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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캐나다 수학과 한국 수학
한국에서 캐나다에 처음 온 사람들의 불만 중 한가지가 캐나다 사람들, 정확하게 말해서 캐나다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사람들의 계산 능력이 한국사람들에 비해 훨씬 떨어져 캐셔가 계산기 없으면 거스름 돈 계산도 제대로 못해 불편하다는 것이다. 도대체 캐나다에서는 수학시간에 뭘 가르치길래 간단한 덧셈 뺄셈도 못하냐는 것이다.
어려서 캐나다에서 교육 받은 사람들은 암산을 못한다. 우리야 한국에서 짓고땡 하던 실력이 있어 구구니 짓고, 알삼육 짓고 하면서 웬만큼 많은 숫자도 10, 20을 단위로 묶어 가며 암산을 하는데 그걸 못하니 답답한 모양이다.
캐나다에 처음 온 한국사람들이 또 한가지 불만은 캐나다 교육수준이 형편없이 낮아 한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수학시간에 배울 게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 딸이 배우는 수학책을 본 적이 있는데 프랑스말로 되어 있어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만국 공통어인 기호, 숫자, 도표를 볼 때 이차함수였다.
내가 이차함수를 중3 때 배웠는지 고1 때 배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나 딸이 이차함수를 배우는 걸로 봐서 한국보다 늦는 것은 사실이나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배우느냐 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배우느냐가 더 중요한 것으로 차원 높은 수학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원이 낮더라도 수학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문제해결의 방법을 논리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가령 이차함수를 배웠으면 피자가게를 운영할 때 피자 크기에 따른 가격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피자가 클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왜? 피자가 클수록 재료도 많이 들고 인력도 좀 더 들어가고 피자 굽는데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전기료도 더 들테고 수도물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피자 가격은 피자 넓이, 즉 피자 지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피자값과 피자 지름 사이에는 이차함수 관계가 성립할 것이다.
아이들이 수학을 배우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수학문제를 풀면서 논리적 사고와 절차와 과정의 중요성을 배운다. 캐나다에서 교육받은 아이들과 한국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의 한가지 차이가 캐나다 아이들은 왜? 라는 의심을 던져놓고 납득할 때까지 유추하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의 전부가 고등학교에서 수학공부 한 것은 대학진학을 위한 것이라서 수학교육의 목적인 논리적 사고방식 계발이나 수학문제를 풀면서 문제 해결의 과정과 절차의 중요함을 배운 것이 아니라 공식을 외워 정답을 내는 요령을 배워 대학에 진학 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캐나다에 산지가 20년이 넘다 보니 한국의 수학교육 수준이 캐나다 보다 얼마나 높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이 비록 덧셈 뺄셈이 어눌해 수퍼 스토어, 세이프 웨이에서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 분통을 터뜨리게 하지만 논리를 전개해 가는 과정이나 절차와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교육 받은 아이들 보다 낫다.
이것은 우리가 홈 디포나 아이키아에서 가구 사다 맞출 때 실감한다. 가구를 사 보면 그림에 가구 조립법이 나와 있는데 한국사람들은 그림 보며 순서에 따라 가구 조립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해 절차 과정 무시하고 내 나름대로 조립하다 나중에 가구가 제대로 조립이 안되어 있거나 부품이 남거나 한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가구 조립할 때 순서에 따라 잘 맞춘다. 처음에는 느릿느릿 그림 봐가며 조립하는 걸 보면 시간이 더 걸리고 답답해 보이지만 나중에 결과를 보면 깔끔하게 잘 맞춰어져 있다. 가구 조립하는 것만 보더라도 순서와 절차, 논리적 사고에서 한국에서 교육 받은 사람들과 캐나다에서 교육 받은 사람들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문제 풀이 과정이야 어찌 되었던 정답만 맞혀 대학 입학하면 그만인 결과 지상주의 교육에 익숙한 한인들로서는 캐나다 수학 수준이 답답할 것이다. 그러나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결과지상주의 끝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역사적으로 경험했다.
세익스피어 희곡 중에 ‘끝이 좋으면 다 좋아’가 있는데 남녀가 처음 만나 천신만고 끝에 결혼에 이르는 해피 엔딩은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거지만 절차 과정 무시하고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결과 지상주의가 친일파를 용납하고 독재를 용납하고 공정한 사회 정의보다 돈과 권력, 힘이 정의고 이기는 게 정의라는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 주었다.
한국 현대사에 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나 박정희가 정권 잡았을 때 경제적으로 부흥해 박정희=경제 부흥의 아버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어도 잘 살게 해 주었으니 쿠데타를 찬양하는 게 한국의 주류세력들이다.
결과지상주의에 빠진 한국인들에게 민주적 방법으로 절차와 과정을 거쳐 경제개발 하려던 장면정부는 덧셈, 뺄셈이 어눌한 캐나다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에게 분통 터뜨리는 것만큼이나 무능하고 한심해 보일 뿐이다.
60년대 중반부터 경제개발 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 공산주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한국이 경제개발 없이는 공산주의 침범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으로 경제개발 시켜주기로 결정해 장면정부와 구체적 계획이 오고 갔고 일본은 이와 별도로 한일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한국에 무상 경제원조 하기로 계획이 있었던 것인데 박정희가 무슨 신통력을 부려 경제개발 한 것처럼 호도하며 잘 살게 해주기만 한다면 독재인들 어떠냐고 큰소리 치고 있다.
더구나 그 딸이라는 여자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서 쿠데타 불가피론을 주장해 공식이나 외워 정답만 맞추자는 편법을 부채질하고 있다. Log x를 미분하면 이 되는데 미분의 원리나 공식전개 과정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야지 복잡한 계산 과정이나 절차는 대충 넘어가고 정답만 쓴다면 점수 받기 어려울 것이다.
경제개발은 박정희 혼자 한 게 아니라 가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지와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입지 못하고 산업전선에서 박봉과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죽도록 일한 공돌이 공순이 들의 헌신, 미국 일본의 경제원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인데 설령 박정희가 도깨비 방망이로 “경제 나와라 뚝딱” 해서 국민들 먹여 살렸다 해도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쿠데타는 인정할 수 없다.
경제개발 성공했으니 독재도 좋고 쿠데타도 좋다면 계산과정 생략하고 log x 미분값 만 덜렁 써놓고 학점 달라고 떼 쓰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기사 등록일: 201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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