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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 읽기 – 8월 4일자
 
 
‘순살 아파트’, ‘순살자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뼈없는 닭인 순살치킨에 빗대어 철근이 빠진 아파트를 이렇게 부른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용어다.
GS건설은 오랜 시간 많은 돈을 투자해 자이(Xi)라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에 공을 들여 왔다. 지난 4월 GS건설이 시공중인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자이 안단테’ 지하 주차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원인이 ‘철근 누락’으로 밝혀져 졸지에 이같은 오명을 쓰게 됐다. 사고 후 같은 건축기법(무량판)으로 건축된 이 회사 아파트 91개 단지를 전수조사했는데 무려 15곳에서 똑같이 철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무량판’이란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바로 슬래브를 지지하는 것으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한국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아파트 등의 주거 건물에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구조로 건물을 짓는 것이 공사비 절감에 좋을 뿐더러 내부 공간 활용도가 높아 10여전부터 지하 주차장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기둥 만으로 슬래브를 받쳐줘야 하므로 그 주변에 철근(전단보강근)을 여러 겹 감아줘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들어가야 할 철근을 빠뜨렸다.
붕괴된 GS건설의 지하 주차장에 32개의 기둥이 있는데 19곳에 철근이 없었다. 60%가 그야말로 ‘순살기둥’인 셈이다. 인명사고가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GS건설은 이 사고 외에도 서울역 센트럴자이의 외벽 균열, 개포자이의 침수논란 등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자이’라는 브랜드는 이제 흑석자이, 메이드 인 자이나, 물자이 등등 여러 명칭으로 희화화되면서 깊은 나락으로 곤두박질했고 이 회사 주가는 폭락했다.
작년 1월에 광주의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져 6명이 숨진 사고가 났을 때 이 공사를 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은 브랜드 가치가 추락하면서 1년이상이 지났어도 폭락한 주가가 회복되질 않고 있다. 불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잇달아 터진 데는 건설현장에서 지켜야 할 원칙이 무너진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설계부터 시공과 감리까지 지켜야 할 원칙이 있는데 이를 무시했고 사고난 아파트들 모두에서 이같은 부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수 년째 급등하는 건축 원자재값은 부실 공사의 원인 중 하나다. 철근과 시멘트가 3년 전보다 두 배이상 올랐다. 원자재를 줄이지 못하더라도 공사기간을 촉박하게 잡고 원가절감을 시도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철근 뿐 아니라 품질저하의 시멘트를 사용하는 것도 사고로 연결됐다. 콘크리트 강도가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관예우’도 이같은 부실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하 주차장이 붕괴된 GS의 아파트의 발주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이다. 이곳에 근무했던 2급 이상 퇴직자가 운영하는 용역업체에 LH는 전체 용역의 절반 이상을 몰아주고 있다. 수주 단계부터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다분하다. 사고가 난 GS 아파트 공사의 설계와 감리를 맡은 업체도 LH의 ‘전관 업체’였다. 지하 주차장 부실이 적발된 15개 아파트 단지의 감리업체 대다수가 LH 퇴직 직원이 재취업한 전관 영입 업체였다.
정부(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의 신축 민간아파트 중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들을 모두 전수조사하겠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총 293개 단지이며 이중 188개는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다. 정부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데 약 3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점검 결과가 나오면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부실시공이 드러나면 업체들은 GS나 현대 처럼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며 부실과 관련된 인물들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또 부실이 드러난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하락에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여권은 이같은 총체적 부실을 문재인 정권 탓으로 돌렸다. 문재인 정권의 ‘이권 카르텔’을 국정조사로 파헤치겠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엊그제 ‘순살 아파트’란 단어를 자제해 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보강철근이 빠진 것이지 철근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며 국민들이 건설에 관해 잘못된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학적인 풍자라면 가히 세계 일등이라고 할 대한민국에서 이같은 요청이 먹힐 지 의문이다.

한국이 살인적인 폭염으로 전국이 펄펄 끓고 있다. 언론은 육지와 바다가 한증막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한국의 한낮 온도는 35도를 웃돈다. 지난달 말께부터 최소 8명의 노인을 포함해 거의 20여명이 폭염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뙤약볕에서 농사를 짓는 시골 농촌지역에서 온열질환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러다보니 소방서의 소방차는 화재진압용이 아닌 폭염 구급차로 둔갑해 운용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폭염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던 7월에 이어 8월에도 지구촌의 폭염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폭우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닥쳐 신음 중인데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 뿐이 아니다. 일본, 중국, 인도, 남부유럽과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지금 40도를 웃도는 지역이 많다. 중부지역과 남부의 평원지대는 연일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애리조나는 한달 내내 43도를 넘고 있다. 밤에도 35도의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선임장마저 고사할 정도라고 한다. 맥도날드와 같은 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주방의 높은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기도 하고 창고나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도 더위에 쓰러지거나 아예 외부 현장이 문을 닫는 곳도 부지기수다.
세계기상청은 올 8월에 기존의 최고기온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보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 요즘 하루에 6만명 안팎의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방역조치가 점차 완화로 단계를 밟고 있는 와중이어서 코로나 확산을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작년 겨울의 오미크론 XBB의 2,3단계 변이종으로 기존의 백신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요즘 하루에 3천여명 안팎으로 새 확진자가 나오지만 어느 정도 진정된 모습이다. 캐나다는 확진자 발생이 극히 적은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국립면역자문위는 올 가을 코로나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권장했다. 특히 시니어와 장기요양원 입주자 또는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가을께 새 백신을 출시할 예정이다. (본지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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