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안영민의 세상 읽기 _ 7월 14일자
 
 
 
밴쿠버항과 프린스 루퍼트항 등 캐나다에서 가장 분주한 세 항구 중 두 곳이 지금 현재 멈춰 섰다. 항만노조의 파업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수년 동안 항만 측이 수십억달러의 수익을 올렸음에도 정당한 임금인상을 해주지 않는다며 이달초부터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항만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측면도 있다.
캐나다 BC주 근로자들의 파업은 캐나다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시애틀, 오클랜드 및 LA의 항구에서 캐나다행 화물을 하역하지 않고 있다. BC주 근로자와 연대하겠다는 뜻이다.
10여일째 항구에서 잠자고 있는 컨테이너들 때문에 조만간 캐나다 전국의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토론토 식당과 한인마켓 등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 지 취재했으나 아직은 어떤 변화나 우려가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곧 다가올 상품의 품귀현상과 이에 따른 가격상승 그리고 이어지는 소비자들의 불편이 명약관화해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함처럼 느껴졌다.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이 경제를 냉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이번 파업이 더 많은 공급망 혼란을 유발하고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5%로 인상하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아무튼 고물가 고금리에 서민들만 고달픈 시절이다. 가계빚으로 먹고 사는 문제로도 힘겨운데 엘리뇨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산불과 홍수와 이상기온과도 싸워야 하니 올 여름은 여느 때보다 길게 느껴질 듯 하다.

저스틴 트뤼도와 다니엘 스미스가 만났다. 캐나다의 축제인 캘거리 스템피드에서다. 트뤼도는 지난 주말 이틀간 캘거리에 머물렀다.
두 사람은 함께 기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논의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 있다”면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배출 감소와 에너지 개발 계획에 관해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스는 이 자리에서 2035년까지 앨버타 경제에 큰 비용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넷제로(Net-Zero) 송전망을 구축한다는 연방정부의 목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로 만드는 넷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고 앨버타도 그렇게 해야 하지만 트뤼도는 그 이전에 그 목표를 달성해줄 것을 여러차례 앨버타에 주문해 왔다. 주정부실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넷제로로 가는 과정에서의 단계별 목표에 여전히 이견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미스의 입장은 늘 확고하다. 그녀는 이번에도 앨버타는 에너지와 전기 산업을 규제하는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헌법적 권한을 갖고 있고 이는 협상이 불가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뤼도 역시 견고한 입장이다. 그는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앨버타가 넷제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재생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밴쿠버 항만 파업이 장기화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앨버타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 예상되자 스미스는 당장 연방의 개입을 촉구했는데 트뤼도는 이에 대해서도 어떤 확답도 하지 않은 채 “최상은 협상 탁자에서 이뤄진다고 믿는다”면서 사실상 스미스의 요청을 거절했다.
오타와나 토론토 쪽에서 발행되는 매체들의 시각은 좀더 트뤼도 주장에 가까운, 넷제로의 당위에 비중을 두는 편이고 앨버타 쪽은 그 반대 목소리를 좀더 담아내고 있지만 어찌 되었건 요즘처럼 캐나다 산불이 기승을 부리며 엘니뇨와 지구온난화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는 아무래도 석유산업이 있는 앨버타가 더욱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석유산업이 대기 오염의 주범인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산불과 같은 자연재앙이 발생하는 것도 부인하기 힘들다. 스미스가 산불은 방화범에 의해 자행됐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데 이 또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이제 방류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주 칼럼에서도 언급했듯 일본은 아직 구체적인 방류시기를 공식화하진 않았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발이 여전히 큰 만큼 한일 간의 외교적 머리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염수 종합보고서를 일본에 전달한 뒤 한국을 찾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7일 밤 김포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곤욕을 치뤘다. 공항 입국장에서 벌어진 시위대 때문인데 시위대는 ‘그로시 고 홈(go home)’ 팻말을 들고 그를 비난하거나 도열한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차마 출국장으로 나가지 못하고 2층을 통해 빠져 나가려 했으나 이곳에서도 시위대가 몰려들자 황급히 귀빈실로 피신했다가 2시간여만에 화물운반용 통로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사절이 항의 시위로 한국 입국장에서부터 난항을 겪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방한 내내 가는 곳마다 시위대의 격렬한 항의 시위를 받아야 했다.
그는 IAEA 보고서가 일본에 편향된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또 보고서가 일본의 방류 스케쥴에 맞춰 발표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종합보고서 작성 당시 관여한 국제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모두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과 만났을 때에도 보고서에 대한 맹비난이 쏟아졌으나 그는 예상한 듯 담담하게 오염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IAEA와 일본 간의 ‘암묵적 동조’ 의혹에 대한 심증은 있지만 당사자들과 우리 정부 여당에서 부인하니 어찌 따져 묻겠는가. 1백만달러(또는 유로) 뇌물설도 흘러나오지만 정부는 ‘가짜뉴스’라며 이를 보도한 일부 매체를 경고 사격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방한 기간 동안 아르헨티나 외교관 출신 답게 오염수 문제를 과학적인 설명 보다 정치적인 수사로 초지일관했다. 4년 임기의 사무총장직을 올해 한번 더 연임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방한 일정을 마치고 한국과 같이 오염수 방류를 강하게 반대하는 뉴질랜드와 쿡제도를 방문한다.
어쨌든 대략 8월말경이면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전후로도 한동안 정치 사회 외교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는 큰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요즘 한국은 ‘김건희 로드’가 회자되고 있다. 서울과 양평 간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일방적인 사업 백지화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이 고속도로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업이다.
좀더 자세히 알아본다.
작년 7월에 경기도 양평군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결정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안은 강하면을 거쳐 양서면에 종점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원안 보다 남쪽인 강상면에 종점을 옮기는 변경안을 내놓았다. 그곳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막대한 땅을 소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문제는 의혹에 침묵으로 맞서는 대통령실의 반응에서 더욱 불거졌다. 종점이 갑작스럽게 변경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 왜 변경해야 했는지 설명이 없다. 게다가 종점 변경이 대통령 처가의 비리 의혹으로 번지자 갑자기 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시켰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이 모든 일에 전면에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국토부 소관’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원 장관도 혼자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공약사업인데 장관이 멋대로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가. 그렇게 나라가 뒤숭숭한 분위기인데,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했다.
김건희 여사 일가는 양평에 29개 필지(축구장 5개 크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에 종점으로 선정될 뻔 했던 강상면에 20개 필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1조6천억원이 넘는 국책사업으로 2017년부터 추진해 왔는데 김건희 특혜 의혹이 일자 원 장관이 돌연 백지화시킨 것이다.
“국정을 이런 식으로 행패 부리듯이, 장난하듯이 해서야 되겠느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말이다. 지금까지 많은 국정농단 사례를 봐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며 했던 말이다.
이런 논란의 당사자인 양평은 어떨까? 지역 숙원사업이 갑자기 물거품이 되어버렸으니 그쪽 지역은 난리가 아니다. 현지 르포를 보면 이미 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모이면 투쟁가와 구호가 우렁차단다. 여야가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면 사업 백지화를 전면 취소하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종점을 어느 곳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주민들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원안이냐 수정안이냐 등등을 놓고도 서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그래서 주민투표나 여론조사 방안을 검토하는 듯 하다. 내 집 또는 땅이 있는 곳에 고속도로 종점이 생긴다는 것은 그야말로 노다지를 줍는 일인데 어찌 견물생심의 마음이 안 들겠는가.
한국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이어 김건희 로드까지 온 나라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본지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07-14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웨스트젯 캘거리 직항 대한항공서..
  성매매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 한..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5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캘거리 고급주택 진입 가격 10..
  주정부,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
  미 달러 강세로 원화 환율 7%..
  캘거리 부동산 시장, 2024년..
  “주택정책 너무 이민자에 맞추지..
댓글 달린 뉴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마침내.. +1
  캐나다 동부 여행-뉴욕 - 마지.. +1
  동화작가가 읽은 책_59 《목판.. +1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5
  캘거리 초미의 관심사, 존 Zo.. +1
  캘거리 존 Zone 개편 공청회..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