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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4월 25일자)
지난주 한국에서 온 친척은 캘거리에 금요일부터 내린 폭설을 보면서 난생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눈을 본다면서 신기해 했다. 한국은 벌써 벚꽃이 지고 있는데 이곳의 4월은 눈이 쏟아지는 한겨울이니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저녁 초대를 받은 뒤 미끄러운 밤길 도로를 엉금엉금 기면서 집으로 돌아 오는데 그녀는 눈길 운전을 걱정하면서도 차창을 내다보는 표정은 즐거움이 가득해 보였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설로 지난 금요일 아침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경찰에 신고된 교통사고는 200여건에 달할 정도로 캘거리는 곳곳에서 발생한 사고 차량들로 도로가 심한 몸살을 앓았다. 일요일까지 내린 눈은 20Cm가 넘었다.
지난 10일에도 하루사이에 23Cm의 적설량을 기록한 폭설로 48대의 항공기가 비행을 취소하고 노선버스들이 운행을 포기할 정도로 교통대란을 겪었던 캘거리 주민들은 불과 일주일만에 또다시 겨울 한복판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캘거리의 강추위는 토요일인 26일을 지나면서 영상의 기온을 되찾을 전망이다.

때 아닌 강추위 만큼이나 반갑지 않은 것이 물가인상이다. 지난주부터 캘거리의 기름값이 리터당 1.219달러로 인상됐다. 주유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1.184부터 최고 1.224달러까지 받고 있다. 기름값 인상요인은 국제 원유(crude oil)가격이 배럴당 119.90달러(23일 현재)를 기록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차에 넣는 가솔린은 원유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원유가가 오르는대로 동반 상승하게 되어 있다. 기름을 생산해 내지만 정유시설이 마땅치 않은 캐나다는 이 같은 기름값 상승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
지역적으로는 에드몬톤지역이 캘거리보다 조금 낮고 온타리오가 리터당 1.073달러로 가장 저렴하다. 리자이나와 밴쿠버 등지가 캘거리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값 인상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24일 리터당 1천7백원을 넘어섰다. 사상 최고치 수준인데 차에 50리터를 채울 경우 8만5천여원이 든다. 요즘 캐나다환율이 1천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캐나다와 비교하면 무척 비싼 셈이다.
국제원유가 급등은 앨버타 주정부의 예산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엄청난 샌드오일 매장량을 자랑하는 앨버타주는 원유가 상승으로 예산이 넉넉해질 것을 기대하며 금년도 예산지출을 또다시 크게 늘렸다.
주정부가 22일 공개한 올 예산 지출규모는 작년보다 12%가 증가한 것이다. 매년 신규이민자가 몰려오고 있어 주택,도로,학교,병원 및 의사,간호사,산업근로자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지출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의료(전체 36.4%)와 교육분야(25.2%)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사실 캘거리보건국만 하더라도 작년에 8천5백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듯 앨버타내 9곳의 의료기관의 재정은 정부의 긴급수혈이 시급한 상태다.
또 내년 1월1일부터 의료비 과세를 줄이는 내용도 포함됐다. 헬스케어 프레미엄을 없애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한 가정당 연간 1,056달러, 개인별로는 528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분야는 일단 102곳에 학교를 신축하고 기존 건물을 개보수하는 계획이 들어 있으며 학생들에게 대한 론(loan) 이자율을 대폭 낮추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체적으로는 모두 370억달러의 지출규모인데 세수로 386억달러를 걷어들이면 16억달러가 남는다는 계산이다. 에드 스텔막 주수상은 작년에 예산안을 만들 때도 랄프 클라인 전수상 시절에 인프라시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만큼은 예산지출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지출을 늘리면서 주정부가 로열티 인상은 망설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유가가 뛰면 당연히 수익을 챙겨가는 것은 앨버타의 석유개발업체이므로 주정부는 당장 그들로부터 추가적인 로열티를 걷어야 한다고 야당은 주장하고 있다.
주정부는 국제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설 경우 로열티플랜을 조정해야 하지만 현재의 예산안이 배럴당 78달러를 기준했기 때문에 유가가 인상되면 로열티 인상없이도 자연스럽게 재정이 풍부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유가인상에 맞춘 적절한 로열티인상조치가 시행되지 않는 것은 결국 납세자들에게 손실을 떠안기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는 다수의 앨버타주민들과 로열티로 더 이상 추가비용을 내기 싫은 업자,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갈팡질팡하는 주정부 사이에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한주간을 지나면서 무엇보다 관심이 쏠렸던 것은 아이스하키 게임이었다. 강팀 산호세 샥스팀을 맞아 선전을 펼친 캘거리 플레임즈는 일요일인 20일 통산 전적을 3:3으로 만든 뒤 22일 적지에서 2라운드 진입을 위한 마지막 게임을 치뤘으나 2피리어드에서만 어처구니없이 4골을 허용, 결국 5:3으로 패배해 플레이오프전에서 탈락했다.
이날 7차전이 벌어지고 있던 저녁 캘거리 거리는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쇼핑몰들은 하키중계를 방영하면서 손님을 끌었지만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실망과 탄식이 가득한 저녁이었다.
부동산경기도 관심꺼리다. 캘거리와 에드몬톤의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전국의 집값 상승을 이끌만큼 활발했던 두 도시의 주택매매는 최근 수개월 사이에 거래가 뚝 끊기면서 이제 반대로 전국에서 매매실적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주에 발표된 부동산거래동향에 따르면 올 1/4분기 캘거리 주택거래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9%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평균 13% 하락폭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캘거리 주택거래는 심각한 편이다. 에드몬톤도 35.6% 하락했다. 반면에 이 기간중 새로 리스팅된 주택은 30%가 늘었다. 이 수치 역시 전국의 5.1%보다 높은 것이다.
엊그제는 캘거리공항 북쪽에 30억달러가 투자되는 개발계획도 공개됐다. 445헥타아르 규모가 개발되는데 이중 약 30만sq.에 소매점,사무실,산업단지가 들어선다.
우리 생활에 작은 변화도 있다. 6월23일부터 앨버타에 사는 모든 주민은 지역번호를 눌러야 통화가 가능해진다. 즉 종전의 개인 전화번호 7자리가 10자리로 바뀌는 셈이다. 인구증가에 따라 더 이상 신규 전화번호를 만들 수 없어 나온 조치다. 9월 12일부터는 403과 780에 추가해 587이라는 새 지역번호도 생긴다.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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