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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보수당 앤드류 쉬어 당 대표 사임_오충근의 기자수첩
 
당 대표 사임을 보는 시각

지난 목요일 앤드류 쉬어 연방 보수당 대표가 전격 사임했다. 총선 실패 후 쉬어 당 대표의 진로를 놓고 설왕설래했으나 전격 사임은 대다수의 사람을 놀라게 했다. 총선 직후 당 대표를 유지하겠다는 결심을 밝혔기 때문이다.
쉬어의 유임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번 총선에서 121명의 당선자를 배출해 의석이 26석 늘어난 점을 상기시켰다. 득표율에서도 자유당을 앞서 34.4%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자유당이 소수당으로 집권해 조만간 총선을 한번 더 치러야 할지도 몰라 쉬어 당대표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캐나다 정치는 주어진 조건에서 가장 재미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유임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사임 해야한다는 측에서는 총선 실패를 들었다. 이번 총선에 임한 자유당은 이기기 어려운 강한 상대가 아니었다. 마이클 이그나티에프(Michael Ignatieff)가 이끌던 10년전의 자유당만큼이나 약한 상대와 싸워 정권탈환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지도력이 상처를 입었고 당내 불만이 고조되었다.
하퍼 정부에서 무역부장관을 지낸 에드 패스트(Ed Fast)는 야당내각(Shadow cabinet)에 들어오라는 권유를 거절했다. 캐나다 보수주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더그 포드(Doug Ford)는 지지를 철회했다.
당내에서는 공공연히 당 대표의 사퇴운동이 벌어졌다. 내년 4월 당 대표 지도력을 심사하는 절차가 있으나 계급장 떼고 다른 후보들과 동일하게 후보경선에 나오라는 압력이 거세어졌다.
당의 공금으로 당 대표 자녀의 학비를 지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의 공금은 이사회에서 관리한다. 전 총리 스티븐 하퍼, 오랜 기간 정치자금 모금의 핵심인물 어빙 게르스타인(Ivving Gerstein)도 이사진에 포함되어 있다.
이사회는 당 공금이 대표 자녀 학비로 지출된 사실을 몰랐다면서 학비 지출에 대해 승인을 요청한 적이 없었다고 확인했다. 익명의 당 고위관리는 “이사회가 모르는 지출에 대해 분노를 금 할 수 없다.”말했다.
당에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일반적인 관행이 있다. 당 대표 가족이 리자이나에서 오타와로 이사할 때 당에서 이사비용을 보전해 주었다. 같은 맥락에서 자녀들의 학비, 리자이나에서 학비와 오타와에서의 학비 차액을 보전해 준다.” 자녀 학비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당 대표의 사임이 발표되었다.
쉬어 당 대표 자녀의 학비문제 거론은 1990년대 산드라 매닝(프레스톤 매닝의 부인)의 지출 명세를 누설한 스티븐 하퍼를 연상케 한다는 게 정치평론가의 지적이다.
쉬어 당 대표는 짧은 기간의 보람없는 대표직 사임을 결정했고 이번 성탄절 휴가를 가족과 함께 느긋하게 즐길 것이다. 지난 몇 주는 그에게 지옥 같았을 것이고, 정치에서의 삶이 얼마나 잔인하고, 맥 빠지게 하고, 지치게 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했을 것이다.

보수당, 차기 당 대표는 누가?

정치 평론가 스코트 길모어(Scott Gilmore)는 누가 연방 보수당 차기 지도자가 되느냐 에 따라 전국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당을 도랑으로 몰아넣게 된다고 예견했다.
외부에서 보기에 보수당의 색깔이나 인물성향은 거기서 거기, 차이가 거의 없는 오십 보 백 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보수당은 다양한 연합체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끈 중심인물이 스티븐 하퍼 전 총리다.
보수당은 2015년 총선 패배 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새로운 당 대표가 어떻게 외연을 확장하고 내부단속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판은 커졌으나 대표 경선 흥행이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보수당의 실력자 제이슨 케니(앨버타 주 수상)는 차기 당 대표에 대해 ‘만들어진 답변’을 내놓았다.
보수당 하원의원 중 47명이 앨버타, 사스캐추원 출신이다. 만약 노바 스코시아나 뉴 브른스빅의 변호사가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이 하원의원들이 동의할까? 기후변화, 원주민 화해, 평등한 결혼에 대해 당 대표의 입장에 동의할까?
보수당에는 두 개의 가치가 공존한다. 전통적인 사회가치, 예를 든다면 태아의 보호, 전통적인 결혼, 근본주의 기독교를 옹호한다. 이런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규제철폐, 작은 정부 등 보수의 우선순위를 포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개인의 자유, 권리의 보호가 보수의 핵심원리라는 생각이 있다. 개인이 어디서 어떤 신을 믿건, 동성결혼을 하건 이성결혼을 하건, 혹은 독신으로 지내건, 내 몸을 내가 어떻게 하건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
미국 공화당 내에도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한다. 한쪽에서는 자라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포르노를 규제해야 한다고 트럼프 행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개인이 집에서 무슨 영화를 보던 그것은 개인의 선택으로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캐나다 보수주의에도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한다. 2년전 당 대표가 경선에서 당 대표 후보가 운전대를 계속 오른쪽으로 돌리다 도랑에 빠지는 현상을 우려하는 보수당원들이 분명히 있었다.
그 당원들은 자유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당이 왜 기후변화를 반대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민친화적 정책에 동의했고 동성결혼에 대해서도 융통성 있게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보수당, 어떤 선택을 할까?

이제 쉬어 당 대표는 물러났다. 그는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만 대표직을 유지한다. 이제 보수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바라보는 기회가 생겼다.
보수당이 사회보수주의자를 대표로 택한다면, 쉬어 당 대표에 불만을 품고 몰아낸 그룹이 그 방향으로 나간다면 오른쪽으로 운전대를 계속 돌리다 갓길을 지나 도랑으로 빠질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캐나다인은 이런 가치들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세상을 떠나고 있는 보수주의 기성세대를 대체하고 있는 젊은 유권자들은 특히 이런 가치들을 공유하지 않는다.
캐나다는 개인의 자유를 믿고,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기후 변화에 행동 할 것을 우선시하며, 포르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점점 더 개방적인 사회다.
만약 보수당이 현재 캐나다 시민 대다수가 믿고 있는 것에 반대한다면 갈 길을 몰라 우왕좌왕하는 자유당에 다시 권력을 안겨 줄 것이다.
보수당은 전국의 유권자들과 정치적 스펙트럼을 공유하고 공감할 당 대표를 선출 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기꺼이 게이 프라이드에 참석하고 동성결혼에 대해 유연한 생각을 갖고 이민 친화적 정책을 쓰는 당 대표를 택할 수 있다.
지난 번 당 대표 경선에서 캐나다 가치에 가장 근접한 후보가 있었으나 당원들은 그를 외면했다. 나는 보수당 지지자가 아니지만 보수당이 변화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유지했으면 한다. 보수주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몬드 버크(Edmond Burke)는 “소나무가 늘 푸른 것은 끊임없이 잎을 갈아주기 때문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보수가 보수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간단없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노예 해방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링컨 대통령이 보수주의자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보수당이 유권자 대다수가 수긍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녹색당도 NDP도 자유당도 사회와 시민을 위한 정책을 개발해 캐나다 발전에 이바지 할 것이다.
공은 쉬어 당 대표를 교체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에게 넘어갔다. 그 사람들 선택에 좌우될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할까?

기사 등록일: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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