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기자수첩) 상량식(上樑式)과 성주신(城主神)
상량식이란 목조 건물의 골재가 거의 완성된 단계에서 대들보 위에 대공을 세운 후에 최상부 부재인 마룻대(상량)를 올린 후 공사와 관련된 기록과 축원문이 적힌 상량문을 봉안하는 의식으로 원래 목조 건축과 관련된 의식이지만 현대에도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철골 공사의 마지막 부재를 올리는 의식을 지칭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제는 목조건물이 거의 사라지고 철근 철골 콘크리트 구조가 일반화 되었지만 여전히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문화가 남아 있어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한인들이 건물을 지을 때는 상량식을 하는데 이번 7월14일 문화회관에서도 상량식을 했다.
그 동안 건물을 짓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정부에서 보조금 나오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 그 소문을 뒤 바침 하듯 문화회관 부지는 중앙장로교회 옆에 오랫동안 허허롭게 공터로 남아 있었다. 그 공터에서 기공식을 올린다기에 취재를 간 적이 있었는데 어느새 건물 뼈대가 올라가고 상량식을 한 것이다.
상량식은 우리 전통의 신앙인 무속신앙과 관련이 깊은데 기독교가 건국이념인 캐나다에서 상량식을 본다는 것이 아이러니였으나 다르다고 배척만 할게 아니라 대승적 차원에서 똘레랑스도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상량식은 전통적 무속 신(巫俗神) 중에서도 성주신(城主神)에게 드리는 제사로 성주신은 집을 담당하는 신으로 집이라는 건물 자체뿐 아니라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운수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하는 신이다.
즉 이번 문화회관 상량식은 문화회관이라는 건물 자체뿐 아니라 그곳에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의 평안과 안녕을 성주신에게 기원하는 의식이었다. 대들보를 올리며 성주신에게 상량의식을 지내는 이유는 성주신이 위치하는 곳이 건물의 가장 중요한 곳인 대들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문화회관 상량식에는 제관은 정유석 건축위원장이 상량식 축문 봉독은 이동성 이사가 맡았다. 축문은 제관이 천지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드리는 축문인데 ‘성주신이천상 옥황의맏제자’라고 했으니 성주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다.
우리 민족 설화에 천신사상이 있고 우리 민족이 천손(天孫)이라는 것은 유라시아 유목민족의 문화유산으로 우리 겨레의 지도자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것이다. 민족 설화인 단군신화에 나오는 환웅 할아버지가 하늘에서 내려왔는데 그분은 환인의 아들이다.
환인(桓因)은 하늘의 최고신으로 신격과 인격을 동시에 가졌다. 桓은 밝은 빛이란 의미가 있고 因은 만물이 그로 인해 생겨났다는 뜻이다. 환인의 아들인 환웅 할아버지가 인간세상에 오시어 웅녀와 혼인해 단군을 낳으셨으니 단군은 우리민족의 으뜸되는 조상이다.
그런 천손의 건물을 지키는 성주신이 하늘에서 내려왔음은 당연한 일이다. 중국이나 일본 전설에 의하면 중국에서 섬기는 신 중 하늘에서 내려온 신은 조왕 밖에 없고 일본의 신들은 산이나 들에서 지내던 잡신들로서 하늘에서 내려온 우리 민족의 신들은 그들과 차원이 다르고 격이 다른 신들이다.
성주신은 어느 건물에나 있다. 무가에서 전해오는 성주풀이에 “와가에도 성주, 초가에도 성주, 가지막에도 성주”라고 했듯 성주신은 어느 집에나 있는데 성주신이 인간들에게 집을 짓고 연장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성주신의 부모는 천궁대왕과 옥진부인이다. 이들 부부는 늦게까지 자녀가 없어 치성을 드렸는데 도솔천의 왕이 꿈에 나타나 아들을 줄 테니 이름은 안심국, 별호는 성주라고 지으라 했다 하는데 불교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도솔천(兜率天) 은 불가에서 말하는 천상의 욕계 중 네 번째 하늘나라이다.
그 후 아들을 낳았는데 아주 영특해 15세에 세상 이치를 꿰뚫어 보았다. 어느 날 성주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인간들이 집도 없이 수풀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인간들이 불쌍한 생각이 들어 부모의 허락을 얻어 인간세상에 내려와 나무를 베어 집 짓는 법과 연장 다루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러나 하늘에서 살다 내려온 성주신에게 인간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인간세상이 참 살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좋은 나무들은 산신(山神)이나 당신(堂神)등 기존신들이 차지하고 있어 어디 비비고 들어갈 곳이 없었다.
구부러지고 약해 집 짓기에 적합하지 않은 나무들 조차 까마귀 까치 등 새들이 다 차지하고 있어 나무 베어 인간들에게 집 짓는 법을 알려 준다는 것은 이루기 힘든 꿈에 불과했다.
그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사정해 솔씨를 얻어 갖고 내려와 주인 없는 산에 심고 다시 하늘로 올라 갔다. 나무가 자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험악한 인간세상에서 성주가 할 일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늘로 돌아온 성주신은 장가를 가 5남5녀를 두었다. 그가 70세 되었을 때 문득 인간세상에 심어 놓은 나무 생각이 나서 자녀들을 데리고 인간세상으로 내려왔다. 나무는 어느새 아름드리로 자라났다.
그는 자녀들을 거느리고 냇가로 가서 함지박으로 모래를 퍼서 쇠를 일었다. 골드러시에 유콘 강가로 몰려든 사람들이 사금을 채취한 것이 성주신에게 배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는 그런 식으로 쇠를 얻어 연장을 만들어 인간들에게 집 짓는 법을 가르쳤다.
성주신 설화에서 상량식이 철기문화 초기부터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상량식에서는 전통적으로 축원문인 상량문을 적어 봉안하는데 이번 문화회관 상량식에서도 참석자들이 축원문을 적었다. 이 축원문은 건물이 존재하는 한 존재할 터인데 “화합하는 교민사회가 되는 장소가 되기를” 축원한 교민 이재웅씨의 축원문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상량식은 하이라이트인 대들보 상량에 이어 참석자들이 떡과 과일을 나누는 것으로 마쳤다. 전통적으로 행해지는 상량식이 아니고 이국 땅에서 행하는 상량식인지라 또한 에드몬톤 한인사회에서 처음 행하는 상량식인지라 전통적인 격식을 다 차려 할 수는 없었을 것이나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한인 주도로 복합문화센터인 문화회관을 건립해 한인들과 소수민족 단체가 쓴다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문화회관 관계자 말에 의하면 현재 같은 상태로 공사가 진행되면 건물이 완공되는 것은 내년 1월로 예상 되는데 개관식을 추운 1월에 하기는 어렵고 날이 풀리는 3월이나 4월에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라는데 건물이 무사히 완공되어 에드몬톤 한인문화의 중심지가 되어 교민사회가 화합하는 장소가 되고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다른 민족들에게 알리는 문화첨병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사 등록일: 2012-07-20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웨스트젯 캘거리 직항 대한항공서..
  성매매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 한..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5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캘거리 고급주택 진입 가격 10..
  주정부,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
  미 달러 강세로 원화 환율 7%..
  캘거리 부동산 시장, 2024년..
  “주택정책 너무 이민자에 맞추지..
댓글 달린 뉴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마침내.. +1
  캐나다 동부 여행-뉴욕 - 마지.. +1
  동화작가가 읽은 책_59 《목판.. +1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5
  캘거리 초미의 관심사, 존 Zo.. +1
  캘거리 존 Zone 개편 공청회..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