악성 루머는 첫 째, 적국이자 경쟁국인 오스트리아 출신이기 때문이었다. 루이16세와 마리 앙투와네트의 결혼은 정략결혼인데 떠오르는 신흥강국 프러시아(현재 독일)를 견제하기 위해 마리아 테레시아는 16명의 자녀 중 15번 째인 딸을 루이16세와 결혼 시켰다.
그 당시 프랑스에서는 부르몽 왕가의 혈통에 합스부르크 혈통이 섞이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해 환영 받지 못한 결혼이라 결혼 할 때부터 미움과 경원의 대상이었다.
둘 째, 앙샹레짐과 실추된 왕실에 대한 비판과 손가락질을 ‘오스트리아 여자’에게 쏟아 부은 것이다. 왕권신수설의 영향이 남아 있어 백성들은 왕답지 못한 왕의 학정에 시달리면서도 함부로 왕실을 입에 담지 못하고 ‘오스트리아 여자’에게 퍼 부은 것이다.
어떤 혁명이라도 혁명이 진행되다 보면 초심과 열정을 잊어버리는 시기가 온다. 그때를 틈타 반혁명 세력이 준동해 물타기를 시작한다. 그 시기가 올해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어느 특정인에게 죄를 주자는 것이 아니고 무너진 국가 시스템을 복원 시키는 작업으로 언제까지라고 시기를 정할 수 없으나 벌써부터 피로를 느낀다는 말이 나오고 작전세력들이 사법, 언론을 중심으로 ‘적폐청산 발목 잡기’ ‘박근혜 구하기’를 노리고 있다. 박근혜와는 다른 방법으로 국가 시스템을 망가뜨린 이명박에 대한 처리도 순탄치 않을 것이다. 이래저래 올 한 해는 ‘녹록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신문발행일: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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